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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에 희비 갈린 교육업계…웅진씽크빅 매출 쾌속

이젠 태블릿으로 학습…코로나에도 영향 없어
대면 학습 위주 ‘눈높이’ 대교는 부진한 실적
수백 만 학습자 데이터 바탕으로 AI 서비스도

 
 
한 학생이 태블릿PC로 비대면 교육 서비스를 받고 있다. [사진 웅진씽크빅]
지난해 사업 성적표를 받아 든 교육업계 희비가 엇갈렸다. 비슷한 시기에서 디지털 전환을 시작했지만, 속도에서 차이가 났다. 가능한 한 많은 학년과 과목에서 태블릿PC용 서비스를 도입한 웅진씽크빅과 교원이 좋은 실적을 거뒀다. 반면 종이 학습지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대교는 그렇지 못했다. 
 
가장 돋보이는 실적을 거둔 곳은 웅진씽크빅이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웅진씽크빅은 지난해 8139억원을 매출로 벌어들였다고 지난 10일 공시했다. 2020년보다 26.0% 늘었다. 영업이익은 2020년보다 91.4% 늘어난 268억원에 달했다.
 
대표 학습지 브랜드 ‘씽크빅’을 종이에서 태블릿PC 기반으로 전환한 것이 효과를 냈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태블릿 기반 학습지인 ‘스마트씽크빅’의 매출액 비중은 8.23%(478억원)으로, 종이 학습지 비중(4.26%)의 두 배에 가까웠다. 태블릿PC로 학습용 전집 등 1만여 개 콘텐트를 볼 수 있는 독서 관리 서비스 ‘북클럽’ 매출 비중은 19.28%(1120억원)이었다.  
 
맞춤형 학습 서비스인 ‘스마트올’ 비중도 4.79%(278억원)에 달했다. 인공지능이 학생의 문제풀이 데이터를 분석해 학습 커리큘럼을 추천하고, 학습 습관도 바꾸도록 유도하는 것이 서비스의 주된 내용이다. 
 
이를 위해 자체 연구소에서 지금까지 37건의 특허를 냈다. 덕분에 코로나 직전인 2019년 11월 처음 선보인 뒤 2년여 만에 회원 수 2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12월엔 교육 인공지능 스타트업 뤼이드와 손잡고 중학영어 과정을 올해 상반기 안으로 내놓기로 했다.  
 
업계 매출 1위 교원그룹도 디지털 전환에 힘입어 선방했다. 교원 측에 따르면, 지난해 교육사업 부문에서 1조815억원 매출을 냈다. 그 전해보다 100억원가량 늘었다. 비상장기업이라 영업이익은 따로 공개하지 않았다.
 
교원은 2015년 종이 학습지와 태블릿PC를 함께 활용하는 ‘스마트 빨간펜’ 서비스를 내놓고 회원을 꾸준히 늘려왔다. 지난해 10월엔 이 서비스에 인공지능과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기술을 더한 ‘아이캔두(AiCANDO)’를 선보였다. 학습자가 아바타로 만든 AI 튜터에게 언제든 질문할 수 있도록 했다. 학습 데이터를 바탕으로 학습 습관을 관리받을 수도 있다.
 
교원 측은 스마트 빨간펜과 아이캔두를 포함한 에듀테크 상품으로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벌어들이고 있다. 2020년 5267억원, 지난해엔 약 6000억원으로 보고 있다. 교원 측 관계자는 “종이 학습지로 공부하던 기존 회원도 태블릿PC 기반인 스마트 빨간펜으로 점차 전환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대교 “눈높이 디지털 전환에 속도 낼 것”

반면 대교는 2020년에 이어 2년째 적자를 봤다. 지난해 매출 6384억원에 영업손실 267억원을 기록했다. 그 전해보다 매출은 1.8% 늘고 적자 규모는 4.5% 줄었지만, 손실을 메우기엔 역부족이었다.
 
전체 매출의 73%를 차지하는 ‘눈높이’ 사업부문이 힘을 못 썼다. 다른 학습지 브랜드와 다르게 종이 학습지와 방문 교사로 이뤄진 대면 서비스 위주이기 때문이다. 코로나가 유행할 때마다 매출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눈높이 부문은 43억원 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대교 측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매출 회복이 지연됐다”고 8일 밝혔다. 
 
대교도 손 놓고 있지 않다. 눈높이 사업 부문에서 디지털 상품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대교 측에 따르면 지난해 비중은 23%로, 그 전해보다 10%가량 늘었다. 지난해 인공지능 학습 브랜드인 ‘대교 써밋’과 ‘마카다미아 올인원’ 연달아 선보인 게 영향을 미쳤다. 대교 측 관계자는 “올해 디지털 비중 목표는 지난해보다 13%포인트 높은 36%”라고 밝혔다. 
 
이들 기업은 앞으로도 디지털, 특히 인공지능 서비스에서 성과를 키워갈 것으로 보인다. 수백만 명에 달하는 학습자가 최대 강점이다. 이혜정 교육과혁신연구소장(교육학 박사)은 “이들 기업이 빠르게는 10년 전부터 태블릿PC 등 기기를 도입하고 데이터를 모아 왔다”며 “이를 토대로 높은 성과를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상덕 기자 mun.sangd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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