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美 바이든 행정명령…투자자들은 ‘코인 멀미’ [위클리 코인리뷰]
3월 둘째 주, 최저 4600만~최고 5200만원…13% 급등
바이든, 가상자산 행정명령 서명…옐런 “역사적인 일이다”
美 CPI 전년 동월 대비 7.9% ↑…40년 만에 최대폭 상승
위클리 코인리뷰는 한 주간의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을 돌아보는 코너입니다. 너무나도 복잡하게 흩어져있는 시장의 정보를 ‘코인러’ 여러분께 정리해 전달해 드립니다. 지난 일주일에 대한 리뷰이므로 현재 시세와 크게 다를 수 있습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투자 결과는 투자자 본인의 책임입니다. [편집자]
지정학적 이슈보다 시장의 ‘룰’에 주목할 만한 한 주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 최초로 가상자산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이 이를 ‘역사적’이라고 평가한 데 이어 주요 암호화폐 가격은 급등했다. 하지만 곧바로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가(CPI) 40년 만에 역대 최고급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시장의 불안감은 높아졌다. 결국 하루 만에 이틀 전 시세로 돌아갔다. 요동치는 시장에 투자자들이 ‘코인 멀미’를 호소하고 있다.
주간 코인 시세: 4600만에서 5200만까지…‘롤러코스터’ 꼴 차트
이런 ‘비트코인 롤러코스터’의 상승 구간에는 가상자산 행정명령 이슈가 주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하강 구간에는 기록적인 미국의 CPI와 지속하는 러-우크라 전쟁 긴장이 맞물려 가격이 하락했다.
시가총액 탑5 코인인 이더리움·리플·에이다·솔라나도 비트코인과 마찬가지로 급등·급락을 보였다. 지난 11일 오후 4시 이더리움은 321만원, 리플은 928원, 에이다는 1050원, 솔라나는 10만2000원에 거래됐다.
주간 이슈①: 바이든, 美 대통령 최초 가상자산 행정명령 서명
정부의 구체적인 입장이나 새로운 규제안이 발표된 것은 아니지만, 대통령이 각 부처를 포함한 연방기관들이 가상자산 분야에 대해 어떻게 접근할지 조율하도록 지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에 대해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이 ‘역사적’이라고 밝힌 보도자료가 전날 재무부 홈페이지를 통해 노출되면서 관련 내용이 미리 알려졌다. 해당 자료는 잠시 게재됐다가 삭제됐다.
재무부 보도자료가 나온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9일 오후 5시 50분경 5225만5000원을 기록하며 이번 주 가장 높은 시세를 보였다. 24시간 전보다 8.34%나 급등했다.
행정명령에 딸린 팩트시트에 따르면 정부 전체의 가상자산 산업에 대한 규제 노력은 ▶미국의 이익 보호 ▶세계 금융안정 보호 ▶불법 이용 방지 ▶책임 있는 혁신 촉진 ▶금융포용 ▶미국의 리더십 등 6가지를 핵심 우선순위로 둔다. 아울러 행정명령은 “가상자산의 잠재적 이익을 활용하는 동시에 위험 요소를 해소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시장 참여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캐머런 윙클보스 제미니 공동 창업자는 트위터를 통해 “이 행정명령은 사려 깊은 가상자산 규제에 대한 건설적인 접근”이라고 말했다.
트레이딩 소셜미디어 플랫폼 알파임팩트의 헤이든 휴즈 최고경영자(CEO)는 “수년 간 가상자산 시장은 미국의 규제가 명확하지 않아 방해받아 왔다”며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통과된다면 이는 업계에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미국 의회에선 암호화폐에 우호적인 법안도 윤곽을 드러냈다. 채굴과 스테이킹(암호화폐 일정량을 지분으로 고정시키고 수익을 보상받는 행위)에 대한 이익에 과세를 제외한다는 내용이다.
