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난창=신화통신) 날씨가 맑았던 지난 11일, 장시(江西)성 주장(九江)시 두창(都昌)현 시위안(西源)향 탕커우(塘口)촌 주민 돤칭셴(段慶縣)은 아침 일찍 집을 나설 채비를 마쳤다. 사탕(沙塘)촌 주민 차오러야(曹樂亞)와 호수 주변을 돌아다니며 쓰레기를 줍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돤칭셴은 잊지 않고 나일론 포대와 장화도 챙겼다.

장시성에 7월부터 가뭄이 지속되고 창장(長江) 수위가 하락하면서 포양후(鄱陽湖)의 면적도 풍수기 때보다 90% 줄었다. 평년보다 100일 일찍 갈수기에 들어선 것이다. 호수 바닥이 드러나면서 그 안에 버려졌던 그물과 통발 등도 함께 모습을 보였다.

돤칭셴은 두창현 포양후 야생동물구호협회 회장을, 차오러야는 시위안향 고니보호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두 사람 모두 과거엔 어민이었지만 지금은 자원봉사자가 돼 조류 보호에 힘쓰고 있다.

다친 철새를 구조하는 것 말고도 조류보호 자원봉사자들이 해야 하는 중요한 업무가 바로 호수 주변 쓰레기 청소다. 돤칭셴은 "그물은 철새 날개에 걸릴 위험이 있고 통발은 새를 가둘 수 있다"며 "낚시꾼들이 버리고 간 부패한 미끼와 죽은 물고기 등도 철새에게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위안향의 호안선은 풍수기에 30㎞를 넘지만 올해는 가뭄으로 10여㎞만이 남았다. 이날 오전 돤칭셴은 호안선을 따라 걸은 지 고작 몇 분 만에 첫 번째 '수확'을 거뒀다. 바로 버려진 미끼 봉지를 주운 것이다. 그는 "분명 낚시꾼이 버리고 간 것"이라며 "낚시꾼을 만날 때마다 호수 환경을 생각해 달라고 당부한다"고 말했다. 그는 호수 주변에서 자주 보이는 쓰레기로는 등나무 막대기와 죽은 물고기, 빈 술병, 썩은 말뚝 등이 있다고 덧붙였다.

오전 11시까지 두 사람은 포대 6개를 가득 채웠다. 쓰레기 무게만 50㎏이 넘었다. 돤칭셴은 모든 쓰레기를 줍지는 못한다고 말하며 "너무 무겁거나 부피가 큰 것은 사진을 찍어 대략적인 위치를 기억해둔 뒤 환경위생관리소에 보고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시위안현에서만 비슷한 청소 활동이 매주 1회 이상 진행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총 7차례 진행됐다. 월동 철새가 포양후에 도래한 뒤에는 그 빈도수를 더욱 늘린다.

이와 비슷한 작업들이 포양후 주변에서는 흔하다. 주장시 후커우(湖口)현 창장상괭이협조순찰대 대원들은 국경절 연휴(10월 1~7일) 기간 물이 마른 호수 주변에 쌓인 폐어망을 청소했다. 다시 풍수기가 됐을 때 상괭이가 그물에 걸려 다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우옌량(吳彥亮) 상라오(上饒)시 포양후습지생태보호센터 부주임은 현재까지 민간 환경보호기관과 협력해 40여 차례 '그물 치우기' 활동을 진행했다며 "향후 경력이 많은 순찰원과 관측원을 고용해 드론이나 수상순찰 등의 방식을 도입, 철새의 활동을 관찰할 계획"이라며 "철새나 서식지 환경에 위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즉시 대응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웨(李躍) 두창현 철새자연보호구관리국 국장은 "2012년부터 누적 150만 위안(약 2억9천809만원) 이상을 투자해 마을에 생태보호와 관련된 사회조직 6개를 꾸렸다"며 "현재 50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함께 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양후는 중국에서 가장 큰 담수호로 매년 10월이면 70여만 마리의 월동 철새가 이곳을 찾는다. 그중에는 황새 같은 희귀 조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창장상괭이의 소중한 서식지가 돼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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