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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벼랑 끝 내몰린 러시아, 결국 국가부도로 가나

3월 만기 맞은 국채만 7억3000만 달러, 이자는 1억1000만 달러
러시아 가용외화 120억 달러 그쳐
러 재무 “루블화 지급” 언급했지만…루블화 상환 불가능할 듯

 
 
지난 15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모스크바 크렘린에서 베로니카 스크보르초바 러시아 연방의료생물청(FMBA) 수장과 회담을 가졌다. [연합뉴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국가 부도 위기에 처했다. 러시아가 3월 만기가 돌아오는 국채와 상환해야 할 이자를 해결하지 않을 경우 채무 불이행(디폴트)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러시아 국채 가격이 액면가의 10% 아래로 하락해 ‘상습 부도 국가’인 아르헨티나의 과거 기록에 근접한 상황이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며 러시아가 세계 금융 시스템에 복귀하는 데 오래 걸릴 것이라고 관측했다. 특히 월스트리트저널은 러시아가 디폴트으로 가는 첫 번째 분수령이 16일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러시아는 2건의 달러화 표시 국채에 대해 1억1700만 달러(약 1450억원) 이자를 이날까지 지급해야 한다. 다만 이들 국채에는 30일간의 유예기간이 있다.
 
아울러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러시아가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갚아야 할 외화 표시 국채는 390억 달러(약 47조8101억원) 수준으로, 이 중 3월 만기가 돌아오는 국채가 7억3000만 달러(약 9000억원) 규모다. 러시아의 외환보유고 중 대부분이 외국에 묶여 있는 탓에 가용외화는 불과 120억 달러 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로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루블화로 이자를 지급할 준비가 돼 있다”고 지난 14일 시사했다. 하지만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러시아가 국채 2건의 이자를 루블화로 지급하면 유예기간 30일이 지나 채무 불이행에 들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만기가 도래하는 이자들의 루블화 상환 가능 옵션이 없기 때문이다.  
 
또 피치는 루블화 지급 후 유예기간이 지나면 이 국채 2건의 신용등급을 디폴트를 나타내는 ‘D’로 강등하고 결국 러시아의 장기신용등급을 ‘제한적 디폴트’로 낮출 것이라고 예고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도 이달 16일 러시아의 디폴트를 예상하고 있다. 예상대로면 러시아는 지난 1998년 이후 24년 만에 디폴트 상황을 맞는다. 1998년 러시아는 루블화 국채의 디폴트를 맞았고 달러화 표시 국채에 대해 모라토리엄(채무 지급 유예)을 선언했다. 또 국제통화기금(IMF) 지원을 받았다.
 
러시아 국채 가격은 전쟁이 진행 중이던 지난주 달러당 10센트 밑으로 내려갔다. 여러 차례 디폴트를 선언했던 아르헨티나 국채의 최저 수준에 가까워진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디폴트에 빠져도 러시아 채권 보유자들이 러시아를 상대로 해외 자산을 압류하는 데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분석한다.  
 
2016년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국제 소송을 이끌었던 제이 뉴먼 전 엘리엇매니지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소송에서 이겼다고 하더라도 러시아 같은 나라를 상대로 법원 결정을 집행하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외국의 러시아 채권 보유자들이 러시아와 채무조정 협상을 하려고 해도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이를 막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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