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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 3사, 재고부담에 원자잿값 상승까지 ‘이중고’

한국·금호·넥센 상반기 재고자산 총 3조7857억
상반기 선복 문제가 발목…하반기 완화 기대
천연고무·합성고무 등 핵심 재료 가격 급등

 
 
 
금호타이어 상용차용 타이어 '포트란e'. [사진 금호타이어]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 3사가 재고 증가와 원자잿값 상승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수익성에 빨간불이 들어온 것이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반도체 공급난 등 불확실성이 좀처럼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타이어업계의 불안감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 3사의 상반기 기준 재고자산은 총 3조7857억원으로 지난해 말(2조9817억원) 대비 27% 늘었다. 재고자산은 일상적인 영업활동과정에서 판매를 목적으로 보유하는 상품과 제품, 재공품, 원재료, 저장품으로 구성된다.
 
업체별로 보면 금호타이어의 증가 폭이 가장 컸다. 같은 기간 금호타이어의 재고자산은 5880억원에서 7885억원으로 34.1% 늘었다.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는 각각 2조3728억원, 6244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25.1%, 25.6%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타이업체들의 재고가 크게 늘어난 원인으로 물류대란을 지목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물류 차질이 올해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타이어 업체들이 재고를 처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코로나19 변이 확산 방지를 위해 중국 정부가 항만과 선박 운항 중단 등 강경책을 펼친 것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한 점도 물류대란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완성차업체들이 반도체 공급 문제로 신차 출고에 어려움을 겪은 것도 타이어 재고에 악영향을 미쳤다. 특히 반도체 공급난의 경우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에서 타이어를 비롯한 완성차 부품업계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완성차업계에서는 올해 반도체 부족으로 약 200만대가 출고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선복 문제로 타이어 업계가 재고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완성차업체의 생산 차질 역시 재고 증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물류의 경우 하반기에 어느 정도 완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물가 상승에 따른 수요 위축과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등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부산항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비용부담 확대에 수익성 곤두박질

원자잿값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는 점도 타이어 업계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천연고무와 합성고무 등 타이어에 들어가는 핵심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면서 원가 부담이 커진 것이다. 특히 해당 재료들이 모두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환율 역시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천연고무 1t당 가격은 지난해 205만원에서 올해 1분기 233만원으로 급증했다. 합성고무 1t당 가격도 223만원에서 235만원으로 12만원가량 올랐다. 카본블랙은 129만원에서 162만원으로 증가했다.
 
이는 타이어 3사의 2분기 실적에 그대로 반영됐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1752억원, 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 84.2% 감소했다. 양사 모두 매출이 같은 기간 대비 늘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비용 부담 영향이 상당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넥센타이어의 경우 3사 중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했다.  
 
다른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자국우선주의가확산되는 등 불확실성이 커지며 원재료값이 크게 상승했다”며 “환율의 경우 즉각적으로 적용되지는 않기 때문에 당장 영향을 미치진 않지만, 불안 요소”라고 설명했다.

이건엄 기자 Leek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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