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장 한계’ 부딪친 이커머스, ‘패션·뷰티 사업’으로
롯데온은 패션 전문관, 컬리는 뷰티 전문관 오픈
객단가·마진율 높은 화장품으로 수익성 개선 목적

이커머스 업계가 패션·뷰티 분야 전문관을 열며 플랫폼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그동안 신선식품과 새벽배송을 중심으로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벌이던 유통 이커머스 기업들이 카테고리 확장을 통해 관련 수요에 대응하고 수익성 개선을 이루기 위한 전략이다.
연계 구매, 재구매 유도...플랫폼 락인효과

1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온은 최근 패션 전문관 ‘온앤더스타일’을 선보였다. 뷰티 전문관 ‘온앤더뷰티’, 명품 전문관 ‘온앤더럭셔리’에 이은 세 번째 전문몰을 론칭한 것이다. 온앤더스타일은 백화점 브랜드부터 소호(SOHO) 브랜드까지 약 800개 패션 브랜드를 고객에게 맞춤 제안하는 패션 전문관으로 인기상품 및 맞춤형 코디, 스타일링 팁 등도 제안한다.
주문하면 당일에 발송 가능한 상품을 모은 ‘오늘 발송’ 매장도 선보인다. 인기 상품 및 추천 상품을 중심으로 구성했고 매장 내에서도 카테고리별로 쇼핑이 가능하단 설명이다. 패션 전문관에도 ‘당일 배송’ 서비스를 접목해 차별점을 높였다.
롯데온 관계자는 “온앤더스타일은 패션과 뷰티 간 교차 구매가 활발한 점을 반영해 온앤더뷰티 및 온앤더럭셔리 고객들을 지속해서 유입하고 연계 구매 및 재구매하도록 상품 및 프로모션을 구성하는 등 롯데온에서 쇼핑하며 놀게 만든다는 목표로 론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선식품 새벽배송으로 업계에서 인지도가 높은 컬리도 최근 홈페이지에 화장품 전문관을 오픈했다. 컬리 관계자는 “컬리가 신선식품에 특화된 회사긴 했지만, 소비자들이 마트에서 장을 볼 때도 식품만 사는 것이 아니라 주방용품 등 여러 가지를 주로 함께 구매한다는 특성을 반영해 판매 분야를 더 넓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뷰티 제품들은 2017년 하반기부터 판매했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고객들의 구매가 이어지며 매년 3배씩 판매량이 늘었다”며 “이에 뷰티 제품을 모아서 특화 서비스로 운영하는 게 좋겠단 생각에 ‘뷰티컬리’ 전문관을 최근 오픈하게 됐고, 현재 식품과 비식품의 판매 비중은 70:30 정도”라고 밝혔다.

SSG닷컴은 지난 6월 뷰티 전문관 ‘먼데이 문’ 모바일 페이지를 개편했다. SSG닷컴은 전문관 내 ‘쓱배송 뷰티’ 탭을 별도로 만들어 시간 지정 배송 ‘쓱배송’이 가능한 상품을 모아볼 수 있도록 했다.
SSG닷컴은 또 지난 9월 프랑스 명품 브랜드 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화장품·향수 부문 ‘LVMH P&C’와 업무협약을 맺고 프레쉬, 베네피트, 메이크업포에버, 지방시, 겔랑 등 럭셔리 뷰티 브랜드와 협업을 강화하기도 했다.
확장 좋지만 정체성은 지켜야...우려도 커

이커머스 업계가 최근 뷰티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는 ‘수익성 개선’이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란 분석이 나온다. 화장품이 수익성 측면에서 강점이 있단 설명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화장품은 객단가(고객 1인당 평균 매입액)와 마진율(판매가에 대한 마진 비율)이 높아 수익성이 좋고, 사회적 거리두기 이후 관련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경쟁력 있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 지속으로 화장품 가격이 오르고 있음에도 업계는 화장품 수요가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패션·뷰티 업계 관계자는 “국내 화장품 업계 중 특히 메이크업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 마스크 착용으로 가장 어려웠던 시장 중 하나였지만 마스크 착용 의무가 내년 초에는 실내에서도 해제된다고 해 수요는 분명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커머스 업계가 성장 한계 극복을 위해 신선식품 등 한 분야에만 특화됐던 것을 넘어 화장품부터 명품까지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있지만, 플랫폼 고유의 정체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황용식 세종대 교수(경영학과)는 “코로나 기간동안 억눌렸던 소비가 폭발하면서 한 가지에 특화했던 플랫폼들이 영역을 확장해 나가는 것이 시기상 맞는 전략이기는 하다”면서도 “플랫폼 고유의 색과 연관성이 크게 떨어지는 영역의 상품군까지 판매하게 되면 플랫폼 자체의 정체성을 잃게 될 수 있어 기존 충성 고객들까지도 잃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황 교수는 “기존에 고객층이 두터운 플랫폼 외에 이제 막 시작하는 플랫폼의 경우엔 한 가지 카테고리를 특화해 충성 고객을 우선 만들고, 관련 또는 비관련 사업 중 어떤 쪽으로 다각화시킬지 단계적으로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채영 기자 chaeyo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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