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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S. 이틀 앞으로 다가온 삼성전자 주총...3대 쟁점은?

[개미들을 위한 주총 시즌 체크 포인트]
GOS 사태, 러시아 사업 여부, 주가 하락 겹악재
10만원 고지 보였는데…'7만전자'도 위태
일부 주주, 노태문 사장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

 
 
오는 16일 삼성전자가 2022년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사진은서초구 삼성사옥.[연합뉴스]
 
삼성전자 주주총회(주총)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16일 주총에 앞서 삼성전자는 개인 주주들이 사전 전자 투표를 할 수 있도록 온라인 사이트를 열고 이미 준비에 들어갔다. 주총에서 다룰 안건은 재무제표 승인, 사외·사내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이다.  
 
지난해 역대 최고 수준의 매출을 기록한 만큼 과거 실적에 관한 우려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연결기준 삼성전자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79조9604억원, 51조6338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불거진 게이밍 옵티마이징 서비스(GOS) 사태, 주가 하락 등의 문제에 대한 지적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GOS 사태 직격탄…기업 이미지 추락, 올해 실적 악영향?

주주들의 최대 관심사는 GOS 사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 하는 문제다. 스마트폰 갤럭시 S22 시리즈를 내놓으며 시동을 걸었던 삼성전자는 최근 GOS 문제로 과장광고‧소비자 기만 논란에 휩싸였다.  
 
GOS는 게임 성능을 향상하고 스마트폰 발열을 제어하는 기능을 하는 앱이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고성능 게임을 실행하면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 등을 조절해 화면 해상도를 낮춘다. 배터리 소모량을 줄이고 발열을 막는 것이다. 문제는 삼성전자가 소비자에게 이런 기능을 명확히 설명하지 않고 스마트폰을 판매한 데서 시작됐다. 이용자들은 고가의 최신 스마트폰을 구매하고도 제 기능을 온전히 사용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불만을 표했다.  
 
해외 전자기기 성능측정(벤치마크) 전문사이트 ‘긱벤치’는 기기 성능을 고의로 떨어트리는 기능이 탑재됐다며 갤럭시S22를 포함한 삼성전자 스마트폰 4종을 평가목록에서 제외한다고 4일(현지시각) 공식 발표했다. 긱벤치는 공식 트위터를 통해 “삼성의 GOS는 앱 식별장치를 활용해 ‘어떤 앱을 쓸 때 기능을 떨어뜨릴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데, 이를 통해 주요 성능측정 앱들이 돌아갈 때는 기기 성능을 떨어뜨리지 않도록 만들어졌다”며 “우리는 이를 성능측정 조작(manipulation)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뒤늦게 소프트웨어(SW)를 업데이트하면서 대응에 나섰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도 업데이트 당일인 10일 내부 타운홀미팅을 통해 임직원에게 GOS와 관련한 이슈에 관해 설명하고 임직원과의 소통이 부족했다며 사과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공정거래위원회에 갤럭시S22 시리즈에 대한 ‘역대 최고 성능’ 홍보와 관련해 표시광고법 위반 신고를 하는 등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개인주주인 30대 회사원 A씨는 “스마트폰 하나를 잘못 만들어 생긴 문제가 아니다. 소비자를 기만하고 대응도 적절하게 하지 못해 회사 이미지까지 나빠졌다”며 “주가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는데 주총에서 회사 측 태도를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Russia), 스마트폰 1위 시장인데…진퇴양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무력침공한 이후 러시아에서 발을 빼는 기업이 늘고 있는 것도 삼성전자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러시아 스마트폰 시장 1위 사업자인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철수할 경우 수익 하락을 걱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애플·테슬라·인텔·나이키·넷플릭스·이케아 등 글로벌 기업들은 국제적인 러시아 경제 제재에 동참하고 있다. 러시아 매장의 영업을 중단하고 공장 문을 닫거나 사업 철수를 선언하기도 했다. 코카콜라·맥도날드·펩시·스타벅스 등 식음료 기업들은 영업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영업 중단을 발표하기도 했다.  
 
문제는 삼성전자다. 2020년 기준 삼성전자가 러시아 지역에서 올리는 매출은 4조4000억원에 달한다. 전체 매출의 2%가 채 안 되는 수준이지만, 향후 성장성을 보면 결코 작지 않은 시장인 셈이다. 러시아는 세계 6위 스마트폰 시장인데,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34%가량으로 1위인 점을 고려하면 놓칠 수 없는 시장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가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서한을 보내 러시아 내 삼성 제품과 서비스 공급을 중단해 달라고 요청하는 등 부담이 커지는 것도 사실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영업중단이냐 사업 재개냐 하는 문제를 한두 가지 이유만으로 결정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국제적인 반감과 실적을 놓고 고민해야 하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더 결정하기 어려운 문제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MX사업부장 노태문 사장이 10일 온라인으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22' 행사에서 '갤럭시 S22 울트라'와 '갤럭시 S22'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위기의 7만전자, 주가(STOCK) 방어에 성공할까

겹악재에 삼성전자 주가도 곤두박질하고 있다. 지난해 초 유가증권 시장에서 1주당 10만원을 바라보던 삼성전자 주가는 최근 7만원 수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8일 6만9500원을 기록한 뒤 10일에는 소폭 올랐지만, 이튿날 다시 하락하며 7만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월 15일 기준 9만680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7%가량 하락한 셈이다.
 
책임에 대한 요구는 삼성전자 경영진을 향하고 있다. 이번 주총에서는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 등도 다룰 예정인데, 일부 주주들은 이에 반대표를 던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재계에서는 노 사장이 사내이사에 선임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관련 이슈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 S22 스마트폰 이용자에 대해 노태문 사장의 사과가 따로 있었느냐는 물음에 “사장님께서 이번 주총에 참석한다”며 “GOS와 관련해 따로 의견을 말씀하실지는 모르겠지만, 대외 사과는 삼성멤버스에 공지 드린 것으로 갈음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주총과 노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반대 의견에 대해선 “주총장에서 논의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따로 입장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삼성전자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사외이사(김한조·한화진·김준성) 선임, 사내이사(경계현·노태문·박학규·이정배) 선임, 감사위원(김한조·김종훈)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의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다.

이병희 기자 yi.byeong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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