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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해서 못쓰겠다” 케이뱅크 앱 먹통에 ‘신뢰’ 잃은 고객은 등 돌린다

케이뱅크, 고객 불편사항 접수 받아 분석 중
인터넷전문은행 ‘신뢰’ 챙겨야 지적

 
 
[게티이미지뱅크]
“오류가 너무 잦다. 불안해서 어떻게 쓰나. 금리가 높아서 돈을 넣어놨었는데 파킹통장 돈 다 빼야겠다.”
 
인터넷전문은행에 잇따라 서버 오류와 같은 금융 장애가 발생하면서 고객들의 신뢰가 훼손되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17일 발생한 뱅킹 앱 ‘먹통’ 사태로 입은 고객의 불편사항을 접수 받아 케이스를 분석 중이다. 앞서 케이뱅크 앱은 지난 17일 오후 8시30분경부터 약 7시간 동안 서버의 저장공간 문제로 구동되지 않았다.
 
앱 오류로 케이뱅크 고객들은 계좌 송금은 물론 체크카드 사용까지 막혀 큰 불편을 겪었다. 이에 “결제도 못하고 입출금도 못해 친구한테 돈을 빌려서 해결했다” “카드 결제가 안돼서 이체하려고 앱에 들어가니 접속조차 안됐다” 등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이 때문에 고객들 사이에선 케이뱅크의 계좌에서 돈을 빼야겠다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 같은 고객 수신 이탈이 현실화되면 그간 케이뱅크가 수신 확대를 위한 금리 인상 등의 노력도 물거품이 되는 셈이다.
 
특히 케이뱅크는 앱 오류 처리 과정에서도 고객들의 실망감을 키웠다. 앱에는 오류 내용, 처리 소요 시간 등 안내 없이 ‘접속이 원활하지 않다’는 문구만 떴고, 24시간 고객센터 전화 상담 또한 제한돼 있어 고객들의 불편은 더욱 커졌다. 당시 케이뱅크 전화 고객센터를 통해서는 보이스피싱 및 각종 분실신고 상담만 가능했고, 이마저도 연락이 닿지 않았다.
 
11월 17일 밤 발생한 케이뱅크 앱 접속 장애 화면 [케이뱅크 앱 화면 캡처]
케이뱅크 고객 A씨는 “정말 무책임하다. 고객들한테 오류가 났다는 문자부터 보내야 한다”고 꼬집었다. B씨 또한 “밥 먹고 결제도 못하고 나왔다. 오류가 있으면 알림이라도 줬어야 한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케이뱅크의 이번 앱 먹통은 예견된 사고라는 평가도 나온다. 케이뱅크의 전산장애는 은행권 중에서도 가장 잦은 편이다. 금융감독원이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케이뱅크의 전산장애는 34건 발생했다. 은행권 중 가장 많은 횟수다. 케이뱅크 전산장애는 2019년과 2020년에 각각 7건, 2021년 14건, 올해 들어 8월까지 6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보다 앞서 카카오뱅크 또한 ‘카카오 화재’ 사태 여파로 고객들의 원성을 산 바 있다. 지난달 15일 카카오의 경기도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영향으로 카카오뱅크의 일부 시스템이 작동되지 않았다. 카카오뱅크의 서버는 화재가 난 데이터센터와는 분리돼 있어 주요 금융서비스는 정상 작동했지만, 카카오톡과 연계된 일부 서비스가 장애를 일으킨 것이다. 
 
당시에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혹시 몰라 카뱅에 있던 돈을 다 빼서 다른 곳에 넣었다”는 고객의 글이 올라왔다. 실제로 카카오뱅크의 10월 말 수신은 32조9801억원으로 9월말 대비 1조5759억원 감소했다. 카카오뱅크 측은 10월 수신 잔액이 줄어든 것은 은행권 내 금리 경쟁이 치열했던 탓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케이뱅크까지 발생한 인터넷전문은행의 잇따른 금융 불안 사태에, 이들 은행이 ‘혁신’ 이전에 은행의 핵심 가치인 ‘신뢰’부터 챙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고객 신뢰를 깎아 먹는 작은 문제가 대형 금융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은 워낙 전산 이슈에 민감할 수밖에 없고, 잘 관리해야 한다”면서 “잦은 오류는 고객들에게 신뢰를 잃을 수 있어 각 은행들마다 관리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윤주 기자 joos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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