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소비 주체로 부상한 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선 이들의 ‘자기만족형 소비 성향’을 이해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청두지부는 16일 발간한 ‘중국 Z세대의 소비로 본 성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중국 Z세대의 소비가 가계 지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로, 전 세계 Z세대의 평균보다 2배나 높다며 이같이 밝혔다.
 
Z세대란 1995~2009년 출생한 이들을 말한다. 전 세계 Z세대 중 저축 습관이 있는 인구는 85% 수준인데, 중국의 저축 습관이 있는 Z세대는 76%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이들이 구매력이 높은 데다 앞으로 소비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Z세대의 절반가량이 학생 신분이지만, 2020년 기준 1인당 월평균 가처분 소득은 5000~7000위안(한화 94만~132만원) 이상이라고 답한 비율이 20.3%에 달했기 때문이다. 3000~5000위안(56만~94만원)이라고 답한 비율도 25.1%에 이른다.
 
이들의 가장 큰 소비 특징 중 하나는 피규어 구매 같은 ‘키덜트’(kid+adult) 소비에 열중한다는 점이다. 중국 사회과학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피규어 등 아트토이 소비자의 39%는 Z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가운데 41%는 피규어를 구매하는 데 연평균 1000위안(19만원)을 쓴다고 답했다.  
 
건강에 좋지 않은 행위를 하면서 동시에 건강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는 의미의 합성어인 ‘펑커양성’(朋克養生)은 Z세대의 또 다른 특징이다. 밤을 새우면서 아이크림을 바르거나 배달 음식을 먹으며 건강보조식품을 함께 먹는 행동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들은 피부 트러블과 시력 저하, 탈모 등으로 걱정하면서도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식이요법, 자율활동, 저지방·저가당·저기름 등 ‘3저’ 식품 구매 활동 등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Z세대는 외모에도 많은 관심을 쏟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주얼이 곧 정의’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2020년 중국 Z세대 중 ‘매일 스킨케어 제품을 사용한다’는 비중은 62.2%로, 중국 전체 소비자 평균(31%)을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중국 Z세대의 소비를 보면 돈을 아끼는 대신 개인적인 취미생활에 투자하고 자신의 기쁨을 추구하는 경향이 높은 ‘자기만족적’ 소비성향이 나타난다”며 “우리 기업이 Z세대를 타깃으로 중국 상품과 경쟁하려고 한다면 다른 세대보다 구매 비중이 높은 화장품, 아트토이 등의 분야에서 선호도가 충분히 반영된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병희 기자 yi.byeong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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