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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진출하는 토스…빛바랜 초반 기대감 [이코노 EYE]

토스, 알뜰폰사업자 인수…연내 ‘토스모바일’ 서비스 시작
인수 발표 당시, FHD 볼 수 있는 5Mbps 제한 요금제 제안
최근 제한 속도 3Mbps로 내려 서비스 저하 비판 여론 ↑

 
 
토스모바일 홈페이지 안내 사항. [사진 토스모바일]
“요새 알뜰폰 요금제가 어떤지 알고 이 가격에 내놓나”
 
최근 알뜰폰 사업 진출에 나선 토스가 질타를 받고 있습니다. 새롭게 선보이는 알뜰폰 요금제의 가격과 데이터 구성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토스는 지난 7월 알뜰폰사업자(MVNO) ‘머천드코리아’를 인수했습니다. 당시 토스는 “토스가 금융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시간과 비용을 아끼고 사회적 효용을 만들어낸 것처럼, 알뜰폰 가입 고객의 불편함 해소와 통신비 절감에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이달 4일부터는 인수작업을 마무리하고 머천드코리아의 사명과 홈페이지를 ‘토스모바일’로 바꿔 선보였습니다.
 
토스는 토스모바일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개시하기 전 일부 토스 이용자를 대상으로 사전 선호도 조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무작위 설문을 통해 어떤 요금제가 최적일지 테스트 해보는 작업입니다. 토스 측에 따르면 최근(10월 초)까지 수 차례 선호도 조사를 실시했으며, 출시 전까지 추가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제일 먼저 인수 발표 후 지난 7월 토스는 곧바로 월 2만원에 데이터 5GB(데이터 소진 후 속도제한 5Mbps) 요금제를 포함한 알뜰폰 요금제 선호도 조사를 시행했습니다. 이 선호도 조사에서는 모든 요금제에 속도제한 5Mbps가 적용되는 것으로 가정됐습니다.
 
지난 7월말 토스모바일 요금제 선호도 조사. [토스 앱 캡처]
통신업계에 따르면 5Mbps는 1080p(FHD) 해상도의 영상 시청을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는 속도입니다. 타사의 기존 알뜰폰 요금상품 중에서도 2만원 이하 가격에 5GB 이상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상품은 많았지만, 속도제한 5Mbps를 제공하는 요금상품은 좀처럼 찾기 어려웠죠.
 
경쟁사인 국민은행 알뜰폰 KB리브엠의 경우 ‘LTE든든무제한7GB+(LG유플러스망)’라는 2만1900원짜리 요금제가 있습니다. 월 데이터 제공량이 7GB지만, 속도제한은 1Mbps에 불과하죠. 또한 알뜰폰에서 속도제한 5Mbps가 적용되는 요금제는 대개 4만원에 육박하는 고가 요금제입니다.
 
이 때문에 첫 선호도 조사 후 더 ‘가성비’ 좋은 알뜰폰 요금제를 기다리던 이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5Mbps 무제한이면 완전 ‘혜자’ 아니냐” “5Mbps 무제한은 기본이 3만원 시작인데 나쁘지 않은 가격” 등의 반응이 줄을 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사전 선호도 조사를 보면 많이 달라진 모양입니다. 이용자별로 조금 다르나 종합해 보면, 가장 저렴한 요금제는 월 2만9000원에 10GB(3Mbps 속도제한) 데이터 제공으로 나타났습니다. 3Mbps는 유튜브 기준 720p, 넷플릭스 기준 480p 수준에 권장되는 속도입니다. ‘볼만한’ 화질과 프레임은 포기해야 하는 셈이 됐죠.
 
10월 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 유저가 제시받은 토스모바일 요금제 사전 선호도 조사. [사진 토스 앱]
이에 여론은 완전히 뒤집어졌습니다. 한 네티즌은 “처음 선호도 설문조사를 할 때는 꽤 합리적인 요금제였는데 갑자기 이상하게 바뀌었다”며 “이대로면 가입할 사람이 별로 없을 텐데 계약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고 지적했습니다. 이 밖에도 “알뜰폰 써 본 것은 맞냐” “통신 3사 선택약정이 더 저렴할 것 같다” 등 비판의 목소리가 줄지었죠.
 
토스 측은 그간의 사전조사들은 단지 ‘선호도’ 조사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토스 관계자는 “한 번의 선호도 조사에도 고객마다 요금제 스펙은 다양하게 나타난다”며 “선호도 조사는 어떤 요금제에 반응하는지 알아보기 위한 것일 뿐, 실제 요금제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선호도 조사를 보면 ▶데이터 적게 쓰는 경우 ▶토스페이 온라인 결제 이용하는 경우 ▶토스 등록 카드 오프라인 결제하는 경우 ‘페이백’을 해주겠다는 단서를 달아놓았습니다. 일각에서는 요금제가 ‘비싸다’는 지적을 피하기 위해 ‘눈 가리기’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기본요금’ 자체가 저렴한 게 중요하다는 것이죠.
 
물론 토스가 우리 금융 생활에 끼친 영향은 무시할 수 없습니다. 간편송금부터 은행예금, 주식투자, 공공업무, 콘텐츠까지 매우 광범위합니다. 실제 빅데이터 전문기업 TDI 조사를 보면 올해 9월 기준 토스 앱 설치 기기는 1950만대로 국민 절반가량이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죠. 최근 기업가치 평가액은 9조원을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토스가 이 자리까지 올라온 건 이용자를 우선했기 때문일 겁니다. 그러나 최근 개인정보 판매 이슈 등 실망스런 모습도 비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토스 측에 따르면 토스모바일은 연내 출시된다고 합니다. 정식 출시 전, 토스가 다시금 소비자의 편익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윤형준 기자 yoonb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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