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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트렌드] 사탕수수로 농가와 기업, 모두가 '달달해진' 中 광시

[차이나 트렌드] 사탕수수로 농가와 기업, 모두가 '달달해진' 中 광시

(중국 난닝=신화통신) "보세요, 이 사탕수수는 옆에 있는 것보다 절반 이상 더 크죠. 생물적 방제 기술을 사용해 키웠기 때문입니다."

광시(廣西)좡족자치구 충쭤(崇左)시 장저우(江州)구에서 사탕수수 농사를 하는 황융쥔(黃永軍)은 자신이 직접 키운 사탕수수를 살펴보며 이같이 말했다.

황융쥔은 그의 부모를 따라 20년 넘게 사탕수수를 재배해 왔다. 황씨 가족의 약 3.33㏊(헥타르)가 넘는 사탕수수 밭은 둥야(東亞)제당그룹으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다. 수확한 사탕수수를 제당 기업에 팔면 연간 10만 위안(약 1천888만원)을 거뜬히 넘기는 순수익이 돌아온다.

황융쥔(黃永軍)이 직접 키운 사탕수수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광시 지역의 사탕수수 생산량은 수년 연속 중국 전체 생산량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의 설탕 도시'로 불리는 광시 충쭤에는 약 120만 명의 농민이 사탕수수를 재배하고 있다. 이를 통한 농가의 1인당 연간 수입은 8천400위안(158만원) 이상으로 특히 지난해와 올해 수확 시기에는 100억 위안(1조8천894억원)이 넘는 수익을 실현했다.

사탕수수는 농가뿐 아니라 기업에도 소중한 존재다. 

중국-태국 충쭤 산업단지에 위치한 둥야제당그룹 설탕정제 작업장. 기술자들이 중앙통제실의 컴퓨터 모니터에 떠 있는 매개변수를 통해 설비 운영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면적이 약 20㏊에 달하는 공장에는 고도로 자동화된 운영설비가 갖춰져 있어 한 타임에 20여 명의 작업자만 현장을 지키면 된다.

쑤광성(蘇廣勝) 설탕정제 작업장 책임자는 "이 생산라인에서만 하루 1천200t(톤)의 정제 설탕을 생산할 수 있으며 직원 수는 기존 설탕 공장에 비해 70% 이상 줄었다"고 설명했다.

중국-태국 충쭤(崇左) 산업단지에 위치한 둥야(東亞)제당그룹 공장에서 직원들이 가공된 설탕을 운반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중국-태국 충쭤 산업단지는 광시가 아세안(SEAN)을 대상으로 개발 및 개방한 핵심 다국적 산업협력구다. 이 산업단지에는 제당 업체를 포함한 다수의 중점산업이 포진해 있다. 둥야제당·중량(中糧)충쭤제당 등 선두기업이 입주한 후 주정·사료·화학비료·효모·발전·제지·목재가공 등의 업·다운스트림 업체가 이곳으로 몰려왔다.

중국-태국 충쭤 산업단지 관계자는 "사탕수수 한 줄기는 그 자체로 보물이 따로 없다"며 "사탕수수로 설탕 말고도 더 다양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어 설탕 산업의 순환 경제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그는 사탕수수 즙을 짜고 남은 찌꺼기는 제지와 전기 생산에 사용 가능하고 남은 침전물은 비료로 쓰이며 폐당밀은 효모 제품으로 가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산업단지의 산업 폐수와 생활 오염수는 생화학 처리를 거쳐 배출 기준에 부합하면 사탕수수밭의 농업용수로 쓸 수 있어 자원의 종합 이용을 실현했다고 덧붙였다.

사탕수수-설탕 산업사슬의 '전정특신(專精特新, 전문화·정밀화·특색화·참신화)' 기업인 안치(安琪)효모(충쭤)유한회사는 현지의 풍부한 사탕수수 자원을 바탕으로 사탕수수-설탕 산업사슬을 확장해 상품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현지 설탕 공장과 협력해 사탕수수로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하고 있다"며 "심가공 방식으로 베이킹·발효·식품 조미료 등에 쓰이는 ▷고활성 건조 효모 ▷신선 효모 ▷효모 추출물 등을 만들어 100여 개 국가와 지역으로 수출한다"고 밝혔다.

사탕수수 산업은 사탕수수 농가가 '달콤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기반이 됐을 뿐 아니라 중국-아세안 기업 간 교류를 끌어내는 데도 일조했다. 태국의 유명 커피 브랜드인 '아마존(Amazon)'은 광시 설탕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광시 시장에 진출했고 현지 소비자의 호평을 받으며 인기 브랜드로 떠올랐다.

중국-태국 충쭤 산업단지가 태국-중국 라용 산업단지 등과 자매결연을 맺었으며 이는 아세안과의 생산 및 경제·무역 협력을 확대하는 중요한 모델 중 하나다. 올해 3분기까지 산업단지 내 규모 이상(연매출 2천만 위안 이상) 공업기업의 총 생산가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7% 증가한 107억4천800만 위안(2조370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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