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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95달러 근접에 국내 휘발윳값, 리터당 1800원 돌파 전망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운 고조에 국제유가 들썩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1700원 돌파…서울 1777원
유류세 인하 연장 검토에 비축유 방출까지 고려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브렌트유)가 배럴당 95달러에 근접했다. 여기에 오는 16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원유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로 오름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국내 휘발윳값도 4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면서 물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유류세 인하 연장을 저울질하고 있으며, 비축유 방출까지 고려 중인 상황이다.  
 

브렌트유 95달러 육박…JP모건 “150달러까지 치솟을 것”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11일 국제유가는 일제히 2~3% 상승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94.44달러를 기록했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93.10달러로 마감했다. 브렌트유와 WTI는 지난 3일 2014월 10월 이후 7년 만에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선 이후에도 상승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이날 두바이유 역시 90.25달러를 기록했다.  
 
[자료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
 
국제유가의 향방은 이번 주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상황은 좋지 않다. 러시아가 오는 16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이라는 첩보를 미 정보당국이 입수했다는 보도가 나온 데 이어 미국을 비롯해 한국 등 각국 정부에서 우크라이나에서의 자국민 철수를 권고했기 때문이다.  
 
‘2월 16일’ 침공설이 현실화될 경우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더 나아가 JP모건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긴장 고조로 공급 충격이 이어질 경우, 올 1분기 국제유가가 브렌트유 기준으로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바라봤다. 이는 올해 배럴당 125달러, 내년 150달러로 보던 종전 전망치보다 상향된 것이다.  
 

휘발유 가격 3개월 만에 1700원대 돌파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전국 주유소 휘발유 가격도 연일 오름세다. 오피넷에 따르면 13일 오전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1709.5원을 기록했다.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1700원대를 돌파한 것은 지난해 11월 17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기준 가장 높은 휘발유 가격을 기록하고 있는 지역은 제주로 현재 ℓ당 1788원이다. 이어 서울(1777원), 경기(1718원), 대전·충북(1714원) 등에서 1700원대를 넘어섰다. 전국 최저가 지역은 부산으로 ℓ당 1680원이다. 대구(1685원), 경남(1690원) 등도 아직 1700원대를 넘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27일 러시아군 보병부대의 BMP-3 장갑차가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남부 로스토프 훈련장에 배치돼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국석유공사의 ‘국내 석유 제품 주간 가격동향’을 살펴보면 이달 둘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691.8원으로 전주보다 24.2원 오르며 4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11월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 시행에 따른 9주 연속 하락세가 반등하며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특히 주간 가격 상승 폭도 10.1원, 18.9원, 15.2원 등으로 10원대를 기록하다가 지난주에는 24.2원으로 확대됐다.
 
이번 주 전국 최고가 지역은 제주도로, 리터당 1774.0원을 기록했다. 최저가 지역인 부산의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662.5원이었다. 상표별로는 GS칼텍스 휘발유가 리터당 1700.7원으로 가장 비쌌고, SK에너지(1699.9원), 현대오일뱅크(1693.8원) 등의 순이었다. 알뜰주유소는 1655.2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국제유가는 보통 2~3주 정도 시차를 두고 국내 기름값에 반영된다. 현재 1700원대 기름값에 반영된 1월 중순 국제유가가 배럴당 85달러 정도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배럴당 90달러 적용 시 국내 석유류 가격은 현재보다 10% 이상 올라야 한다. 이에 따라 이르면 이달 셋째 주 리터당 휘발유 가격은 최근 최고가인 지난해 11월 둘째 주의 1807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유류세 인하분 상쇄될 듯 “비축유 방출 준비”  

국제유가 상승세가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정부는 오는 4월 이후에도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9일 ‘에너지·자원 수급관리 TF 제12차 회의’를 개최한 박기영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은 “국제유가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4월까지 시행 예정인 유류세 인하 기간의 연장, 긴급할당관세 도입 등 국민 경제 부담 완화 방안에 대해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와 지속적으로 협의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 9일 박기영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왼쪽 세 번째)이 서울 종로구 무역보험공사 대회의실에서 '에너지·자원 수급관리 TF 제12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산업통상자원부]
 
하지만 유류세 인하 연장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국제유가 상승분이 유류세 인하분을 상쇄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강력한 정책인 유류세 인하는 이미 역대 최대 폭으로 시행했고, 알뜰주유소 지원이나 석유류 유통 비용을 줄이기 위한 유통구조 개선 노력도 상당 부분 진전돼 있다. 이미 기름값에 유류세 인하분이 반영돼 있어 정책이 연장된다고 해도 체감 인하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산업부는 민간원유 재고 적정수준 미달 시 경계경보 발령과 비축유 방출도 시행하기로 했다. 유사시 해외 생산 원유를 도입하는 등 추가 대응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 비축유 방출은 이미 지난해 12월 진행된 바 있다. 당시 정부는 미국 주도 아래 중국·일본·인도·영국 등과 함께 비축유 공동방출에 동참하는 후속 조치로 오는 3월까지 총 317만 배럴을 순차적으로 방출한다고 발표했다. 방출량은 정부에서 보유한 비축유(9700만 배럴)의 3.3%에 해당했다. 당시 정부는 “잔여 비축물량으로도 약 103일 사용 가능하다”며 향후 돌발적인 석유수급 위기가 와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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