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들 ‘메타버스는 우리가 원조’라고 하는 이유 [메타버스 열풍은 계속된다①]
메타버스, 가상 뜻하는 메타(Meta)와 세상 의미 유니버스(Universe) 합친 말
넥슨 메타버스 플랫폼 ‘메이플스토리 월드’ 국내 시범서비스 시작
컴투스 그룹, 컴투버스 통해 메타버스 로드맵 공개
크래프톤, 2023년 출시 목표 크립토 메타버스 프로젝트 ‘미글루’ 개발
코로나19 이후 시작된 ‘메타버스’ 열풍은 올해도 계속되는 모습이다. 특히 온라인 생태계 구축에 나름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게임사들은 메타버스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메타버스는 가상·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세상·우주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를 합친 말이다.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의 가상세계를 뜻한다. 사실 메타버스라는 개념은 최근 등장한 것이 아니다. 메타버스의 개념은 1992년 닐 스티븐슨(Neal Stephenson)의 과학소설 ‘스노우 크래시(Snow Crash)’에서 처음 언급됐다.
해당 작품 속에서 메타버스는 고글과 이어폰, 즉 시청각 출력장치를 이용해 접근하는 가상세계로 규정된다. ‘아바타(Avatar)’라는 개념도 스노우 크래시에서 등장한다. 아바타란 가상세계에서 자신의 분신을 뜻하는 말로, 산스크리트어 ‘아바따라’에서 유래됐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은 아바타라는 가상의 신체를 빌려야만 가상 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
대중들에게 있어 메타버스라는 용어 자체는 생소할 수 있다. 하지만 대중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메타버스 관련 콘텐츠를 경험해 왔다. 2003년 출시된 온라인 가상현실 플랫폼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 속 분신을 비롯해 ‘싸이월드 미니미’, 각종 온라인게임 캐릭터들이 아바타의 대표적 예다. 2009년에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동명의 공상과학(SF) 영화를 만들기도 했다.
게임사들이 메타버스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이미 다수의 온라인세상 구축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넥슨은 최근 메타버스 플랫폼 ‘메이플스토리 월드’의 국내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메이플스토리 월드는 넥슨의 대표 IP ‘메이플스토리’의 방대한 리소스를 활용해 누구나 본인만의 월드(콘텐츠)를 직접 제작, 공유하고 다른 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이다. PC와 모바일에서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한다.
이용자는 본인만의 개성을 표현하는 아바타를 꾸며 친구들과 소통할 수 있으며, 메이플스토리 월드에 만들어진 수많은 월드를 탐험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플레이할 수 있다. 대표 월드로는 ▶메이플스토리 월드를 함께 즐길 파티원을 모집할 수 있는 ‘센트럴 시티’ ▶몬스터를 수집해 나만의 농장을 가꿀 수 있는 ‘몬스터 농장’ ▶채광을 하면서 깊숙한 광산을 탐험하는 ‘광부 시뮬레이터’ 등 독특한 재미를 지닌 콘텐츠들이 준비됐다.
아울러 유저들은 플랫폼 내 제작 툴을 활용해 나만의 아이디어를 구현하고 다른 이들에게 선보이는 것도 가능하다. ‘메이플스토리’의 아트, BGM 등 방대한 리소스를 비롯해 본인이 직접 만든 UGC를 활용할 수 있으며 루아 스크립트를 사용해 정교하게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도 가능하다.
넥슨은 이번 시범 서비스를 통해 메이플스토리 월드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적극 청취하겠다는 방침이다. 크리에이터들이 제작한 월드나 아바타 의상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능은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서비스 지역 또한 추후 글로벌 대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컴투스 그룹도 최근 그룹의 메타버스 전문 기업 컴투버스를 통해 메타버스 관련 로드맵을 공개했다. 컴투스의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에 ‘아일랜드’라고 하는 공간 개념이 적용되며, 총 9개의 ‘아일랜드’가 모여 월드가 완성된다. 아일랜드에는 서비스 및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건물과 메타버스 오피스, 도로, 교통, 자연환경 등의 입지가 구축되고 커뮤니티와 일반 유저들의 공간으로 확장될 예정이다.
