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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인재 뺏고 뺏긴다…자산운용업계는 ‘인력 쟁탈’ 전쟁 중

김승현 미래에셋 ETF마케팅팀장, 한투운용으로 이적
‘인력 풀(Pool)’ 큰 삼성·미래운용 출신 이동 잦아

 
 
서울 여의도 증권가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커지면서 자산운용사 사이에 치열한 인력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국내 ETF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물론 중소형 운용사들도 점유율 확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인재 영입에 나서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승현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마케팅팀장은 24일부터 한국투자신탁운용 디지털ETF마케팅본부 부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디지털ETF마케팅본부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 브랜드인 ‘ACE’와 타깃데이트펀드(TDF) 등의 마케팅을 담당한다. 대표이사 직속으로 편제된 만큼 한투운용의 핵심 부서 중 하나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최근 ETF 사업을 중심으로 ‘환골탈태’하고 있다. 올해 2월 한국 ‘ETF의 아버지’로 불리는 삼성자산운용 출신 배재규 대표를 신임 대표로 영입했고, 올해 6월엔 김찬영 디지털ETF마케팅본부장과 박희운 솔루션운용본부장을 연달아 영입했다. 두 사람 모두 삼성자산운용 출신이다. 석 달 후인 9월엔 ETF 브랜드도 기존 킨텍스(KINDEX)에서 에이스(ACE)로 전격 교체했다. 대표이사부터 브랜드까지 ‘낡은 옷’을 모두 버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김남기 ETF운용 부문 대표(전무)는 2020년 삼성운용에서 미래에셋운용으로 적을 옮겼다. 신한자산운용은 지난해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팀장 출신인 김정현 ETF운용센터장을 영입했다. 김수정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마케팅 담당은 SK증권에서 ETF 분석을 맡던 애널리스트 출신이다.  
 
국내 ETF 시장이 커지면서 ETF 관련 인재들의 이동도 늘어나고 있다. 2021년 533개였던 국내 상장 ETF 수는 올해 9월 622개로 늘었다. 국내외 증시가 큰 조정을 받는 상황에서도 다양한 ETF가 시장에 새롭게 등장했다. 비슷한 상품들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실력이 좋은 운용 인력을 영입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인력 쟁탈전의 주요 타깃은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다. 18일 기준 삼성운용은 43.7%, 미래에셋운용은 37.7%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남은 20%의 점유율 확보를 위해 3~10위권 자산운용사 간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두 회사의 ETF 인력이 90명에 달하는 만큼 영입할 인재 풀(Pool)이 크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운용업계 안팎에선 “한 다리 건너면 모두 아는 사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과거 한 회사에서 일했던 이들이 지금은 라이벌 회사에 있지만, 내년엔 다시 동지가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한투운용처럼 옛 회사에서 합을 맞춘 인물들이 전혀 다른 회사로 모이는 경우도 있다. 팀 단위 이직이 잦은 증권사 투자은행(IB) 부문과 비슷한 맥락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최근 각 운용사가 ETF 전략을 확충하면서 인재 영입에도 보다 적극적인데, 뺏고 뺏기는 이직 과정에서 운용사 임원들 간에 설전이 벌어지는 경우도 있었다”며 “삼성과 미래에셋 출신이 많다 보니 해당 운용사에서의 이직도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허지은 기자 hurj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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