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에 대응하는 의료계의 인내력이 한계에 봉착했다. 코로나 사태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인데도 의료계가 비난의 시선을 무릅쓰고 파업·시위에 나섰다. 이들은 정부가 열악한 의료현장을 무시한 채 방역지침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평했다. 의료계의 일부 반발이 전국으로 번지지 않을까 방역당국은 긴장하고 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군산의료원 지부가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17일 파업에 돌입했다. 군산의료원 지부는 이날 “전북지방노동위원회 조정 중지 결정으로 오늘 오전 7시부터 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앞서 군산의료원 지부는 전북노동위에 쟁의조정을 신청해 사측과 임금 체계 개편, 근로환경 개선 등을 교섭해왔지만 결국 접점을 찾지 못했다.
 
파업 참여 인원은 군산의료원 직원 약 500명 가운데 필수 인력을 제외한 의료·시설 인력 250여명이다. 이들은 “군산의료원 노동자가 매우 낮은 기본급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일을 많이 해야만 수당을 받을 수 있는 불안정한 환경에 있다”며 “군산의료원이 다른 지방의료원처럼 지방공무원 체계를 보장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현주 군산의료원 지부장은 “그동안 의료원 노동자들은 낮은 직급과 임금에도 묵묵히 환자를 돌보는 업무를 감내해왔다”며 “전국의 다른 의료원과 동등하게 대우해달라고 했음에도 군산의료원은 이를 끝까지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이들 조합원은 의료원 측이 대안을 갖고 성실하게 교섭에 임하기 전까지 파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감염병 전담병원인 군산의료원이 파업에 들어가며 전북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차질이 발생할 전망이다. 
 
최근 의료계에선 처우 문제에 더해 코로나19에 따른 인력 부족 문제부터 해결해달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대병원 노동조합 간호사 40여명은 지난 14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대책으로 시작한 정부의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 정책의 피해는 국민과 현장 간호사들이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다”며 대책을 촉구했다.
 
이 밖에도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13일 “10%밖에 되지 않는 공공병원이 코로나19 환자의 80%를 치료한다”며 “90%가 넘는 민간병원의 병상과 인력 자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립대병원노동조합은 정부가 병상 확충에도 인력 증원을 제대로 해주지 않고 있다며 오는 20일 오전 11시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국립대병원 인력 정원확대 요구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강필수 기자 kang.pil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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