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식 대표, ‘유플러스 3.0’ 시대로 ‘만년 3위’ 꼬리표 뗄까 [이통3사 CEO 열전③]
2025년까지 비통신사업 매출 비중 30% 목표
구독 플랫폼 유독 선보여 MZ 세대 타깃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최근 플랫폼 사업으로의 전환을 통해 ‘유플러스 3.0(U+3.0)’ 시대를 열겠다고 선포했다. 라이프스타일-놀이-성장케어 등 3대 신사업과 웹(WEB) 3.0으로 대표되는 미래기술을 ‘4대 플랫폼’으로 구성해 고객경험 혁신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포부다. 이번 변화를 통해 ‘만년 3위’라는 꼬리표를 떼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62년생인 황현식 대표는 한양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산업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황 대표는 1999년 LG텔레콤에 입사해 강남사업부장, 영업전략담당 등을 역임하며 B2C 영업 및 영업 전략을 두루 경험했다. 그룹 내 대표적인 ‘영업통’으로, LG유플러스 내부에서 성장한 첫 CEO 취임 사례이기도 하다.
‘찐팬’ 전략 강조…유플러스 3.0 시대 비전 밝혀
취임 당시 ‘고객 중심 경영’을 키워드로 하는 이른바 ‘찐팬(충성고객)’ 전략을 강조했던 황 대표는 최근 ‘유플러스 3.0(U+3.0)’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라이프스타일-놀이-성장케어-웹3.0 등 ‘4대 플랫폼’을 통해 고객과의 디지털 접점을 확대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을 심층적으로 이해해 고객의 체류시간을 늘리는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황 대표는 지난해 기자간담회에서 2025년까지 비통신사업 매출 비중을 30%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중장기 성장전략을 통해서는 5년 뒤인 오는 2027년에 비통신사업 매출 비중을 40%까지 확대하고, 기업가치도 12조원까지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황 대표는 “과거 텔레콤-데이콤-파워콤이 각각 유무선 사업을 전개하던 시기를 ‘1.0’, 3사 합병 후 LTE와 5G를 기반으로 통신사 선도 이미지를 구축하고 한 단계 도약한 시기를 ‘2.0’으로 볼 수 있다”며 “이제 전통적인 통신 사업영역을 넘어 데이터와 기술 기반으로 고객 중심 플랫폼과 서비스를 만들어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U+3.0’ 시대를 열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은 통신사업에서의 디지털화를 가속해 고객의 일상 전반의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디지털화 수준이 낮은 통신사업에서 DIY요금제/eSIM 등을 통해 디지털 접점을 늘려나가고, 고객의 데이터를 면밀히 파악해 일상에서 자주 이용할 수 있는 ‘구독’, ‘루틴’ 서비스와 연계해 나갈 계획이다. 황 대표는 “MZ세대가 주목하는 대표 키워드가 ‘구독’과 ‘루틴’인데, 이에 맞춰 지난 7월 구독플랫폼 ‘유독’을 출시했고 향후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영역을 더욱 넓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놀이플랫폼은 LG유플러스가 제공하는 콘텐츠와 OTT 라인업을 확대해 TV, 아이돌 등 여러 포맷으로 고객이 여가를 보낼 수 있는 서비스로 구성된다. LG유플러스의 U+tv는 실시간 채널과 OTT의 데이터를 통합해 시청경험을 혁신하는 솔루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성장케어 플랫폼은 LG유플러스의 영유아 가정을 위한 국내 최고 서비스인 ‘아이들나라’를 모바일 중심 ‘키즈 OTT’로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인터렉티브 학습 콘텐츠를 통해 아이뿐만 아니라 부모도 몰입할 수 있는 서비스를 확대하고, 육아와 교육에 필요한 선생님, 교보재 상품을 맞춤형으로 제안하는 커머스 플랫폼도 구축해 아이의 성장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LG유플러스는 차세대 기술 트렌드인 웹3.0에 따라 고객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사업모델도 발굴할 계획이다. 고객들의 플랫폼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아이돌/콘텐츠 NFT 등 웹3.0 방식의 보상체계를 마련하고, 메타버스 등 기술영역의 연구개발(R&D)과 스타트업 투자를 확대해 핵심 미래기술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황 대표는 “차원이 다른 고객경험 혁신을 위해서는 고객이 유플러스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간이 길어져야 한다”며 “유플러스의 플랫폼에서 고객의 모든 시간이 소비되도록 4대 플랫폼 사업을 치열하게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황 대표의 포부와 달리 시장의 반응은 아직 뜨뜻미지근한 상황이다. ‘3.0’이라는 키워드를 내세웠으나 사실상 경쟁사들이 내세우고 있는 ‘탈통신 전략’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LG유플러스는 국내 통신 3사 중 3위 사업자로, ‘만년 3위’라는 꼬리표를 떼고자 오래전부터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실제로 지난 2019년 5G 도입 초창기에는 발 빠른 고객 확보로 기존의 5(SKT):3(KT):2(LGU+) 이동통신 점유율 구도를 4:3:3 구도로 변화시키는 데 성공했으나 현재는 다시 5:3:2로 회귀한 상황이다.
‘영업통’의 한계? 이동통신 점유율 과거로 회귀
실적에서도 아직은 경쟁사 대비 부족한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통신 3사 매출을 살펴보면 KT가 12조5899억원, SK텔레콤이 8조5671억원, LG유플러스가 6조7942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LG유플러스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보다 매출은 0.4%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6.3%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앞서 LG유플러스는 5G 도입 초기, 반짝 점유율 상승에 성공했으나 이후 경쟁사인 KT와 SK텔레콤에 다시 점유율을 내주게 됐다”며 “통신업계에서는 전략통이었던 하현회 부회장 대신 영업통인 황현식 대표가 공격적으로 점유율 늘리기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으나 결과적으로 성공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원태영 기자 won77@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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