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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마무리된 자동차 강판 가격 협상…조선 후판 협상은 난항 거듭

철강-자동차업계, 자동차 강판 t당 15만원 인상 합의
조선 후판 가격 협상, 5월 앞두고도 접점 못 찾아
“원자재 가격 급등 탓 인상” vs “지난해도 올려”

 
 
경남 거제의 한 조선소에서 숙련공이 일하는 모습. [연합뉴스]
철강업계와 자동차업계의 자동차 강판 가격 협상이 마무리 국면에 들어섰다. 하지만 조선업계와의 후판 가격 협상은 좀처럼 실마리를 풀지 못하는 상황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등 철강업체들은 현대차·기아와 올 상반기 자동차용 강판 가격을 t당 15만원가량 인상하는 방향으로 사실상 협상을 마무리지었다. 현재 최종 사인만 남긴 상황으로 알려졌다.  
 
당초 철강업계는 t당 15만~20만원의 인상안을 제시했다. 결과적으로 철강업계가 요구한 최소한의 인상분이 자동차업계가 받아들인 셈이다. 현재 강판 가격이 t당 115만~125만원 수준이다. 인상 후 가격은 t당 130만~140만원 수준이 된다. 일반적으로 1.7∼2t짜리 중·대형 자동차 한 대를 생산하는데 약 1t의 철강재가 들어간다.
 
4월까지 이어지던 자동차 강판 가격 협상이 마무리된 배경에는 지난해 기록한 자동차업계의 호실적이 영향을 미쳤다. 실적이 좋아 협상이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용으로 쓰이는 열연 강판. [사진 현대제철]
이에 반해 철강업계와 조선업계의 후판 가격 협상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철강업계는 철광석과 석탄 등 원재료 가격 급등을 이유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등으로 인해 제철용 원료탄과 철광석 등 철강제품 생산에 쓰이는 원자재 가격은 급등한 상태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 23일 기준 t당 150.5달러로 연초보다 22.5% 올랐다. 제철용 원료탄의 가격도 22일 기준 t당 530달러로 연초보다 47.4% 급등했다.
 
이에 조선업계는 난색을 표하는 중이다. 후판은 전체 제조원가에서 약 20%를 차지한다. 후판 가격이 오를 경우 수년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조선업계의 실적 개선은 더욱 어려워진다. 조선업계가 가격 인상 폭을 최소화하려는 이유다.  
 
올해 들어 조선업계는 잇따라 수주 낭보를 알리며 실적 개선의 신호탄을 쏴 올린 상황이다. 하지만 수주 이후에 대금 납입까지 2년이 걸리기 때문에 최근 업체들이 따낸 수주가 곧바로 실적에 바로 반영이 되지 않는다. 더구나 원가 상승이 납품 단가에 반영되지 않는 조건인 것으로 알려져 향후 수익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조선업계 측은 원가 동결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이상 후판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철강업계의 입장이다. 반면 조선업계는 이미 지난해 후판 가격 인상을 진행했고 올해 역시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더 이상의 인상은 어렵다며 줄다리기 협상이 이어지는 중이다.  
 
양측 간의 이런 입장차로 인해 후판 가격 협상 타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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