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라고 보험료 올렸다…금리 인상에 “변명 대기 어렵죠”
[금리 인상 후폭풍③] 보험사 이번엔 보험료 내릴까
기준금리 인상기조에 보험사 투자수익률 개선 전망
저금리 때 예정이율 내리며 보험료 인상한 보험사들
이번 금리 상승기엔 보험료 인하할 지 관심 쏠려
최근 기준금리가 인상 기조에 접어들면서 올해 보험사들의 투자수익률이 지난 2년 대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함께 저금리 기조가 이어졌던 지난 2년간 보험사들은 투자수익률 부진에 허우적댔고 꾸준히 예정이율을 인하하며 보험료를 인상해왔다. 하지만 최근 금리가 상승기류를 타고 있어 보험사들의 보험료 조정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美 국채 금리↑…투자수익률 개선 기대
예정이율이란 보험사가 보험료를 운용해 거둘 수 있는 예상수익률을 말한다. 보험사는 예상수익율이 낮아질수록 보험료를 더 거둬야 가입자에게 약속한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기 때문에 예정이율을 낮추면 보험료가 인상된다.
통상 보험사가 예정이율을 0.25%포인트 인하하면 신규 또는 갱신 보험계약 보험료는 일반적으로 5~10% 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로 예정이율을 0.25%포인트 인상하면 보험료가 그만큼 인하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해 8월에 이어 11월, 그리고 이달까지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인상해 최근 5개월 동안 기준금리는 0.75%포인트나 올랐다.
지난 2년간 제로금리(0%대)가 이어지며 보험사의 운용자산수익률은 생명보험사가 3%대 초반, 손해보험사는 2%대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기준금리가 1.25%로 올라서며 보험사들의 투자수익률도 개선될 전망이다.
보험사는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로 수익을 내기 위해 채권을 장기 보유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금리인상은 채권금리 상승에 도움을 준다. 게다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움직임이라 국내 금리는 더 오를 전망이다.
또한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 미 국채금리 급등 등의 영향으로 국내 국고채 금리도 상승세다. 지난 18일(현지시각) 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은 전장 1.809%에서 1.872%로 상승 마감하며 2020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국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9일까지 4거래일 연속 2%대를 나타내며 상승 기류다. 19일 국고채 5년 물도 2.335%를 기록, 지난해 11월 1일(2.376%) 이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냈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예정이율은 보유 계약과 관련된 금리와 자산운용수익률 등을 고려해 결정하지만 대체로 해당 시점의 시장금리, 특히 국고채 장기물 상황을 따라가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통상적으로 보험사들은 예정이율을 1월과 4월에 조정하는 편이다. 특히 4월은 회계변경기준 시점이라 보험사들의 예정이율 조정이 더 자주 이뤄진다. 이때 보험료를 조정해 한해 농사를 시작하는 셈이다. 보험업계에서는 보험료를 내린 DB손보와 NH농협손보에 이어 다른 보험사들도 예정이율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리인상 기조 뚜렷, 보험료 조정할까
이에 업계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보험사들의 보험료 인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당시 보험사들은 2년간 저금리로 손실이 커 당장 보험료 조정은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었다"며 "올해는 시장금리 뿐만 아니라 기준금리 인상 기조까지 뚜렷해져 다른 변명을 대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금융당국이 올해 평균 공시이율을 2.25%로 동결하면서 보험사들의 보험료 인상 가능성도 낮아진 상태다. 금융당국이 평균 공시이율을 동결시켰다는 것은 사실상 올해 보험료 인상을 최소화하라는 신호로 해석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공시이율은 일정기간마다 금리연동형 보험상품에 적용하는 이율로 은행의 예금금리와 유사하다. 보험사들은 저축보험 상품 가입자들에게 공시이율을 적용해 매달 이자를 산출하고 만기 때 지급한다. 공시이율이 하락할수록 보험사는 가입자에게 줄 돈이 줄어든다. 하지만 올해 금융당국이 공시이율을 동결시켜 보험사들이 이를 조정하기 어렵게 됐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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