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루·샤’ 한국서 3조 쓸어담았다…낄 자리 없는 토종 브랜드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지난해 성적표 공개
루이비통 연속 최고 매출…샤넬 1조 매출 돌파
가격 인상‧보복 소비 영향…토종 브랜드는 ‘찬밥’
‘3대 명품’으로 불리는 ‘에·루·샤(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가 지난해 한국에서 3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며 돈을 끌어모았다. 2년째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명품을 향한 ‘보복 소비’와 명품 브랜드들의 잇따른 가격 인상 효과가 반영된 결과다.
샤넬은 지난해 단독으로 1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루이비통코리아는 2020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1조원을 훌쩍 넘기면서 국내 명품 브랜드 중 역대급 매출을 기록했다. ‘명품 중의 명품’ 에르메스코리아도 25%가 넘는 매출 성장을 구가했다.
코로나19 속에서도 승승장구하는 명품 브랜드와 달리 국산 브랜드와 중저가 브랜드는 실적 회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패션업계의 승자독식 구조가 코로나를 기점으로 더 견고해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에‧루‧샤’, 누가누가 장사 잘했나
루이비통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40.2% 증가한 1조468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역시 2배 이상 늘어난 3019억원을 달성했다. 명품 중에서도 하이엔드 브랜드로 통하는 에르메스 역시 지난해 매출이 25.9% 증가해 5275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1705억원으로 전년 대비 27.8% 늘었다.
3대 브랜드의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은 제품 가격이 수시로 인상됐기 때문이다. 루이비통은 지난해 5차례 주요 품목 가격을 올렸고, 샤넬도 지난해 클래식 백을 비롯한 주요 제품값을 세 차례나 인상했다. 인상행렬은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루이비통은 지난 2월 최대 26% 주요 제품 가격을 올렸고 샤넬 약 11%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666만원 가방이 1년 새 922만원으로
이 같은 ‘배짱 영업’에도 명품 브랜드가 호황하는 비결은 건재한 수요가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속 억눌린 소비 욕구가 명품으로 향하는 소위 ‘보복 소비’ 효과와 부의 과시를 위해 가격이 올라도 수요가 불지 않는 베블런 효과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샤넬의 가격 인상 소문을 듣고 새벽부터 샤넬 제품을 구하려는 오픈런 현상이 생긴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여기에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밀레니얼세대+Z세대)가 명품 구매를 일종의 가치소비 행위로 여기는 문화도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고전하는 ‘토종‧중저가’ 브랜드…앞날은
루이까또즈를 운영하는 태진인터내셔날은 2020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매출 160억원으로 전년보다 59.2%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2020년 -34억원에서 지난해 -14억원으로 20억원 가량 줄었지만 당기순손실은 43억원으로 전년 보다 29억원 늘었다.
업계에선 브랜드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욱 견고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 양극화 현상이 명품으로 번지면서 고가 명품의 인기가 한동안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3대 럭셔리 브랜드는 일반 브랜드와 달리 비쌀수록 잘 팔리는 일종의 과시적 소비가 먹히는 분야”라며 “MZ세대는 차라리 비싸더라도 어중간한 브랜드를 사는 것보다 제대로 된 명품을 사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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