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에 갇힌 디지털 보험사…“우린 다를 것” 외친 최연소 CEO
[인터뷰] 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 대표
신한 품에 안긴 새 손보사…‘IT통’의 새로운 도전
자동차 워런티 시장 공략… NEW 디지털 손보사 보여줄까

바로 이 회사에 지난 5월 대표이사로 내정된 업계 최연소 최고경영자(CEO) 강병관 신한EZ손보 대표는 도전자의 심정으로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강 대표는 적자 일색인 디지털 보험시장에서 새로운 반전을 이뤄낼 수 있을까. 〈이코노미스트〉가 강 대표를 만나 앞으로 EZ손보가 그려나갈 청사진에 대해 들어봤다.
新금융혁신 입은 디지털 보험사 꿈꾼다
강 대표는 “소형 손보사라는 점이 부담이 됐던 것도 사실이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올라갈 일만 남아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며 “신한금융 쪽에서 제안한 사업전략과 실사자료를 보면서 충분히 승산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현재 신한EZ손보는 총 86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다. 이 중 64명은 기존 BNP파리바카디프손보에서 넘어왔다. 기존 회사가 새 회사로 탈바꿈된 상황이라 안정 속 변화가 필요했다. 또 강 대표는 자신의 전략으로 기존 직원들에게 동기부여도 심어줘야 했다.
“부임 후 직원 2명씩, 전체 인원과 티미팅을 가졌는데, 직원들이 이전 회사에 대한 울분이 상당했어요. 전신 회사는 해외에서 넘어온 한국법인이라 비즈니스가 일부 사업에 국한돼 있어 직원들이 답답해 했던 것 같아요. 보다 다양한 사업 추진을 원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고요. 다행히 지난달에 타운홀 미팅을 가지고 여러 전략을 공유한 뒤로 직원들과의 공감대가 상당히 올라간 느낌입니다.”
티미팅 때 직원들은 강 대표에게 날카로운 질문도 던졌다. ‘우리는 언제 돈 벌어서 언제 처우가 좋아질 수 있나’라는 것이다. 기존 온라인 채널을 기반으로한 디지털 보험사들은 오랜 기간 흑자 전환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한 걱정어린 질문인 셈이다.

강 대표는 단순히 인터넷 채널에 국한돼 사업을 진행하지 않고, 신한EZ손보가 강점을 보일 수 있는 부분에서는 판매 채널을 가리지 않겠다는 의지다.
그는 특히 최근 금융사 및 핀테크 회사들이 내놓고 있는 금융혁신이 ‘고객 편의’에만 너무 집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업의 본질은 결국 리스크 관리이므로 이 부분에서 차별화를 주는 것이 진정한 혁신이라는 의견이다. 프로세스 이노베이션(process innovation)이 아닌 프로덕트 이노베이션(product innovation)이 강 대표가 생각하는 디지털 보험사로서 신한EZ손보의 지향점이다.
“최근 나오는 금융 혁신서비스를 보면 고객이 이 서비스를 어떻게 하면 쉽고 편리하게 쓰느냐에만 매몰돼있어요. 하지만 저는 금융업의 본질이 리스크 세분화 관리와 안전 거래 보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쉽고 편리한 것은 당장 고객에게 만족을 주지만 너도나도 이 서비스를 할 수 있다 보니 결국 한계가 올 거라고 봐요. 지금 대형은행 앱과 핀테크 앱은 편의성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어요. 결국은 프로덕트 이노베이션을 해야 고객에게 진정한 금융혁신을 안겨주는 것이고 이후에 수익성이 따라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IT감각 십분 활용…워런티·임베디드 공략
신한EZ손보는 지난달 KT, 더존비즈온과 800억원 규모의 신주 인수 전략적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지분을 팔고 실탄을 확보한 셈이다. 특히 협력 업체들이 IT기반 회사들이라는 점에서 신한EZ손보의 향후 행보도 읽을 수 있다. 강 대표는 자신의 IT감각과 전사적인 경영능력을 십분 활용해 신한EZ손보를 특화 디지털 손보사로 키울 계획이다.
강 대표가 현재 회사 주력사업으로 바라보는 시장은 자동차 워런티(보증) ‘고장 수리’ 시장이다. 이미 제조사 중심으로 워런티 시장이 잘 형성돼 있는 국산차가 아닌 수입차 시장을 바라본다. 그는 전기차 인기가 높아지며 이 시장에서 고장 수리 리스크가 더 커질 것으로 확신한다.

또한 강 대표는 임베디드 보험 활성화 계획도 밝혔다. 임베디드 보험은 비보험 기업이 제공하는 상품·서비스에 보험상품·서비스가 내재돼 ‘비보험 기업에 의해’ 제공되는 보험이다. 쉽게 말해 여행사가 항공티켓을 판매할 때 여행자보험을 내재해 판매하는 식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판매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이득이다.
그는 “상품 판매 시 자체 판매 채널보다는 스타트업이나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할 생각”이라며 “향후 규모가 큰 핀테크들과 협업하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김정훈 기자 jhoons@edaily.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삼성물산, 에스토니아 SMR 사업 협력…유럽 원전시장 공략 가속화
2카오게임즈, 신작 모바일 액션 RPG ‘가디스오더’ 신규 키 비주얼 공개
3애플의 무리수? AI 비판 봇물 "시리, 내년은 돼야…"
4중견 건설사 이화공영, 기업회생 신청…‘상장폐지 예고’ 무슨일
5인도 출신 엔지니어 영입해 부족한 개발자 문제 해결한다
6외국인 국내 주식 투자 쉬워진다
7소득 적을수록 체감물가 높다...식료품·주거비 특히 부담
8300만명 몰리는 여의도 벚꽃축제…尹탄핵심판 선고에 일정 연기
9서울경찰청, 통신사와 공조해 보이스피싱 막았다...첫 현장 사례 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