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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만 41세’도 희망퇴직자...인터넷은행은 대규모 ‘개발자’ 채용

KB국민·신한·우리·하나 은행 올해 희망퇴직 4888명
인턴 월급 300만원 내걸며 신입 개발자 모시는 인뱅

 
 
[사진 픽사베이]
은행들은 희망퇴직 연령을 갈수록 낮추며 인력 감축에 들어간 반면, 인터넷은행은 대규모 신입 채용에 나섰다. 업계에선 시중은행이 역대급 실적을 올리고 있음에도 디지털 전환에 발맞춰 인력 감축을 단행한다고 보고 있다. 인터넷은행은 내년 공격적인 영업을 위해 ‘IT 인재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은행 희망퇴직자 5000명 넘을까…30대 대리도 희망퇴직 가능

주요 은행 올해 희망 퇴직자 규모. [자료 금융위원회, 각 사]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SC제일·한국씨티은행 등 7개 은행의 올해 희망퇴직자는 4888명으로 나타났다. 소비자금융 사업 철수를 추진 중인 한국씨티은행은 2500여명, KB국민은행은 올해 초 지난해보다 두 배 넘는 규모인 800여명이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우리은행이 지난 20일부터 추가 신청을 받아 올해 희망퇴직하는 은행원은 5000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희망퇴직 연령대도 낮아지고 있다. 우리‧농협‧하나은행은 올해 희망퇴직 대상자에 만 41세인 1980년생까지 포함했다. 우리은행의 이번 희망퇴직 신청대상은 1966년생부터 1980년생까지다.  
 
우리은행에선 지난 1월 말 468명이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났다. 퇴직 조건은 지난해와 동일하지만 연령대는 지난해 희망퇴직 연령을 만 54세에서 46세로 조정한 데 이어 올해 만 41세까지 낮췄다. 1967년 이후 출생자는 희망퇴직 시 36개월 치 월평균 임금을 특별퇴직금으로 받는다. 이와 별도로 자녀 1인당 최대 2800만원의 학자금과 재취업 지원금 최대 3300만원 등도 지급한다.  
 
지난달 희망퇴직 공고를 낸 BNK부산은행도 희망퇴직 연령대를 확 낮췄다. 회사는 ‘10년 넘게 근무한 직원 누구나’ 희망퇴직을 신청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공고를 냈다. 10년 이상 근무했다면 30대 대리도 희망퇴직이 가능한 셈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하반기 2차 희망퇴직에서 49세 이상을 대상으로 신청받았고, 국민은행도 상반기 만 48~49세 이상 직원도 신청 가능토록 조정했다. 하나은행은 만 40세 이상 '준정년 특별퇴직'을 별도로 연간 2회 진행해오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영업점을 방문하는 고객이 줄고 있고 대부분의 업무는 비대면으로 이루어지는 등 효율화를 위해 희망퇴직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며 “퇴직금 외의 지원금 등도 지급하기 때문에 만 41세 행원 등 낮은 연령대에서도 어느 정도 수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인턴 월급 300만원 준다…‘개발자 모시기’ 나선 인터넷은행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앱 아이콘 이미지. [사진 각 사]
반면 디지털 인재를 위한 문은 열려있다. 디지털 전환을 위해 인재 확보가 필수적인 은행권에선 개발자가 귀하다. 은행들은 공채를 줄이고 인원은 감축하지만 정보통신기술(ICT) 직군은 수시로 채용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은행은 대규모 신입 개발자 모집에 나섰다.  
 
케이뱅크는 인턴십 기간 월 300만원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면서 출범 이후 처음으로 채용연계형 인턴을 모집했다. 올해 첫 연간 흑자 가능성이 커지자 본격적으로 인력 확대에 나선 모습이다.
 
케이뱅크 채용으로 선발된 합격자들은 인턴 기간 상품과 서비스 기획, IT시스템 개발·운영, 신용평가모형 개발과 리스크관리 등 은행의 핵심 업무를 직접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3개월 간의 인턴십 과정을 완료하고 정규전환 심사를 통과하면 내년 4월부터 정규직으로 최종 입사하게 된다.
 
카카오뱅크 채용전환형 개발자 모집. [사진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도 처음으로 채용전환형 개발자 인턴을 모집한다. 모집 직무는 서버 개발자, 금융 IT 개발자,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등 총 3개 분야로 모집 인원은 두 자릿수다. 서버 개발자는 은행의 백엔드 서버, 금융 IT 개발자는 수신‧여신 등 금융서비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는 서비스 추천 모형을 개발한다.  
 
합격자는 내년 2월 7일부터 2개월 간 인턴으로 근무한다. 인턴 기간 동안 카카오뱅크의 개발자들과 긴밀하게 협업하며 실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등 실무 경험과 역량을 개발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토스뱅크는 개발자 영입을 위해 이전 직장에 비해 최대 1.5배 연봉 지급과 1억원 상당의 스톡옵션 등을 내걸었다. 이에 최근 개발자 채용에서는 5000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업무에 바로 투입될 경력 개발자가 필요한 은행권에서 이번처럼 대규모 신입 개발자를 모집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시중은행보다 인터넷은행이 IT 기업에 가깝다는 평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개발자는 귀하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디지털 인력을 수시로 채용하는 것도 개발자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네카라쿠배당토’(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당근마켓·토스) 등 빅테크 출신 개발자들에게 은행권은 보수적인 환경과 까다로운 보안 문제 등으로 크게 선호되지 않는다.
 
IT업계 관계자는 “은행들도 경력 있는 개발자를 뽑고 싶지만 사실 그들은 빅테크를 선호한다”며 “개발자들은 같은 연봉이라면 개발 경험을 위해서라도 보수적인 은행 대신 IT 기업을 선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은행들에게 개발 인력은 필수적이기 때문에 최근 신입 개발자를 많이 뽑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홍다원 기자 hong.da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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