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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쪼그라든 채권시장…개미 순매수액은 4배 늘었다

증시 하락에 채권 투자 늘어…시장 불안요인은 여전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의 모습. [연합뉴스]
채권시장이 자금 경색 우려 등으로 얼어붙었지만 개인 순매수액은 4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관·외국인들은 채권 시장을 떠나고 있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채권 순매수액은 27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49% 감소했다.
 
투자자별로는 이 기간 자산운용사(공모·사모)의 채권 순매수액이 9조1000억원에서 3조9000억원으로 57.26%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이어 은행은 21조3000억원에서 12조5000억원으로 40.99% 줄었고, 기타법인(-31.38%), 외국인(-19.87%) 등도 순매수 규모를 줄였다.  
 
특히 보험사는 채권 순매도에 나섰다. 지난해 10월엔 5조4000억원 사들였지만 올해 10월엔 2조2000억원 팔아치우면서 순매도로 돌아섰다. 연초부터 이어진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우려에 보험 가입 여력이 낮아지면서 보험사들의 자금 사정이 악화한 결과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생명보험업계의 보험료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했다. 해약 증가와 보험 유지율 하락으로 하반기 보험업계 영업실적도 어두울 전망이다.  
 
반면 같은 기간 개인 순매수액은 6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4배 가까이 불어났다. 올해 증시가 부진하고 변동성이 커지자 상대적 안전자산인 채권이 새로운 투자처로 급부상했다.  
 
KB증권에 따르면 올해 KB증권에서 채권을 매수한 고객 1만4289명 중 63.5%가 기존 채권 투자 경험이 없거나 올해 처음으로 계좌를 개설한 신규고객이었다. 그간 다소 생소하게 여겨졌던 채권에 대한 개인들의 관심이 커지던 상황에서 채권시장발 자금경색이 금융업계 전반에 타격을 가했다.
 
특히 지난 9월 말 레고랜드 사태로 시장이 대혼란에 빠진 데 이어 최근 흥국생명보험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 콜옵션(조기상환) 미이행까지 악재가 연달아 터졌다. DB생명보험도 조기상환일을 연기했다.  
 
기관 투자자들이 채권에서 손을 떼는 가운데 개인들도 점차 채권이 안전자산이라는 신뢰를 잃고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채권파트장은 “건설사, 증권사 등이 실제로 도산한다거나 파산하는 등 문제가 생기면 채권 투자 심리가 얼어붙고 채권을 사들이는 개인 투자자들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 투자자는 기관만큼 채권 가격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편은 아니다”라며 “현재 절대 금리가 높고 국고채의 경우 세제 혜택도 있어 채권에 대한 개인들의 관심이 지속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경록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전 금융위기나 코로나 당시와는 다르게 채권 시장의 불안 요인이 빠르게 완화되기 어려워 투자심리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이라면서 “당국의 채권시장 안정화 조치로 자금이 유입되는 효과가 있겠지만 신용가산금리를 진정시키는 데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홍다원 기자 daon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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