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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권 접어든 한국 증시…‘소수 낙관론’ 기차에 탑승하라”

[이코노미스트 2023 경제 대예측 포럼②]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
“공급망 재편 한국 수혜, 반도체·배터리 주목”

 
 
11월30일 오후 KG타워 지하1층 하모니홀에서 열린 이코노미스트 '2023 경제대예측 포럼' 에서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가 강연하고 있다. [신인섭 기자]
지금 세계경제는 격변을 겪고 있다. 숱한 변수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불확실성’이 키워드가 됐다. 코로나19 대유행에 이어 인플레이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유럽 에너지 대란, 미국·중국·러시아 간 충돌,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정책 등이 얽히고 설켜 세계 경제 침체를 자극하고 있어서다. 해마다 경제 예언서 [경제 대예측]을 발간해온 [이코노미스트]는 11월 30일 경제·증시·부동산 전문가들과 ‘2023 경제대예측 포럼’을 마련, 경제 현안들을 진단하고 새해 투자 이정표를 제시했다. [편집자 주]
 
“시장의 사이클을 이해한 다음 투자에 나서야 합니다. 세상이 바뀌면 주도주도 바뀌기 마련이죠. 전 세계 각국이 위기 대응에 나서면서 시장이 안정화되기 시작했고, 한국 증시 역시 2023년 1분기 이후 금융장세에 들어설 전망입니다. 이런 때 ‘싸게 사고 비싸게 파는’ 주식의 본질을 지켜야 합니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이코노미스트 2023 경제대예측 포럼’ 세션 2 증시 전망에서 이같이 밝혔다. 염 이사는 “비록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물가 급등이 덮치면서 전 세계 주가가 급락했지만, 오히려 장이 바닥권에 진입한 지금이 투자에 나서기에 적절한 때”라고 제언했다.
 
코스피는 2022년 11월 2450포인트 기준으로 현행 PBR 0.94배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염 이사는 “한국 증시가 금융위기 수준에 근접할 가능성이 점쳐질 정도로 저평가 상태임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확신 없이 의심이 많아지고 비관론이 우세할수록 주가는 싸게 거래되며, 이때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11월30일 오후 KG타워 지하1층 하모니홀에서 열린 이코노미스트 '2023 경제대예측 포럼' 에서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가 한국 주식투자의 사이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인섭 기자]

“안정 찾아갈 세계 시장, 새해가 기회”

그는 여러 외부적 요인으로 위기에 처했던 세계 시장 상황이 2023년부터는 안정적으로 전환될 것이고, 한국 역시 이러한 시류에 편승할 것이라 전망했다.  
 
그는 2023년 미국 소비자물가지수의 상승 폭이 크게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인플레이션 선행지표인 ISM지수와 중국 생산자물가지수가 급락 중이며, 미국 소비자물가지수의 30% 가량을 차지하는 주거비가 2023년 2월부터 하락할 전망이라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ISM지수는 미국의 공급자관리협회(ISM)가 미국 내 20개 업종 400개 이상 회사를 대상으로 매달 설문조사를 실시해 산출하는 지수다.  
 
그는 이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심각한 에너지 공급 위기를 겪었던 유럽에 대해 “유럽이 가스 저장 용량의 95%를 축적하고 가스 소비량을 평균 대비 30% 감소시키는 등 혹독한 월동 준비로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다”며 예전보다 시장의 위험 요인이 많이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최근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지난 9월 고점을 기록한 이후 약 40% 급락했다.
 
그는 한국 시장에 대해 “경기가 바닥권에 진입하기 시작했다”며 “향후 2023년에 인플레이션이 완화된 후 긴축 기조가 종료되면 달러 약세 단계에 접어들 것이고, 주식 시장은 상승(안전)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비관론·하락으로의 쏠림을 주의하고 소수 낙관론에 서야 한다”며 “경기 침체를 반영해 2023년 1분기에 역실적장세가 이어지겠지만, 그 이후로 실적 회복, 수요 회복에 긴축이 종료되는 수혜까지 겹쳐 한국 증시가 금융장세에 들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한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기존 2.1%에서 1.7%로 하락한 것에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로 “한국의 잠재성장률인 2%와 경제성장률을 맞추려면 약 0.3%의 간극을 줄여야 한다”며 “이제는 당국이 물가 대신 경제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제조업 르네상스 기대, 수혜 예상 기업 노려야”

그는 “한국 시장은 경기에 지대한 영향을 받기 때문에 변동을 거듭할 수밖에 없다”며 “’사두면 오른다’는 미국식 논리가 통하지 않아 산업 동향을 잘 살피고 경기 사이클을 이해하고 투자하려는 노력이 요구되는 것이 한국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와 함께 한국 시장이 제조업을 중심으로 부활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주도로 중국을 배제하는 공급망 재편이 이뤄지는 와중에 반도체·배터리 강국인 한국은 명백한 수혜국”이라며 “미국이 원하는 핵심 기술 제조 능력을 갖춘 국가여서 한국은 제조업 르네상스를 맞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향후 주가 상승 전망이 보이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미리 종목 선점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이익추정치는 떨어지는 반면 주가는 상승 국면을 그릴 정도로 한국 주가가 강한 선행성을 보인다”며 “’반대편에서 홀로 기다리는’ 태도로 미래 적정가치를 고려해, 지금은 싸지만 나중에 비싸질 기업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23년 정부가 지출을 늘리면서 세액공제·보조금 카드를 꺼내 민간 투자를 유도할 것”이라며 “정부·기업이 투자를 확대할 종목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정부지출-민간투자 선순환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반도체 ·배터리·전기차·LNG·수소·네옴시티·풍력·태양광 등을 꼽았다. 특히 반도체는 “공급망 재편으로 중국 반도체 생산 비중이 축소돼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국내 공장을 증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그 과정에서 반도체 장비주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부는 지난 7월에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 전략을 수립해 업계에 향후 5년간 340조원의 투자를 계획하기도 했다.  
 
염 이사는 이밖에도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완화 국면에 접어들었을 뿐 아니라 내년 2분기부터 경제 부양책 효과가 반영된다는 점에서 “IT부품·원자재·소비재 관련 종목도 중국 회복의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이코노미스트 2023 경제대예측 포럼’에선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를 비롯해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대표, 정용택 IBK 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이 강연에 나서 2023년 경제·증시·부동산 시장을 전망했다.

김서현 기자 ssn359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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