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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철강업계, 후판 협상 어디로

철광석 가격 변동에 접점 못 찾아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사진 대우조선해양]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요동치는 가운데, 국내 조선‧철강업계의 상반기 후판 가격 협상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당초 동결 혹은 인하 예상과 달리 가격 인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업계는 “지난해 후판 가격에 철광석 가격 급등을 충분히 반영했다”고 토로하지만, 철강업계는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철광석 가격이 또 다시 급등하고 있어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30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중국 칭다오항 수입 물량 기준)은 이달 29일 t(톤)당 152.95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연초 가격보다 24.45% 오른 가격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주요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는 가운데 그간 하향 안정을 보였던 철광석 가격이 또 다시 오르고 있는 분위기다.  
 
물론 철광석 가격이 t당 200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지난해 5월보다는 낮은 가격이지만, 올해 들어 지속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부인하긴 어려워 보인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광석 가격이 t당 200달러를 돌파한 지난해처럼 사상 초유의 사태까지는 아니지만, 올해 들어 철광석 가격이 지속 오르면서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은 맞다”며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향후 철광석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도 많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동결이냐 인상이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철광석 가격이 요동치면서 조선‧철강업계의 후판 가격 협상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철강‧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이들 업계의 후판 가격 협상은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1년에 2번 진행되는데, 올해 상반기 협상은 이날 현재까지 마무리되지 못한 상황이다. 조선‧철강업계 관계자들은 “후판 가격 협상에 대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당초 조선업계는 지난해 사상 초유의 철광석 가격을 감안해 후판 가격을 대폭 인상한 만큼, 올해 상반기에는 후판 가격 인하를 요구해왔다. 반면 철강업계는 올해 역시 철광석 가격이 상승 중임을 고려해 가격 동결 입장을 유지해왔는데, 최근 들어 철광석 가격이 급등 조짐을 보이자 가격 인상 의향을 내비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조선업계는 후판 가격이 수익성과 직결되는 만큼, 실적 개선을 위해 후판 가격 안정이 절실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에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은 후판 가격 인상 등의 여파로 수천억원의 공사손실충당금을 선(先)반영하면서 1조원 안팎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공사손실충당금 규모는 한국조선해양 8960억원, 대우조선 8000억원, 삼성중공업 3720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반면 철강업계는 철광석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데다, 그간 불황을 겪던 조선업 역시 호황에 진입하고 있는 만큼, 합리적으로 원가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후판 가격이 결정돼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그간 철강업계가 조선업 불황 등을 고려해 후판 가격 협상에서 지속적으로 양보해온 것이 사실”이라며 “조선업이 호황에 진입하고 있는 만큼, 후판 가격에도 원가를 제대로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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