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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상에 간편식·호텔식 올린다” 코로나19로 달라진 ‘설 식탁’

간편 차례음식·호텔셰프 완조리 음식 판매량 급증
배달·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도 제공
혼설족 증가에 편의점 명절 도시락 매출도 ↑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와 서울 코엑스는 한식 전문 셰프가 요리하는 프리미엄 차례상을 주문받고 있다. [사진 인터컨티넨탈 호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설 식탁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설 연휴 중 고향 방문 대신 집에 머무르려는 사람이 늘면서 간편하게 차례상을 준비하는 것이 새로운 명절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다.
 
가정간편식(HMR)과 호텔셰프가 만든 명절 음식을 구매하는 것은 물론 ‘혼설족(혼자 설을 즐기는 사람들)’을 겨냥한 편의점 명절음식 도시락도 높은 판매율을 보이고 있다.
 
23일 이마트에 따르면 ‘피코크 제수음식’ 매출이 코로나19 전인 2019년보다 2021년 설에 34.1% 신장율을 보였다. ‘피코크’는 지난 2014년 1월 신세계푸드와 이마트가 합작해서 만든 가공식품 자체브랜드(PB)다. SSG닷컴 피코크 제수음식 매출도 지난해 설에 106% 신장율을 기록했다. 이마트와 SSG닷컴은 이번 설에도 간편 제수 상차림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피코크 제수음식 물량을 10% 가량 확대했다.
 
장보기 어플리케이션(앱)을 운영하는 마켓컬리는 지난 9일부터 18일까지 완제품 전류 판매량이 그 전주보다 28%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동태전의 판매량이 321% 늘었고, 녹두전과 꼬치전이 각각 156%, 116% 증가했다. 모듬전은 89%, 고추전과 깻잎전은 각각 62%, 52% 늘었다. 같은 기간 간편식 곰탕·떡국·만두국 등의 판매량도 그 전 기간보다 671% 증가했다.
 
23일 이마트에 따르면 ‘피코크 제수음식’ 매출이 코로나19 전인 2019년보다 2021년 설에 34.1% 신장율을 보였다. [사진 이마트]
 
호텔업계는 고객이 차례를 지내는 시간에 맞춰 호텔셰프가 만든 완조리 음식을 가정에 배달하거나 드라이브 스루 형태로 판매하고 있다.  
 
한화호텔앤리조트가 운영하는 플라자호텔의 명절 상차림 상품은 2020년 첫 출시 이후 매출이 627% 증가했다. 이 상품은 호텔 셰프가 전국의 12종가 종부와 함께 준비한 상차림 메뉴로 전과 갈비찜 등 8종으로 구성됐다. 가격은 인원 수에 따라 11만원부터 45만원까지 다양하다. 당일 조리된 음식을 배달 받거나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를 통해 픽업할 수 있다.
 
롯데호텔 서울은 이달 24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설 전통음식으로 구성된 ‘패밀리 개더링’을 판매한다. 전복 소꼬리찜·떡국·모듬전으로 구성한 A세트와 갈비찜·떡국·모듬전으로 구성한 B세트를 각각 16만원에 내놨다. 토마호크 스테이크가 포함된 프리미엄 세트는 36만원, 복지리·도미조림 등 7종으로 구성된 스페셜 박스는 35만원이다.  
 
지난 2020년 추석부터 명절 상차림 음식을 드라이브 스루로 판매해 온 롯데호텔은 “지난해 추석 드라이브 스루 상품 매출액이 전년대비 3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롯데호텔 서울은 이달 24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드라이브 스루로 설 전통음식으로 구성된 ‘패밀리 개더링’을 판매한다. [사진 롯데호텔]
 
삼성동에 위치한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와 서울 코엑스는 한식 전문 셰프가 요리하는 프리미엄 차례상을 주문받고 있다. 이곳들도 지난 2020년 추석부터 차례상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호텔 셰프가 만든 도미전, 육적, 어적 등 9가지 차례음식을 호텔리어가 직접 집으로 배달해주고, 가격은 6인 분량에 79만원으로 호텔 차례상 중 최고가다.  
 
‘혼설족’들을 위한 편의점 명절음식 도시락도 매출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에 따르면 설 연휴 기간 도시락 매출 증가율이 바로 직전 주보다 2019년 22.3%, 2020년 26.7%, 2021년 30.8%를 각각 기록하며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1인 가구 밀집 지역인 원룸촌이나 오피스텔 등 근처의 매장에서는 일반 입지 매장보다 명절 기간 도시락 판매량이 하루 평균 30% 이상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가정간편식 상품 매출도 지난해보다 22.8%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가족 단위로 간소하게 명절을 보내려는 분위기가 자리 잡았다”며 “기존 1~2인 가구 중심의 간편 제수음식 수요가 3~4인 가구까지 확대된 영향으로 간편식과 호텔 명절음식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채영 기자 kim.chae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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