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한미·종근당, 올해도 무상증자…“주주 환원 강화”
자기자본 규모 변화 없이 주주에게 주식 줘
사실상 연말 ‘주식배당’…주가 변동 폭 작아
최근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는 나란히 무상증자를 결정했다는 공시를 발표했다. 두 회사는 보통주식 1주당 0.02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할 예정이다. 한미약품 주식을 100주 가지고 있던 주주는 2주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보유했던 주주도 마찬가지다.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가 무상증자로 새롭게 발행할 주식은 각각 24만4187주, 133만3256주다. 모두 자사주를 제외하고 이미 발행한 주식의 2%에 해당하는 규모의 주식을 주주들에게 무상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두 회사는 10여 년 전부터 연말이 되면 주주들을 대상으로 무상증자를 시행해왔다. 다른 기업들이 현금배당이나 주식배당을 하는 것처럼, 무상증자를 통해 주주들에게 한해 거둔 성과를 보상으로 주기 위해서다.
기업들은 자본잉여금을 활용해 무상증자를 진행한다. 자본잉여금을 자본금으로 넘기는 과정이 무상증자다. 기업의 자기자본은 자본금과 자본잉여금 등으로 나뉜다. 자기자본 안에서 자본잉여금을 자본금으로 옮기는 것이기 때문에, 기업들이 무상증자를 해도 자기자본의 규모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기업들은 무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을 유지하면서도 주주들에게 주식을 추가로 줄 수 있는 셈이다.
무상증자는 기업들이 대금을 받지 않고 주주들에게 주식을 주기 때문에 주식배당으로도 여겨진다. 무상증자는 사실상 주식배당 형태의 주주 환원으로 해석된다. 주식배당과 무상증자는 현금배당처럼 주주들에게 직접 자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무상증자의 경우 현금을 소진한다는 부담이 적다 보니 기업들은 현금배당이나 주식배당 대신 무상증자를 추진하기도 한다. 무상증자의 경우 주주들이 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돼 주식배당보다 세금 부담도 적다.
실제 제약사들은 연말이 되면 주주 환원으로 무상증자를 추진해왔다. 성과를 내기 어려운 연구개발(R&D)에 오랜 기간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만큼 현금 소진을 피하기 위해서다. 다만 1주당 1~2주의 주식을 추가로 주는 100~200% 무상증자가 아니라, 10% 미만이거나, 2~5%의 낮은 비율의 무상증자가 주로 이뤄졌다. 유한양행과 종근당은 물론 JW중외제약, 보령도 최근까지 낮은 비율의 무상증자를 시행했다.
올해도 한미약품과 유한양행, 종근당 등 대형 제약사들이 연말 무상증자를 한다. 유한양행과 종근당은 이번 무상증자를 통해 주주들에게 1주당 각각 0.05주를 배정할 계획이다. 주주들은 내년 1월이 되면 두 회사의 주식을 추가로 얻게 된다. JW중외제약의 관계사인 JW신약도 주주들에게 1주당 0.05주를 지급하는 무상증자를 시행할 계획이다. 회사는 이번 무상증자를 진행하기 위해 229만9740주를 새롭게 발행한다.
무상증자는 그동안 주식 시장에서 호재로 작용했다. 유통되는 주식 수가 갑자기 늘면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주가도 움직이기 때문이다.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무상증자를 발표한 기업의 주가가 폭등하기도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무상증자로 기업의 가치가 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주가가 장기적으로 상승하진 못한다고 말한다. 무상증자로 발행하는 주식의 규모가 작아 주가가 크게 상승하지 못하는 기업도 있다. 21일 종가를 보면, 한미약품과 종근당의 주가는 무상증자를 발표한 날 이후 각각 5%, 4% 상승했다. 유한양행은 발표 후 한달새 주가가 2% 오르는 데 그쳤다.
선모은 기자 sun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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