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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어닝쇼크’ SK바사…‘SKBS 3.0’으로 글로벌 기업 도약할까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 내년부터 공급 재개
“연구개발 역량 키우고 글로벌 협력 강화할 것”

 
 
1일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이 국내외 애널리스트와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고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사진 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올해 3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가운데 백신 사업에 방점을 둔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전략이 필요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안재용 사장 “SKBS 3.0으로 글로벌 기업 도약할 것”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1일 서울 여의도 NH금융타워에서 국내외 애널리스트 및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고 “백신 연구개발(R&D)과 생산 기반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사업 전략을 실행하겠다”며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공유했다.
 
안 사장이 이날 공개한 성장 전략은 ‘SKBS 3.0’. 여러 종류의 백신을 개발해온 기술력과 자본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겠다는 것이 골자다.
 
구체적으로 안 사장은 백신 사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인 스카이코비원을 개발한 경험을 살려 해외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스카이코비원은 안전성이 검증된 합성항원 플랫폼으로 개발됐다”며 “유통 및 보관이 쉽고, 부스터샷으로 접종할 때는 오미크론 변이에도 효과가 있다는 점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청소년과 소아를 대상으로 임상 시험을 진행해 스카이코비원의 접종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다. 변이주를 포함하는 다가 백신, 독감도 함께 예방할 수 있는 콤보 백신, 여러 바이러스를 한 번에 예방하는 범용 백신도 개발 중이다. 비강에 항바이러스 단백질을 분사하면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비강 스프레이’ 등 새로운 형태의 의약품도 연구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하기 위해 생산을 중단했던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는 내년부터 공급한다. 스카이셀플루는 세포 배양 기반의 4가 독감 백신으로, 세포 배양 독감 백신 중에서는 처음으로 세계보건기구(WHO)의 사전적격성평가(PQ) 인증을 얻었다. 생산을 중단하기 전까지 국내 독감 백신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유지했던 만큼 시장에 다시 공급되기 시작하면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수두 백신인 ‘스카이바리셀라’와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를 국가필수예방접종(NIP) 시장에 진입시키기 위한 경쟁력도 확보할 계획이다. 국제백신연구소(IVI)와 함께 개발한 장티푸스 백신 ‘스카이타이포이드’는 WHO PQ 인증을 얻은 후 글로벌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노바백스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 계약도 연장한다”며 “사노피 파스퇴르와 함께 개발 중인 폐렴구균 백신도 서둘러 개발해, 기존 백신 대비 효과가 좋은 블록버스터 백신으로 출시할 것”이라고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한 국내 최초의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 [사진 SK바이오사이언스]
안 사장은 차세대 의약품 개발 플랫폼을 확보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특히 세포∙유전자 치료제(CGT)를 눈여겨 보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바이오의약품 개발에 도전하기 위해 CGT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기술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CGT 플랫폼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의 CDMO 사업을 인수하거나,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안 사장은 “글로벌 협력 기관과 새로운 감염병에 맞설 백신을 100일 만에 개발하고, 6개월 내 공급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며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과 감염병혁신연합(CEPI), 힐레만연구소 등 여러 기관과 맺은 협력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개발과 제조, 생산 역량을 여러 국가, 조직에 이전하고, 적절한 생산 체계를 구축하는 ‘글로컬라이제이션’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중동, 동남아 국가와 해당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후 대상 국가를 확대할 예정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R&D 역량을 강화하고 생산 체계를 구축하는 데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우선 인천 송도에 글로벌 네트워크의 거점 역할을 할 ‘글로벌 R&PD 센터’를 설립한다. 경북 안동에 있는 백신 생산시설 ‘안동 L-House’는 현재 규모의 5배 수준으로 생산역량을 확장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 공장에 대해 유럽의 의약품 제조·관리 기준인 EU-GMP 인증을 얻었다. 미국의 cGMP 인증도 획득한다는 계획이다.
 
안 사장은 “글로벌 백신∙바이오 산업의 일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공중보건을 확보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고, 넥스트 팬데믹에 대응할 때 주역이 될 수 있도록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한편, SK바이오사이언스의 올해 3분기 개별 기준 매출은 911억원, 영업이익은 23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8.8%, 78.7% 줄어든 수치다. 코로나19가 풍토병화(엔데믹)되며 백신 수요가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

선모은 기자 sun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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