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도움으로 자동차 생산 중단 막았다"...차량용반도체 공급망 협력 필수
16일 '시스템반도체 상생포럼' 개최...생태계 강화 방안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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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차량용 반도체 전문 기업인 텔레칩스 이장규 대표가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발생한 차량용반도체 쇼티지(공급부족)를 국내 반도체 공급망의 도움으로 넘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재작년 4분기부터 수요가 상승했지만, 우리도 50~70%의 수요 예측을 잘못했었다”며 “웨이퍼부터 패키징, 파운드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문제가 발생했지만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대덕전자 등 국내 기업들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우리 칩 때문에 완성차 업계의 생산라인이 멈추는 것은 막았다”고 설명했다.
16일 서울대에서 열린 ‘시스템반도체 상생포럼’에는 텔레칩스를 비롯해 국내 차량용반도체 관련 기업과 학계 전문가들이 모였다. 이날 포럼에서는 차량용반도체 시장 현황을 공유하고 발전 방안에 대해 고민했다. 업계는 완성차 기업과 반도체 기업 간 긴밀한 협업을 통해 차량용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미래차 시대를 대비해 수요와 공급에 대한 로드맵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첫 발제자로 나선 한국수출입은행 김호건 책임연구원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의 원인을 분석했다. 차량용반도체 공급부족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주도할 정도로 전 산업계에 걸쳐 영향을 주고 있다. 그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과 맞물린 수요 예측 실패, 자연 재해로 인한 생산 차질,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의 생산능력 한계를 원인으로 꼽았다.
김 책임연구원은 “현재 차량용반도체 공급 부족의 정점은 지났지만, 자동차의 전동화, 플랫폼화가 가속화되고 있어 국내 반도체 업계와 자동체업계의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팹리스 인력 양성과 팹리스 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에 대한 목소리도 나왔다. 임기택 한국전자기술연구원 모빌리티플랫폼연구센터장은 “우리나라 차량용 반도체 설계업체는 10개 이하고, 설계 인력은 2019년 기준 207명뿐”이라며 “이번 차량용 반도체 쇼티지 현상을 반면교사 삼아서 인력 양성과 팹리스 기업 지원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 연구원은 구체적으로 취업률과 연봉을 높여 차량용 반도체 설계 인력을 양성하고, 팹리스 기업의 EDA틀 구매 비용과 투자 비용을 지원해 차량용 반도체 시장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텔·엔비디아 아닌 '미디어텍' 따라가야"
한 대표는 “반도체 제조사들은 완성차 업계가 ‘5년 후 이 정도의 반도체 스펙이 필요하다’고 말해주길 원하고, 완성차 업계는 현재의 반도체 성능에 맞춰 알고리즘을 짜고 있다”며 “미래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두 업계가 알고리즘과 설계를 공유하며 함께 고성능 반도체를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량용반도체 칩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에 대한 중요성도 대두됐다. 전장 시스템 설계가 고도화되고 있는 자동차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반도체를 통합할 수 있는 최적화된 플랫폼이 완성차 업계의 경쟁력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박성일 퀄컴코리아 상무는 “자동차가 플랫폼 위주로 가면서 완성차 업계가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고 있다”며 “완성차업계는 자동차에 들어가는 칩수를 줄이고, 운영체제(OS)의 헤게모니를 누가 쥘 것이냐의 싸움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 차량용반도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고성능 반도체를 필요로 하는 대기업 대신 중저가 완성차 기업을 타깃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홍성수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대만 팹리스인 미디어텍은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애플 대신 오포와 비보 등 중국 중저가 스마트폰 기업을 먼저 공략하면서 성장했다”며 “차량용반도체 팹리스 역시 중저가 시장과 하이엔드시장을 아우르는 ‘투트랙 전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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