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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치킨 요즘 왜 이러나”…배달비 논란에 세트판매 ‘꼼수’까지

‘배민1’ 통해 세트메뉴만 판매하는 교촌치킨 매장들
교촌치킨 측 “마진 남기기 위한 가맹점 사업주 판단”
2018년 배달비 최초 도입한 곳…치킨값 25% 배달비로

 
 
교촌치킨이 최근 배달비 인상, 세트메뉴 판매 논란 등에 휩싸였다. [연합뉴스]
 
교촌치킨 매장이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배달비를 기존 3000원에서 4000원으로 올려, 배달비 인상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일부 배달 앱에서는 세트메뉴만 판매해 ‘꼼수 판매’라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세트메뉴 판매’ 문제는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배달의민족은 일반 배달 시스템인 ‘배달’과 라이더(배달원)가 주문 한 번에 한 집으로만 배달하는 ‘배민1’ 시스템 등을 운영하고 있다.  
 

“치킨 단품은 NO, 세트 메뉴만 팔아요” 

교촌치킨 매장은 같은 매장이 판매하지만, 시스템에 따라 서로 다른 메뉴를 제시하고 있다. 실제 교촌치킨 매장은 일반 ‘배달’에서는 ‘허니오리지날’ ‘교촌허니콤보’ ‘블랙시크릿오리지날’ 등 치킨 단품 메뉴를 판매하지만, ‘배민1’에서는 ‘허니콤보+퐁듀치즈볼’ ‘교촌오리지날+퐁듀치즈볼’ ‘교촌블랙시크릿+퐁듀치즈볼’ 등 세트 메뉴만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세트메뉴는 단품 메뉴보다 가격이 비싸다. 가령 ‘허니오리지날’ 치킨을 먹고 싶은 소비자는 단품 메뉴만 주문하면 1만6000원을 내면 되지만, ‘배민1’을 이용하는 소비자는 허니오리지날 치킨이 포함된 세트인 ‘허니오리지날+퐁듀치즈볼’을 2만1500원에 사야 한다. 원하는 치킨을 먹기 위해 ‘배민1’ 소비자는 5500원을 더 지불해야 하는 셈이다.  
 
이 같은 문제에 대해 교촌치킨 측은 “가맹점 선택사항이며 본사가 관여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배달의민족에서 지난 3월 배민1 수수료 체계를 조정하면서 수수료가 상승했다”면서 “이 때문에 마진을 맞추기 위해 배민1 서비스에서는 세트메뉴만을 판매하는 가맹점이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서 그는 “배달 앱상에서 배달비를 올리고, 판매 메뉴를 정하는 등 모든 내용은 가맹점에서 자유롭게 결정한 부분”이고 “본사가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교촌치킨 매장이 일반 배달 시스템 배민에서는 단품 메뉴를 판매(왼쪽_하지만 배민1에서는 세트메뉴만 판매하고 있는 화면. [사진 배달의민족 화면 캡처]
하지만 이용 소비자들은 불편함을 호소한다. 한 소비자는 “시간이 촉박해서 바로 배달되는 배민1을 통해 교촌치킨을 주문하려고 봤더니 단품 메뉴가 하나도 없고, 모두 세트메뉴여서 당혹스러웠다”며 “일반 배달 시스템보다 배민1이 수수료가 높기 때문에 보통 배달비가 더 비싼데, 소비자는 높은 배달비를 추가로 지급하고도 메뉴 선택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게 화가 나는 부분”이라고 토로했다. 
 
현재 타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BBQ와 BHC의 배달의민족 판매 시스템을 살펴본 결과, 이 둘 모두 세트메뉴만 판매하는 경우는 없었다.  
 
교촌치킨 측은 ‘다른 시스템에서는 단품 메뉴도 판매하기 때문에 문제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배민1에서 세트메뉴만을 판매하는 가맹점이라도 일반 배달 서비스에서는 단품 메뉴도 판매하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 되지 않는다”며 “이 역시 가맹점 개인 사업자 결정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법적 문제 소지를 떠나 유통업계 전문가들은 ‘나 몰라라’하는 본사 측 입장이 무책임하다고 꼬집는다. 이은희 인하대 교수(소비자학과)는 “가맹점주가 각각 개인 사업자라고 하지만, 본사의 영업방침 등을 따르는 동일한 브랜드 사업가들”이라며 “소비자 불만이 계속해서 커지는 상황에서 가맹점주 선택이라고 선을 긋는 형태는 본사 측의 책임회피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이 교수는 “좋은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해야 하는 역할을 지닌 본사는 단기간 매출, 수익 올리기에만 급급해 발생한 사안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교촌치킨은 2018년 외식 프랜차이즈 중 처음으로 배달비 2000원을 별도로 도입한 곳이다. 당시 치킨값 인상 대신 배달비를 받음으로써 우회적으로 가격 인상을 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원자잿값 인상을 이유로 주요 메뉴 가격을 500~2000원씩 올렸다. 
 
최근에는 기본 배달비를 기존 3000원에서 4000원으로 33% 인상하며 도마 위에 올랐다. ‘교촌오리지날’ 한 마리를 시키면 치킨값(1만6000원)의 25%가 배달비로 추가 지출되는 셈이다. 여기에 배달앱의 세트상품만 시켜먹어야 할 경우 치킨 한 마리를 먹기 위해 지불해야 할 돈은 약 3만원에 육박한다. 

라예진 기자 rayej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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