컴투버스는 모든 이용자들에게 개방된 퍼블릭 영역과 분양받은 대지와 건물 공간인 프라이빗 영역으로 나눠 설계되고 있다. 특히 컴투버스가 제공하는 인프라를 통해 누구나 경제·사회·문화 활동을 창조해갈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홍승준 컴투버스 개발본부장은 “컴투버스의 공간은 셀, 블록, 아일랜드의 단위로 구성된다. 100개의 셀이 모여 하나의 블록이 되고 다시 900개의 블록이 모여 하나의 아일랜드를 이루게 되는데, 아일랜드 하나의 크기는 현실 속 축구장 약 3200개의 규모”라며 “대규모 사용자의 접속을 위해 스페이스 스케일링이라고 하는 새로운 서버 프레임웍 기술로 이를 지원할 예정이며, 현재 특허 출원도 준비 중이다”고 밝혔다.
크래프톤은 오는 2023년 출시를 목표로 C2E 기반의 3D 월드 크립토 메타버스 프로젝트 ‘미글루’를 개발중이다. 크래프톤이 강조하는 C2E는 크리에이터가 콘텐츠를 생산해 돈을 벌 수 있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크래프톤이 개발을 맡고 네이버제트가 서비스 기획, 파트너십 확보 등을 담당해서 개발 중인 미글루는 방대한 월드를 기반으로 이용자들이 땅을 사고 건물을 건설할 수 있으며, 그 곳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모바일게임 ‘바람의나라:연’을 개발한 슈퍼캣도 네이버제트와 함께 2D 메타버스 플랫폼 ‘젭(ZEP)’을 선보였다. 젭은 웹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2D 그래픽으로 만들어졌다. 기존 온라인 회의 프로그램과 달리 별도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아도 플랫폼에 접속할 수 있다. 플랫폼 안에선 참여자의 노트북 화면을 공유할 수 있고, 영상, 음성 등으로 회의를 진행할 수도 있다.
게임사, 메타버스 활용 게임법 적용 피하기 위해 눈독
게임사들이 메타버스에 눈독을 들이는 또 다른 이유는 메타버스를 활용해 게임법 적용을 피하기 위함이다. 현재 NFT 기술을 활용한 P2E 게임들은 국내에서 정상적인 서비스를 할 수 없다. 게임물관리위원회가 게임 아이템 현금화 가능성이 사행성을 조장할 수 있다는 이유로 NFT 활용 게임에 대한 등급분류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서비스되는 모든 게임은 연령등급을 받아야 하며, 등급분류가 취소되면 서비스를 이어갈 수 없다.
반면 네이버제트가 운영 중인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는 플랫폼 안에서 유저들이 경제활동을 하고 수익을 얻는 것이 가능하다. 게임이 아닌 엔터테인먼트로 분류돼 게임법의 영향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메타버스와 게임을 구분하는 것과 관련해 여전히 많은 논의가 오가고 있지만, 일단은 게임법 적용을 피할수 있다는 점에서 게임사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아울러 메타버스가 고도화될수록 게임사들의 온라인세상 구축 경험을 무시할 수 없기에, 기존 메타버스 업체들도 게임사와의 협업 강화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원태영 기자 won77@edaily.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현대제철, 양궁 꿈나무 위한 '양궁장 체험 행사' 개최
2"中 직구 플랫폼 주의" 아동 겨울옷서 유해물질 검출…622배 초과
3“AI 제조기기, 스마트팩토리와는 다르죠”...그가 꿈꾸는 소각장은 달랐다
4현대차, ‘2025년 미래모빌리티학교’ 참가 모집
5에드워드 리, 두부 이어 두유도…매일유업 앰서버더 꿰찼다
6전세사기 피해자 938명 추가 인정…누적 2만 4668명
7맘스터치 ‘리로케이션’ 지원 뭐길래…“평균 매출 265% 증가”
8“최대 80% 할인”…무신사, ‘무진장 24 겨울 블랙프라이데이’ 시작
9‘2024 친환경건설산업대상’ 국토부 장관상에 GS건설…총 9개 사 수상 영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