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출시되나”…5년간 0.5억 모으는 ‘청년도약계좌’ 실효성 있을까
청년희망적금 중복가입 등 세부운영방안 미정
반토막 난 공약…국회 예산심의 통과 관건
#30대 직장인 A씨는 윤석열 정부의 청년정책금융상품 ‘청년도약계좌’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다만 A씨는 “상품이 나온다는 얘기만 있고 구체적인 신청 시기 등이 미정이라 자금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면서 “문재인 정부 당시 가입한 ‘청년희망적금’ 가입 기간도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중복가입이 되는 지도 궁금하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가 공약으로 내걸었던 청년정책금융상품인 ‘청년도약계좌’가 내년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 국회예산정책처의 예산 승인이 나지 않았고, 세부 계획도 미정이라 수요자들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청년도약계좌를 두고 사업효과가 불분명하고,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우려도 제기되는 실정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15일 국회는 2023년 예산안을 최종 처리할 예정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청년도약계좌 출시를 위해 내년 신규 예산안에 3527억7200만원을 편성해 올렸다. 예정대로라면 금융위원회 관련 예산도 15일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청년도약계좌는 윤석열 정부가 선거 공약으로 내세운 것으로, 정부가 청년이 납부한 납입액의 3~6%를 보태주는 정책형 금융상품이다. 현재까지 발표된 청년도약계좌의 가입 조건은 19∼34세 청년 중 개인소득 6000만원 이하면서 동시에 가구소득 중위 180% 이하가 될 예정이다.
만기는 5년, 월 납입액은 40만∼70만원이다. 정부가 지원하는 기여금은 납입액의 최대 6%다. 최대 금액을 납입하면, 만기 때 약 5000만원 목돈을 만드는 구조다. 금융위는 약 306만명이 청년도약계좌 혜택을 볼 것으로 추산한다.
특히 이전 문재인 정부 당시 청년정책금융상품인 ‘청년희망적금’과 중복가입 여부도 관건이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청년도약계좌 혜택 인원 306만명을 추산할 때 청년희망적금 부분도 고려를 했다”면서도 “청년희망적금 가입자가 만기까지 유지할지 안 할지 불확실성도 크고, 청년도약계좌 상품 구조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 구체적인 방안을 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상품 추진 과정에서 청년도약계좌 공약이 반토막 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공약 당시 ‘1억 통장’이라는 솔깃한 상품으로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조율 과정에서 납입 기간은 10년에서 5년, 만기 시 수령 금액은 1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반토막 났다. 하지만 반토막 수준인 공약도 국회 예산심의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예산처가 청년도약계좌에 회의적인 입장을 내놨기 때문이다.
국회예산처는 청년도약계좌에 대해 “청년 세대가 자산을 형성하는 데에만 그치고 자산형성 이후 청년의 주거안정, 결혼·출산지원 등 국가정책적 목표와 연계될 가능성이나 구체적인 연계방안이 제시되지 않아 사업효과가 불분명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한 “단순한 재정지원에 그치는 경우 재원배분을 둘러싼 세대간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으므로, 국회의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이러한 점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목돈을 모으려는 청년층 사이에선 상품 출시에 대한 기대감과 우려가 섞인 모양새다. 20대 직장인 B씨는 “상품 출시를 기다리고 있지만, 5000만원을 만들기 위해서는 5년 동안 상품 가입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최대 납입금액인 70만원을 매달 저축할 수 있는 청년이 대한민국에 얼마나 될까 싶다”고 토로했다.
이 가운데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청년도약계좌를 출시하겠다는 의지를 강력 어필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금융위원회 2030 자문단 출범식’에 참석해 “내년 청년도약계좌 출시를 통해 청년층의 중장기 자산 형성을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 청년들이 직면하는 여러 새로운 문제는 사회 전반적으로 같이 고민하고 지원해야 해결할 수 있다”며 “금융위도 청년의 원활한 금융 생활을 위해 힘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관계 부처, 기관과 청년도약계좌 상품에 대해 계속 협의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예산 확정이 끝나면,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윤주 기자 joos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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