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환 관련 이슈 드러날 때마다 주가 뛸 가능성 커
효율화 통해 비통신 사업 가치 끌어올리는 게 목적

KT 주가가 오른 건 5G 이동통신 가입자 증가와 신사업 호조 등이 호실적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경쟁 통신사 역시 같은 이유로 깜짝 실적을 냈지만, 그중에서도 KT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1.2% 증가하면서 통신주 톱픽으로 꼽혔다. 증권가에선 KT를 두고 최근 3개월간 37건의 매수리포트가 쏟아졌다. 5G 시장 대응력, 디지코 전략, 주가 상승 모멘텀 등을 고루 따질 때 KT가 가장 매력적인 종목이란 이유에서다.
올해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려온 KT 주가는 지난 3월 31일에 가장 높은 상승률(3.78%)을 기록했다. 이날은 KT 정기 주주총회가 열렸는데, 구현모 KT 대표가 투자 심리를 뒤흔들 만한 발언을 꺼냈기 때문이다.
구현모 대표는 “지주회사 전환에 관련해서는 지주회사는 아니지만 지주형으로의 전환에는 분명히 관심이 있다”면서 “지난해 콘텐트는 스튜디오지니로 묶어냈고, 금융은 BC카드 중심으로 그 아래 케이뱅크 구조를 갖추는 등 사업구조 조정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 대표는 “KT의 주가는 아직도 저평가됐다”면서 “실제 가치가 주가에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지주형으로 전환이 되면 상승 여력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구현모 대표가 지주형 전환을 언급한 건 KT가 복잡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춘 회사라서다. KT는 유·무선 통신사업뿐만 아니라 금융, 위성방송, 콘텐트, 부동산, 커머스 등을 영위하고 있다. 최근엔 IDC, 클라우드, AI·DX 등 신사업에도 발을 뻗어 성과를 내고 있다.
문제는 성장성 높은 여러 사업이 통신사업의 그늘에 가려 있다는 점이다. 통신사업의 비중이 워낙 크다 보니 나머지 사업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를 못 받고 있다는 거다. 지주형 회사 전환은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에 알맞은 방법이다.
구 대표가 전환의 구체적인 시점이나 방안을 밝히진 않았지만, 시장은 일찌감치 KT의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를 점치고 있었다. 일단 일반 지주회사로의 전환은 법적인 걸림돌이 있다. KT가 비씨카드와 케이뱅크 등 금융 계열사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대기업 지주회사가 금융사를 보유할 수 없도록 명시했다.
이 때문에 지주회사에 준하는 지주형 회사로의 전환 시나리오가 예상된다. 본사를 여러 부문으로 분할하고 유관사업을 다시 묶는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KT는 SKT와 달리 주인 없는 회사라 대주주 지분율 변동이 수반될 수 있는 인적분할을 추진할 이유가 없다”며 “물적분할을 통해 자회사간 합병, 본사 사업부서 및 자회사간 합병 등 방대한 현 사업 구조를 핵심 사업 위주로 재편하는 작업 진행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미 KT는 지난해 KT스튜디오지니 중심의 미디어·콘텐트 사업 수직계열화 작업을 마무리했고, 최근엔 클라우드·IDC 사업부를 분사해 KT클라우드를 세웠다. 통신과 비통신 사업을 분리해 비통신 사업의 성과를 돋보이게 하려는 전략이다. 분할과 개편을 통해 연관 사업의 역량을 결집하면 상승효과를 낼 수 있고 사업 확장에도 유리하다. 투자,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방법도 생긴다.
KT의 지주형 회사 전환의 밑그림이 구체화할 때마다 KT 주가는 한동안 더 들썩일 가능성이 크다. 통신회사와 투자회사로 분할한 SK텔레콤 역시 지난해 지배구조 개편 관련 이슈가 드러날 때마다 주가가 널뛰었다. 그간 저평가됐던 사업부 가치가 제대로 반영되면 기업가치가 크게 늘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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