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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가석방한 이재용 부회장 등과 첫 오찬 [경제정책브리핑]

정의선·최태원·구광모 등 초청…총수들에게 일자리 증대 지원에 감사

 
 
문재인 대통령이 5월 19~22일 한·미 정상회담 후 6월 2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최태원 SK 그룹 회장(왼쪽 두번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 네번째), 구광모 LG 그룹 회장(왼쪽),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등 4대 그룹 대표를 초청 감사의 말을 전하며 환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대기업 총수들과 오찬을 갖는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찬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KT, 포스코 등의 총수들을 초청했다고 청와대가 지난 24일 밝혔다.  
 
이날 오찬에서 문 대통령은 총수들에게 민관 협동 청년일자리 창출 프로젝트인 ‘청년희망 온’에 참여해 청년 고용 창출에 도움을 준 것에 감사의 뜻을 밝힐 예정이다. 이를 통해 국내 일자리 증대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도 당부할 계획이다라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일각에선 미국에 대한 그간의 투자 경과를 점검하고, 새해 주력해야 할 대외 경제정책에 대한 협력을 당부하는 대화가 오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중대재해처벌법(내년 1월 27일 시행),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정책, 2030 국가 온실가스감축목표(NDC) 등 정부와 재계가 시각을 달리하고 있는 경제 사안들에 대한 얘기도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만남은 이 부회장이 지난 8월 가석방 출소 후 처음이다. 이 부회장은 문 정부가 지난 24일 발표한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문 대통령과 총수들과의 만남은 올해 6월에도 있었다. 당시에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 얘기도 오갔었다. 문 대통령은 5월 19~22일 한·미 정상회담 미국 방문 후 6월 2일 청와대 상춘재에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과 구광모, 정의선, 최태원 회장을 초청해 간담회를 가졌다. 당시엔 이 부회장이 수감 중이어서 김 부회장이 대신 참석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4대 그룹 총수만 청와대에 초청한 자리는 이 간담회가 처음이었다. 이 자리에서 한·미 정상회담 때 4대 그룹이 동행해 미국에 투자 확대를 약속하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신뢰를 받아 온 성과에 대해 문 대통령이 감사를 표했다.  
 
문 대통령이 당시 언급한 주요 감사 표시는 “방미 당시 4대 그룹이 함께 해 성과가 참 좋았다. 한미관계는 기존에도 튼튼한 동맹이었으나 이번에는 반도체·배터리·전기차 등 최첨단 기술과 제품에서 서로 부족한 공급망을 보완하는 관계로 폭이 더 포괄적으로 확장 발전해 뜻 깊다. 미국이 가장 필요한 파트너로 한국을 선택했고, 우리 4대 그룹도 미국 진출을 크게 확대할 좋은 계기가 됐다. 하이라이트는 공동기자회견 당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직접 (4대 그룹을) 일일이 지목해 소개했는데 (이는) 한국 기업의 기여에 높이 평가해준 것이다. 미국에 대한 투자가 한국의 일자리를 없애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지만, 대기업이 나가면 중소·중견 협력업체들도 미국으로 동반 진출하게 돼 소재·부품·장비의 수출이 늘어 국내 일자리가 더 많이 창출될 것이다”라는 내용이었다.  
 
이날 비공개 오찬에선 4대 그룹 참석자들이 문 대통령에게 이 부회장 사면을 건의했다. 최 회장은 “경제 5단체장의 건의를 고려해달라”고 말했으며, 김 부회장은 “대형 투자 결정이 필요한 반도체는 총수가 있어야 의사결정이 신속하게 이뤄진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문 대통령은 “고충을 이해한다. 국민들도 공감하는 분이 많다”고 답했다고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 간담회 후 8월 이 부회장 가석방을 결정했다. 이 부회장은 재수감 207일만에 광복절을 앞둔 8월 13일 가석방 출소했다. 이에 대해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13일 “이 부회장의 가석방에 찬성과 반대 의견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반대하는 국민의 의견도 옳은 말씀이다. 한편으로는 엄중한 위기 상황 속에서 특히 반도체와 백신 분야에서 역할을 기대하며 가석방을 요구하는 국민들도 많다. 국익을 위한 선택으로 받아들이며, 국민들께서도 이해해주길 바란다”며 문 대통령의 결정 배경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2019년 신년회 때도 재계 총수들을 불러모았다. 당시 이재용, 정의선, 최태원, 구광모 등 4대 그룹 총수 4인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처음이었다. 당시 정의선 부회장과 구광모 회장은 그룹 경영권을 잡은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박정식 기자 park.jeongsi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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