포스코ICT, 새 직급·승진제도 도입…노조 “구조조정 발판”
포스코ICT, ‘프로’로 호칭 단일화…직급도 6단계→9단계로
“지속적 자기계발 통해 기술 전문가로의 성장 기회 제공”
노조 “사실상 회사 나가라는 압박 수단으로 활용될 것”
회사 "구조조정 없다고 직원들에게 공표"
포스코ICT가 포스코그룹 최초로 직급 단일화를 시작한다. 사원~부장 호칭을 모두 ‘프로’로 통합하고, 특급기술자들을 과감히 발탁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포스코ICT 노동조합(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포스코ICT지회)은 “상시 구조조정의 발판이 되는 개악”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포스코ICT는 지난 23일 “모든 직원이 기술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내년 1월부터 새로운 직급 및 승진제도를 도입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보면 기존 6단계(P1∼P6)였던 직급을 9단계 역량 레벨(CL1∼CL9)로 전환한다. 임원을 제외한 기존 최상위 직급인 P6 위에 3개 단계를 신설해 추가 승진과 보상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종전에는 리더로 발탁되지 못하면 P4까지만 올라갈 수 있었지만 새로운 제도에서는 직책 없이도 CL9까지 올라갈 수 있다.
사측은 “기존 P 직급에서는 통상 40세 전후에 P4 직급으로 승진하고 리더(P5)와 그룹장(P6) 등과 같은 직책을 맡지 않는 직원은 사실상 더 이상 성장 기회가 없었다”며 “새 체제에서는 직원들이 지속적인 자기계발을 통해 관리자가 되지 않더라도 기술 전문가로 성장할 기회가 제공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설되는 CL8~9등급의 경우 업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특급기술자에 부여할 계획으로, 회사는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인재위원회 심사를 거쳐 선발할 계획이다.
새 인사제도에서 눈에 띄는 점은 직급 호칭 폐지다. 포스코ICT는 수평적인 조직문화 조성을 위해 기존 사원, 대리, 과장, 차장, 부장 등 직급 호칭은 폐지하고 일반직원과 직책자 모두 ‘프로’라는 단일 호칭을 쓰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 제도 개편에 대해 포스코ICT 노동조합은 “상시적 구조조정 발판”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차등지급되는 업적연봉과 경영성과금이 전체 연봉의 40%에 달해, 이를 삭감하는 것은 사실상 회사를 나가라는 압박 수단으로 활용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노조 측은 사측의 일방적인 행보에도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노조 측은 “상반기 인사제도 변경은 한 달간 43차례의 직원 설명회를 개최하면서 진행된 반면, 이번 변경 신인사제도는 지난 11월 17·18일 등 4차례 직원설명회를 시작한 이후 불과 3일 뒤인 11월 22일에 불이익 변경을 위한 직원투표를 진행하는 강수를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포스코ICT 노조는 인사제도 반대투표와 별도로 회사와 진행하고 있는 단체교섭 요구안에 업적연봉 삭감을 제한하는 조항을 신설해 회사와 교섭을 통해서도 인사제도 개악을 저지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포스코ICT 측은 “구조조정은 없다고 직원들을 대상으로 공표했고, 이와 관련해 노조 측과 ‘노사 고용안전협약서’도 체결했다”고 해명했다. 차등지급되는 업적연봉과 경영성과금에 대해서도 “기존 제도에서도 업적연봉과 경영성과금은 전체 연봉에서 40%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포스코ICT는 인사제도 변경과 관련해 직원 설명회가 현격히 줄었다는 노조의 주장에 대해서도 오해라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상반기 인사제도 변경 당시에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인원을 나눠 43번에 걸쳐 설명회를 개최했던 것”이라며 “이번에는 웨비나(웹 세미나) 방식으로 설명회를 개최해 참여 인원에 대한 제한이 없어 4차례 만에 설명회를 할 수 있었고 조직별로 의견을 듣는 토론회까지 개최했다”고 설명했다.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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