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색 맞추기?"…자본시장법 개정, 女 '사외이사'만 늘었다
여성 사내이사 비중은 제자리걸음
올해 자본시장법 개정 이후 국내 주요 기업의 여성 등기임원 비중이 늘었지만, 대부분 사외이사에 편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가운데 올해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353개 기업의 등기임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5일 밝혔다.
올해 상반기 기준 등기임원 2506명 중 여성 등기임원은 221명으로 비율은 8.8%로 집계됐다. 2년 전 여성 등기임원 비율이 3.9%(2464명 중 95명)였던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다만 사외이사의 여성 비중이 늘어난 데 비해 사내이사 여성 비중은 제자리걸음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상반기 사내이사 가운데 여성 비중은 2.3%(1200명 중 28명)로 2년 전(2.3%·1305명 중 30명)과 비교해 별 차이가 없었다.
여성 사내이사 28명 가운데 오너 일가는 16명, 전문경영인은 12명이었다. 대표적 오너일가 여성 사내이사로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현정은 현대엘리베이터 회장,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 장영신 애경케미칼 회장, 정성이 이노션 고문, 김선희 매일유업 부회장, 임상민 대상 전무 등으로 나타났다.
전문경영인 사내이사로는 네이버 최수연 대표, 유명순 한국씨티은행 은행장, 박정림 KB증권 대표, 조희선 한세실업 대표 등 대표이사 등이 있다.
반면 회사에 상근하지 않는 사외이사 중 여성 비중은 2020년 상반기 5.6%(1159명 중 65명)에서 올해 상반기 14.8%(1306명 중 193명)로 9.2%포인트(p) 증가했다. 여성 사외이사들 가운덴 학계 출신이 94명(49%)이 가장 많았다. 관료 18%(34명), 재계 17%(33명), 변호사 10%(19명), 회계사 4%(8명), 언론 2%(4명) 출신이 뒤를 이었다.
남성 사외이사의 경우 관료(36%), 학계(34%), 재계(18%), 변호사(4%), 세무회계(3%) 순으로 많았다. 관료 출신 사외이사의 72%는 판사·검사 등 법조 출신으로 조사됐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등기임원 내의 여성 이사 비중이 늘긴 했지만, 이사회의 다양성 확보를 통해 의사결정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높이자는 법의 본질적 목적에 부합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평가했다.
이병희 기자 leoyb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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