최근 신시아루미스 미 공화당 상원의원이 작성 중인 ‘책임 있는 금융 혁신법’의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됐다. 블록체인 미디어인 디크립트에 따르면 루미스 의원의 정책 이사인 타일러 린드홀름은 “해당 법안이 업계와 사용자에게 명확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린드홀름은 “가장 큰 목표 중 하나는 암호화폐 채굴, 스테이킹, 지불과 관련된 자본이득에 대한 지침을 제공하는 것으로 이들을 과세 시스템에 편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최대 600달러 세금공제를 제공해 커피 등 일상 암호화폐 결제에 대한 세금 청구서를 받지 않도록 한다. 또 채굴·스테이킹 같은 ‘생산적인’ 활동에 자본이득세를 부과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주간 이슈②: 미친 듯 오르는 美 소비자물가…바이든 효과, 빠르게 식었다
당초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7.8%를 상회했으며, 인베스팅닷컴의 전망치인 7.9%와는 부합했다.
미 노동부는 CPI의 급등 요인을 “휘발윳값과 중고차 가격이 크게 오른 탓”이라고 분석했다. CPI 상승률은 지난해 5월 5%를 넘어섰고, 10월에는 6%를 돌파한 데 이어 12월에 7%까지 높아졌다. 연준의 목표치인 2%를 크게 넘어선 상황이다.
또 이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외무부 장관은 터키에서 만나 3차 협상을 치렀다. 하지만 별다른 결실 없이 회담은 종료됐다. 러시아 외무부는 아직 우크라이나와의 4차 협상 날짜를 잡지 않았다.
기록적인 미국의 소비자물가와 러-우크라 전쟁 우려가 계속되면서 글로벌 증시와 암호화폐 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다. 이날 S&P500지수는 0.43%, 나스닥은 0.95% 하락 마감했다. 비트코인 가격도 10일 오전 0시 5200만원대에서 11일 오전 0시 4800만원대로 추락했다. 하루 만에 7%가량 빠지며, 전날 바이든 대통령의 가상자산 행정명령 공표 효과로 오른 상승분을 그대로 반납한 셈이 됐다.
주간 인물: 비트코인 ‘말말말’…게이츠 “부자 아니면 투자 주의” vs 워즈니악 “암호화폐 중 순금”
9일(현지시각) CNBC에 따르면 빌 게이츠는 블룸버그 테크놀로지와의 인터뷰에서 “머스크는 돈이 많기 때문에 급등하거나 급락하는 비트코인의 시세의 무작위성을 걱정하지 않는다”며 “여유 자금이 많지 않은 사람들은 암호화폐 투자에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게이츠는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가 불명확한 점에 대해 우려했다. 비트코인은 익명 거래를 조장하고 시세 변동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디지털 화폐는 빈곤 국가에 자금을 지원하고, 시민들에게 효율적으로 자금을 융통하는 좋은 역할을 한다”면서도 “‘누가 거래하는지 알 수 있을 때’만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CNBC는 바이든 대통령이 가상자산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을 언급하며 “규제 필요성에 대한 빌 게이츠의 우려가 다소 완화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스티브 워즈니악 애플 공동 창업자는 과거에 이어 비트코인에 대해 긍정하는 발언을 하며 주목받았다.
7일(현지시각) 비트코인매거진에 따르면 스티브 워즈니악은 “비트코인은 암호화폐 시장에서 유일한 ‘순금(pure-gold)’”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 외 암호화폐에 대해서는 “매일 수많은 암호화폐가 시장에 쏟아지고 있다”며 “이중 대부분은 유명인을 내세워 (이용자들을) 착취하는 프로젝트”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해 7월 워즈니악은 비트코인을 높게 평가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비트코인은 독특한 수학 공식이자 기술의 기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은 유한하므로 찾아야 하지만 비트코인은 그렇지 않다”며 “비트코인에 투자하지는 않고 있지만, 비트코인의 미래를 믿는다”고 덧붙였다.
윤형준 기자 yoon.hye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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