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주 “40% 떼인다” vs 배민 “1만원에 680원 꼴”, 수수료 논란
[‘배달 지옥’ 대한민국②] 배달앱 수수료 논란, 진실은
단건 배달 ‘배민1’, 배달비와 수수료 체계 조정
자영업자 측 “배달비 6000원+수수료까지 부담”
배민 측 “배달비는 배달 수행비, 수수료는 6.8%”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이 지난 3월 22일부로 자체 서비스인 ‘배민1’ 수수료 체계를 조정하면서 자영업자와 배달의민족 측 간에 ‘수수료 논란’이 일고 있다. 배민1은 주문이 접수되면 라이더(배달원)가 배달 한 번에 한 집으로만 가서 더욱 빠르게 배달하는 서비스다. 배달의민족은 지난해 6월 이 서비스를 새롭게 오픈하면서 ‘프로모션 요금제’로 자영업자에게 할인된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 중이었다. 프로모션 요금제 중개수수료는 1000원, 배달비는 5000원이었다.
하지만 배달의민족의 이번 수수료 체계 조정으로 기본형 기준 중개수수료 6.8%(부가세 포함 7.48%)에 배달비 6500원(자영업자 6000원, 소비자 500원 부담)으로 변경됐다. 배달비가 1000원 오른 것 외에 고정으로 지불했던 수수료가 정률제로 바뀐 것이다.
이에 소상공인들은 온라인상에 ‘#아프니까 사장이다’라는 키워드로, 이전보다 높아진 수수료 체계에 대한 불만의 소리를 내고 있다. 오른 배달비 6000원과 타 수수료 등을 합치면 매출의 40% 가까이배달의민족 측에게 떼인다는 주장이다.
실제 배민1 서비스를 이용하는 한 자영업자가 공개한 정산정보에 따르면 9500원 메뉴를 판매하고, 3000원 배달팁을 소비자에게 부과하면 총 매출 1만2500원에서 배달비 6000원, 중개이용료 646원, 결제정산수수료 289원, 부가세 694원을 차감해 최종적으로는 4871원만 자영업자 손에 쥐어지게 된다. 결국 수수료와 배달비를 포함한 업주 부담액은 총 4629원으로, 약 48% 정도가 되는 셈이다.
이에 배달의민족 측은 ‘단건배달 서비스 배민1의 새 요금제에 대해 말씀드린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며 높은 수수료에 대한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배달의민족 측의 주된 설명은 ‘기본 배달비인 6000원은 배달수행에 들어가는 경비이고, 배달의민족 측은 수수료 6.8% 즉 1만원당 680원의 수수료만 얻는다’는 것이다.
이어서 배달의민족 측은 “이 배달비는 빠른 배달이란 서비스 효용을 누리는 소비자와 단건배달이란 새로운 매출원을 통해 최고의 상태로 음식을 보내드릴 수 있는 식당이 분담하는 실제 경비이고, 분담 금액도 식당이 정한다”며 “일반 배달 서비스를 이용해도 식당에선 외주 배달대행사에 건당 배달 용역비를 지급하고, 건당 배달 금액이 고정돼 있는 배달대행 서비스와 비교하면 배민1에선 오히려 식당 주문이나 영업 상황에 따라 사장의 부담 금액을 신축적으로 결정하면서 단건배달이란 프리미엄 배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배민 측 “배달비는 배달 수행비, 수수료는 6.8%”
배달의민족 측은 [이코노미스트]와의 통화를 통해 이번 수수료 체계 조정은 기존 계약한 정가 보다도 낮은 가격이라고 설명한다. 배달의 민족 관계자는 “프로모션 요금제가 아닌 배민1 정가는 중개수수료 12%에 추가로 배달비 6500원 수순이었지만, 갑작스럽게 가격을 높게 올리면 혼선이 일어날 것으로 생각해 기존 정가보다 낮은 현재 가격을 책정하게 됐다”며 “프로모션 요금제인 배달비 5000원으로 운영한 것은 당사가 적자를 감수하고 운영한 것이라, 프로모션 요금제를 유지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계속된 배달비 논란으로 소비자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배달비 등 수수료가 오르면서 메뉴 가격 또는 고객 부담 배달팁 가격이 같이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 부담 배달팁 가격은 자영업자가 직접 설정할 수 있고, 이 비용은 업주 수익으로 정산된다. 서울 당산동에서아시안푸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정 모씨는 “배민1 수수료가 높기 때문에 배달팁을 다르게 책정한다”며 “일반 배달은 0~2000원을 책정했고, 배민1은 2900~3400원으로 책정했다”고 말했다.
김대종 세종대 교수(경영학과)는 “코로나19 이후 배달 이용이 급증하면서 배달비 및 플랫폼 수수료가 덩달아 오르고 있다”며 “이 같은 비용의 증가는 결국 상품 공급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분담되는 형태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김 교수는 “코로나19가 종식되고 외식이 이전처럼 늘어나면 배달비 및 수수료 등이 다시 낮아지고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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