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는 벤처투자, 정책지원금‧모태펀드 예산도 대폭 축소”
올해 3분기 벤처캐피탈투자 40.1% 감소
최근 벤처기업의 자금난이 심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지원금이 줄고 긴축 통화정책이 시행되면서 벤처기업이 타격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상의 SGI는 14일 ‘벤처기업의 자금조달 여건 점검 및 대응방안’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벤처기업협회 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벤처기업의 신규자금 중 64.1%는 정책지원금, 28.2%는 은행대출이었다. 그런데 정부지원이 줄면서 벤처기업의 자금사정이 악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정부의 내년도 정책자금과 모태펀드 예산은 각각 19.6%와 39.7% 감소했다. 은행권에서도 대출이 까다로와지고 있다. 이런 영향으로 투자 심리도 얼어붙으며 2022년 3분기 벤처캐피탈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1% 감소했다.
이에 SGI는 벤처기업의 자금난을 완화하기 위해 정책금융의 경기역행적 운영, 벤처기업에 대한 무담보 대출 공급 확대, CVC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경훈 SGI 연구위원은 “은행대출, 벤처캐피탈 등 벤처기업에 대한 민간 투자자금은 경기순응성이 강해 경기둔화 국면에서 벤처기업의 자금난은 더욱 악화하는 것으로 평가됐다”고 말했다. 경기둔화 국면에서는 정책금융 규모를 일정 수준으로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경기 여건을 반영해 모태펀드 예산을 늘리거나 한국은행 금융중개지원 대출을 확대하는 등 벤처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고 했다.
벤처기업에 대한 무담보 대출 공급 확대방안에 대해선 창업 초기의 담보물이 부족한 벤처기업의 어려운 사정을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김경훈 연구위원은 “국내 시중은행들은 담보물 중심으로 기업대출을 시행하고 무담보 대출에는 익숙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지적재산권을 바탕으로 역량 있는벤처기업에게 무담보 대출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벤처기업의 안정적인 중장기 투자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으로 CVC의 투자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CVC는 비금융 법인이 설립한 벤처캐피탈을 말한다. CVC는 단기적인 경기 영향을 덜 받고 장기적인 투자가 가능해 경기둔화 국면에서 벤처투자 시장의 주요 투자 자금원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김경훈 연구위원은 “최근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 등 경제환경 악화로 벤처기업의 자금조달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벤처기업이 자금난으로 성장성이 제약되면 국내 경제의 성장 잠재력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병희 기자 leoybh@edaily.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겨울철 효자 ‘외투 보관 서비스’...아시아나항공, 올해는 안 한다
2SK온, ‘국내 생산’ 수산화리튬 수급...원소재 조달 경쟁력↑
3‘국내산’으로 둔갑한 ‘중국산’...김치 원산지 속인 업체 대거 적발
4제뉴인글로벌컴퍼니,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두번째 글로벌 기획전시
5의료현장 스민 첨단기술…새로운 창업 요람은 ‘이곳’
6와인 초보자라면, 병에 붙은 스티커를 살펴보자
7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삼성전자 HBM 승인 위해 최대한 빨리 작업 중”
8‘꽁꽁 얼어붙은’ 청년 일자리...10·20대 신규 채용, ‘역대 최저’
9'로또' 한 주에 63명 벼락 맞았다?...'네, 가능합니다', 추첨 생방송으로 불신 정면돌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