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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법원 출석…풀리지 않은 사법리스크[회장 이재용의 과제②]

경영권 승계 문제 확대되면 위험 우려
대법 “삼성물산, 의도적 실적 부진? 증명 안 된 사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8월 법정을 나오는 모습.[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풀어야 할 과제 중 하나로는 ‘사법 리스크’가 꼽힌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법을 어겼는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가 사실인지, 이런 내용이 사실일 경우 이 회장이 사전에 알고 지시한 바 있는지가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다. 자칫 경영권 불법 승계 문제로 확대될 경우 이재용 ‘회장’ 개인은 물론 삼성그룹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가장 주목받는 논란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의 불법 여부다. 두 회사의 합병은 이 회장이 삼성그룹 경영권을 확보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는데, 검찰은 삼성이 이 회장에 유리한 상황을 만들기 위해 주주들에게 피해를 준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삼성그룹 지배구조를 보면 이재용 부회장(17.97%)→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진다. 두 회사의 합병 계획이 나온 2015년 당시 이 회장은 삼성물산 지분이 없었다(2014년 사업보고서 기준). 하지만 제일모직 지분은 23.3%로 부친인 이건희 회장(3.44%)보다 많았다. 제일모직의 주식 가치가 높게 평가받고 삼성물산이 낮은 평가를 받을수록 이 회장에 유리한 상황이었다.  
 
합병 당시 삼성물산 주식 1주의 가치는 제일모직 주식 0.35주로 계산됐는데, 검찰은 이 합병비율에 문제가 있다고 봤다. 당시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삼성물산에 자신들의 주식을 매수하라고 요구하자 회사 측은 주식매수가격을 1주당 5만7234원으로 제시했다. 이에 불복한 삼성물산 주주들은 삼성물산의 가치가 낮게 책정됐다며 법정 다툼을 이어왔다. 결국 지난 4월 대법원은 해당 가격이 너무 낮게 평가된 것이라며 6만6602원이 적당하다고 최종 판단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관련한 분식회계 의혹도 논란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4년 말 기준 제일모직이 45.7%의 지분을 가진 핵심 자회사였다. 이 회사의 가치가 높게 평가받을수록 제일모직의 가치도 올라가는 효과를 볼 수 있었던 셈이다. 그런데 검찰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 부채를 감추며 가치를 부풀린(분식회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 검찰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삼성그룹 오너 일가가 웰스토리 자금을 동원한 것이 아닌지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런 논란에 이 회장은 삼성 불법 승계와 관련해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및 시세 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매주 목요일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 회장 측은 부당합병 의혹과 회계부정 의혹 등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정확한 사실관계가 확인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이런 논란이 사실로 인정될 경우 국정농단 사건보다 파장이 클 수 있다고 우려한다. 재계 관계자는 “국정농단 당시 권력에 자금을 댄 것이 문제가 되긴 했지만, 어쩔 수 없이 한 행동이라는 측면도 있었는데 경영권 논란은 상황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의 불법 여부에 대해 대법원은 “2심에서 삼성물산이 이재용 부회장의 이익을 위해 의도적으로 실적을 부진하게 했다거나 국민연금공단이 삼성물산의 주가를 낮출 의도로 주식을 매도했다고 판단했는데, 이는 증명되지 않은 사실이므로 이를 판단 근거로 삼은 점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병희 기자 leoyb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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