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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육부터 비건 레스토랑까지…'비건'에 꽂힌 식품업계

올해 식품업계 떠오르는 트렌드는 '비건'
CJ제일제당, 풀무원, 신세계푸드 등 사업 박차
ESG와 가치소비 열풍에 힘입어…산업 확장 관심↑

 
 
한국채식협회는 올해 국내 채식인구는 25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 채식 시장 규모와 채식인구는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중앙포토]
 
올 한해 식품업계의 주요 키워드 중 하나가 '비건'이다. 식품업계는 식물성 식품 브랜드를 따로 출시하는가 하면, 주요 신사업으로 식물성 사업을 꼽기도 했다. 채식 식단과 환경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기업들도 '비건' 트렌드를 놓치지 않고 좇는 중이다.
 
CJ제일제당은 식물성 식품 전문 브랜드인 '플랜테이블'을 런칭했다. 플랜테이블은 최근에 '비비고 플랜테이블 왕교자'를 국내용 2종(오리지널, 김치)과 수출용 2종(야채, 버섯), '비비고 플랜테이블 김치'를 출시했다. 해외 맞춤용 제품 출시를 통해 국내 비건 시장뿐 아니라 해외의 비건 시장을 사로잡겠다는 셈이다. 플랜테이블의 수출용 제품은 싱가포르와 호주에 먼저 수출한 뒤 내년에 제품 구성을 더욱 늘려 미주와 유럽, 할랄 시장으로 수출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비건 시장 진출을 위해 비건 브랜드 '플랜테이블'을 런칭했다.
 
농심은 내년 4월 비건 푸드 전문 음식점인 '베지가든 레스토랑'을 선보인다. 베지가든 레스토랑에서는 100% 식물성 재료로 만든 식품만 판매하며, 대체육을 적극 활용하여 고기와 비슷한 식감과 맛의 음식을 제공할 예정이다. 앞서 농심은 대체육 브랜드 '베지가든'을 런칭했다. 베지가든은 식물성 대체육을 즉석 편의식품, 소스 등 간편식품에 접목해 판매하는 브랜드다. 지난 7월 새롭게 취임한 신동원 농심 회장은 농심의 주요 신사업으로 베지가든을 꼽으며 비건 식품 강화 의지를 보였다.
 
풀무원은 올해 하반기 미국 현지법인 풀무원USA를 통해 본격적으로 식물성 대체육 공급에 나섰다. 미국 레스토랑에 대체육을 판매하는가 하면, 미국 학교 급식 서비스와 파트너십을 체결하여 식물성 대체육을 공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식물성 직화불고기 덮밥소스'와 같은 가정간편식을 출시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 7월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를 런칭했다. 베러미트는 신세계푸드만의 독자기술로 대체육 슬라이스햄을 개발했다. 베러미트의 대체육 햄을 활용한 스타벅스코리아의 '플랜트 햄&루꼴라 샌드위치'는 출시 3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20만개를 기록했다.  
 

편의점 너마저...상위권 휩쓴 비건 식품

CU는 '채식주의' 라인업을 선보이며 비건 소비자를 사로잡았다. [사진 BGF리테일]
 
편의점업계에서도 채식 상품에 대한 반응은 뜨겁다. CU는 지난달 식물성 참치를 활용한 참치마요 삼각김밥, 유부초밥, 김밥을 출시했다. 콩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원료로 하여 참치의 맛을 재현한 것이다. 해당 시리즈는 CU의 모바일 앱 '포켓CU'에서 예약구매 판매량 TOP3를 기록하면서 인기를 증명했다.  
 
이외에도 GS25는 비건 떡볶이, 감자칩, 단백질 쉐이크 등을 출시하며 비건 상품 라인업을 다양화했다. GS25의 올해 상반기 비건 상품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18배 상승했다.  
 

커지는 비건 시장, 늘어나는 비건 인구

농심은 내년에 비건 음식으로 메뉴를 구성한 '베지가든 레스토랑'을 선보일 예정이다. [중앙포토]
 
이처럼 업계가 비건 시장 진출에 앞장서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비건 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세계 대체육 시장 규모는 2015년 4조2400억원에서 올해 6조1900억원으로 커졌으며 2023년엔 7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국내 채식 인구가 급증하며 비건이 하나의 외식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한국채식협회에 따르면 국내 채식인구는 2008년 약 15만명에서 지난해 150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한국채식협회는 올해 채식인구는 25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비건 식품은 생산 및 소비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덜 하고, 육류 소비를 하지 않음으로써 친환경적인 식품 생산 및 소비로 인정받는다. ESG 경영이 대두되고 있는 요즘, 식품기업들은 비건 사업 확대를 통해 ESG 경영에 동참할 수 있다는 것도 비건 사업의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이경미 한국외식산업 연구원은 "ESG 경영 흐름과 더불어 MZ세대의 가치소비로 인해 비건시장이 커지고 있다"며 "식품업계 외에도 외식업계에서도 비건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는 등 비건 시장 진출 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비건 시장 규모 한계 우려...해외 진출로 극복

하지만 국내 비건 시장의 규모와 성장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채식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기 때문이다. 국내 대체육 시장 규모는 올해 2000만 달러로, 세계 최대 규모인 미국의 10억 달러에 비하면 약 2% 수준에 불과하다. 국내 채식 인구도 약 5200만명 중 200만~250만명으로 전체 인구 수준의 2~3% 수준에 그친다.  
 
그럼에도 국내 식품업계가 비건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국내 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더불어 해외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경미 연구원은 "비록 국내 비건 인구가 3% 채 되지 않지만, 식품업계는 향후 비건 시장의 성장에 대비하고자 비건 사업 강화에 나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내 비건 시장만 노린다면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 식품업계는 해외 비건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기에 충분히 성장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식품업계가 해외 비건 시장에서 새로운 K-푸드 흥행을 이끌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lee.hyunjung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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