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치솟는 가격에도 한국은 여전히 ‘테슬라 앓이’

BMW·벤츠·아우디 다음으로 많이 팔린 브랜드
올해만 다섯 차례 가격 인상했지만 인기 여전

 
 
최근 부진했던 테슬라가 한국 시장에서 다시 반등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 세계 1등 전기차 브랜드는 달랐다. 올해 들어 7월까지 판매 실적이 전년 대비 반토막나며 주춤했던 테슬라(Tesla)가 두 달간 공급량을 늘리며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무분별한 가격 인상과 부족한 서비스센터 문제에도 미래지향적인 이미지와 독보적인 기술력이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모양새다.
 
6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테슬라코리아는 올해 1~9월 누적 기준 1만3032대를 판매했다. 올해 들어 7월까지만해도 테슬라의 판매 실적은 전년 대비 42% 감소한 6746대에 머물렀지만, 최근 두 달(8~9월)간 6000대 이상을 판매하며 단숨에 실적 개선했다. 
 
올해 1~9월 누적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1만6288대)과 비교해 약 20% 감소했지만, 전 세계적인 반도체 수급난 등을 감안하면 선전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테슬라의 올해(1~9월) 한국 판매 실적은 BMW(5만7756대), 메르세데스-벤츠(5만6110대), 아우디(1만4470대) 다음으로 좋다.
 
한국 시장에서 테슬라가 경쟁력을 이어갈 수 있는 원인으로는 크게 세가지가 꼽힌다. 전기차 수요 급증과 미래지향적 브랜드 이미지 그리고 차량 성능이다.
 
테슬라는 내연기관차 없이 순수 전기차만 생산해 판매하는 브랜드다. 최근 한국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테슬라가 수혜를 보고 있다. 올해 들어 9월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11만9841대다. 이는 전년 동기(69023대) 대비 약 74% 늘어난 수치다.
 
테슬라만의 미래지향적인 브랜드 이미지와 기술력도 소비자들의 마음을 흔드는 요소다. IT 전문매체 씨넷(CNET)이 테슬라 보유자에 대한 만족요인 설문조사(2019년 3월)를 실시한 결과, 테슬라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로 ‘미래지향 이미지 등 보유 자체의 즐거움’(91%)이 꼽혔다. ‘반자율주행(Autopilot) 기능에 대한 확신’(72%), ‘광고 수준과 동일한 주행가능 거리’(63%)도 실제 차량 보유자들의 높은 선택을 받은 항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처럼 전기차가 주목을 받기 이전부터 테슬라는 이 시장에 주목했다. 내연기관차에 집중하던 제조사가 최근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테슬라는 선구자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며 “주행거리 등은 타 브랜드가 많이 따라온 상황이지만, 오래 전부터 쌓아온 빅데이터를 보유한 테슬라가 자율주행 부문에서 앞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잘 나갈 때 신뢰 쌓아야

잠시 주춤했던 테슬라가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이 같은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시장의 신뢰를 쌓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시장에서 신뢰를 저해할 수 있는 요인으로는 잦은 가격 인상과 서비스센터 부족 등이 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 한국에서 다섯 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대표 모델인 모델3의 경우 지난해 5479만원에 판매되던 스탠다드 트림의 가격이 올해 7034만원까지 올랐다. 롱레인지 트림의 가격은 5999만원에서 8470만원으로 인상됐다.
 
모델3에 이어 국내 출시된 모델Y의 경우 지난해 롱레인지 트림 가격이 6999만원이었지만 올해 9665만원으로 올랐다. 퍼포먼스 트림의 가격은 7999만원에서 1억473만원으로 인상됐다.
 
판매 실적 대비 부족한 서비스센터의 개선도 필요한 부분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테슬라 서비스센터가 국내에 9곳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이는 연간 판매량이 1000~2000대 수준인 푸조(18곳)보다 적은 수준이다. 테슬라와 판매 실적이 비슷한 볼보자동차의 경우 전국 32개 서비스센터를 운영 중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테슬라는 빠른 시일 내 인프라 개선 등을 통해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하고, 고객 신뢰에 보답해야 한다”며 “서비스 불편이 심화되면 소비자 불만을 넘어 불매운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지완 기자 anew@edaily.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일론 머스크, 인도네시아서 '스타링크' 서비스 출범

2취업 준비하다 봉변...日 대학생 인턴, 10명 중 3명 성희롱 피해

3주유소 기름값 또 하락...내림세 당분간 이어질 듯

4아이폰 더 얇아질까..."프로맥스보다 비쌀 수도"

5 걸그룹 '뉴진스', 모든 멤버 법원에 탄원서 제출

6 尹 "대한민국은 광주의 피·눈물 위 서 있어"

7성심당 월세 '4억' 논란...코레일 "월세 무리하게 안 올려"

8 尹,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유가족과 입장

9심상치 않은 친환경차 부진...“그래도 대안은 있다”

실시간 뉴스

1일론 머스크, 인도네시아서 '스타링크' 서비스 출범

2취업 준비하다 봉변...日 대학생 인턴, 10명 중 3명 성희롱 피해

3주유소 기름값 또 하락...내림세 당분간 이어질 듯

4아이폰 더 얇아질까..."프로맥스보다 비쌀 수도"

5 걸그룹 '뉴진스', 모든 멤버 법원에 탄원서 제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