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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입지 좁아진 삼성 엑시노스, 전장으로 방향 틀까

AP 시장서 경쟁력 상실…갤럭시S23서 엑시노스 배제
하만 등 전장서 시너지 가능성…틈새시장 집중하나

 
 
 
삼성전자, 프리미엄 모바일AP ‘엑시노스 2200’.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자체 설계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의 모바일 시장 입지가 크게 줄어든 모양새다. 특히 경쟁사인 애플과 퀄컴이 엑시노스의 성능을 크게 상회하는 AP를 잇달아 출시하면서 경쟁력에 의문부호가 달리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가 엑시노스를 일부 성과를 내는 전장, 웨어러블 시장에 특화된 브랜드로 키울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초 출시 예정인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3(가칭) 시리즈에는 자체 AP인 엑시노스가 탑재되지 않을 예정이다. 대신 퀄컴의 신형 AP인 스냅드래곤 8 2세대 모델이 전량 채택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앞서 지난달 초 아카시 팔키왈라 퀄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 3분기 실적 발표 설명회에서 “(글로벌에서 출시되는) 갤럭시S23에 퀄컴의 AP(스냅드래곤8 2세대) 적용 비율이 올라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엑시노스를 탑재하지 않는 것에 대해 예견된 일이라는 반응이 다수다. 엑시노스가 퀄컴 스냅드래곤 대비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무리하게 자체 AP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 올해 초 출시된 엑시노스 2200은 삼성전자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의 최신 공정인 4나노미터(nm,1nm는10억분의1m) 기반으로 제작돼 많은 기대를 모았으나 수율과 발열 문제 등으로 흥행에 실패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는 유럽 등 일부 지역 외에 출시되는 갤럭시S22 시리즈에 같은 4나노 공정의 퀄컴 스냅드래곤 8 Gen 1을 탑재했다.
  
삼성전자 디지털 콕핏 2021에 적용된 차량 외부의 전방 스크린. [사진 삼성전자]

전략 전면수정?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엑시노스 관련 전략을 전면 수정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퀄컴과 애플, 미디어텍 등이 선점하고 있는 모바일 비중을 줄이고 엑시노스가 성과를 내는 전장과 웨어러블 등에 집중할 것이란 분석이다. 모바일의 경우 시간을 좀 더 들여 갤럭시 생태계에 맞는 전용 칩을 개발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특히 전장의 경우 삼성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사업이라는 점에서 엑시노스의 활용도를 극대화할 수 있는 분야 중 하나다. 삼성전자와 하만이 공을 들이고 있는 디지털 콕핏 시스템에 특화된 자체 AP를 탑재하게 되면 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 디지털 콕핏은 운전석과 조수석 전방 영역의 차량 편의 기능 제어장치를 디지털 전자기기로 구성한 장치로, 삼성전자의 ICT 기술과 하만의 전장 기술이 집약돼 있다.  
 
이미 삼성전자는 인포테인먼트용 프로세서 ‘엑시노스 오토 V7’을 LG전자 VS사업본부에서 제작한 폭스바겐의 ICAS 3.1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공급했다. 엑시노스 오토 V7은 인공지능 연산을 위한 신경망 처리장치를 탑재해 가상 비서 서비스·음성·얼굴·동작 인식 기능을 제공한다. 이 외에 선명한 화면을 위한 불량 화소, 왜곡 보정 기술, 이미지 압축 기술을 내장했고 하이파이4 오디오 프로세서 3개를 탑재했다. 차 안에서 음악, 영화, 게임을 즐기기에 적합한 인포테인먼트 환경을 제공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체 AP의 존재는 모바일뿐만 아니라 전장 분야에서도 상당한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삼성전자가 전장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는 만큼 시너지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건엄 기자 Leek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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