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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예금, 투자 시기?…“은행PB 고객은 오히려 달러 매도 중”

원·달러 환율 13년 만에 최고점…1400원 예측도 나와
달러 가치 높아지자 금리 높은 달러예금에 관심↑
전문가들 “지금 달러 사면 환차손 커질 수 있다”

 
 
8일 명동 하나은행 본점에 환율 안내가 나오고 있다. 지난 7일 원·달러 환율은 급등하며 13년 5개월 만에 1380원대를 뚫었다. [연합뉴스]
‘킹달러(달러 초강세)’로 달러 가치가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자금이 달러예금으로 몰리는 모습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금에 와서 투자 목적으로 달러를 사는 것은 ‘역투자’라고 말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가격 변동에 따른 환차손을 볼 수 있다는 조언이다.
 

달러 치솟자 달러예금에 관심 높아져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글로벌 인플레이션 지속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달러로 자금들이 몰리는 모습이다. 특히 달러예금에 자금을 넣어 두려는 고객들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에 달러예금 잔액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개인과 기업들이 은행에 넣어둔 달러예금 잔액은 7월 말 764억7000만 달러(약 105조7300억원)로 전달보다 28억6000만 달러(약 3조9550억원) 증가했다. 한은은 이와 관련해 원·달러 환율 상승 기대감이 작용했다고 전했다. 
 
원/달러 환율은 6월 중에 1280.8원을 기록했고 7월 중에는 13년 만에 처음으로 1300원을 돌파해 1307.5원까지 높아졌다. 당시에도 고점이라는 분석이 나왔지만 9월 7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1380.3원까지 치솟았다.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4월1일에 기록한 1392.0원 이후 가장 높았다. 8일 오전 10시54분 현재는 0.33% 떨어진 1381.40원에 거래중이다.
 
은행업계는 달러예금 잔액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8월 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잭슨홀 회의에서 강력한 긴축을 전한 바 있어 달러 강세가 장기간 유지될 것이란 예측에 따라 달러 매수 심리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달러예금 금리도 높은 수준을 보여 고객들의 관심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1년 만기 달러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 7일 기준으로 연 3.59~3.85%로, 보통 3%대 중반을 기록 중인 원화 정기예금 금리보다 다소 높은 모습이다.   
 

은행 PB “달러예금 안정적이지만 환차손도 따져야”

[사진 네이버 카페 '동탄맘들모여라' 사진 캡처]
달러가 치솟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달러 투자 적기는 지났다고 조언했다. 지금 원화를 달러로 바꾸기에는 가격이 너무 높다는 조언이다. 환율 변동성이 큰 만큼 섣불리 달러를 사게 되면 손실만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병주 하나은행 클럽원 한남 PB센터 지점장은 “은행 현장에서는 VIP 고객들이 달러를 사고 있지 않고, 오히려 달러를 팔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달러예금이라도 만기 시점에 와서 원화로 바꿀 때 환율이 떨어지면 그만큼의 환차손을 보기 때문에 원화로 환전을 하는 타이밍을 보고 있는 고객들이 많다”고 말했다.  
 
김 지점장은 “달러예금 금리가 높아도 환율에서 손해를 볼 수 있어 급하게 달러 매수를 하는 건 좋지 않다”고 조언했다.  
 
지금처럼 달러 변동성이 높은 상황에서는 달러 투자가 주식 투자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인응 우리은행 영업본부장은 “달러가 이렇게 비싸졌는데 달러를 사서 예금한다는 건 무모한 투자로 보인다”며 “환투자가 주식투자보다 위험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원/달러 환율을 1500원, 2000원을 기대하는 건 희박한 확률에 기댄 투자”라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원/달러 환율이 1400원까지 갈 수는 있지만 하락세로 돌아서게 되면 그 폭은 그만큼 클 수밖에 없어 역투자가 될 수 있다”며 “달러예금 자체는 안정적일 수 있지만, 그 가치가 변동되면 결국 손실이 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용우 기자 yw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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