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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품은 한화…소액주주 “염불보다 잿밥” 비판

한화·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 ‘출렁’
소액주주 “부실기업 인수 이해 못해”
방산·에너지 시너지 창출 기대감도

 
 
서울 중구 청계천로 한화그룹 본사로비. [연합뉴스]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 한화그룹에 대한 시장 안팎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정상화 시기가 불확실한 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정체성이 희석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에 소액주주들은 한화가 의도적으로 기업가치를 깎아내리기 위해 부실기업을 인수한 것 아니냐며 날을 세우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한화그룹이 종합 방산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는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 계약을 체결한 지난 19일 전 거래일 대비 2.15%(600원) 내린 2만7350원에 마감했다.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 9월 27일 한화는 장중 5.3%나 하락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0.8% 급락한 바 있다. 
 
증권가는 당분간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 한화그룹 상장사들의 주가 변동성이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부채와 적자 규모가 과도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1조19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부채비율은 1290%에 달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자산총액 12조4992억원 가운데 부채를 제외한 자기자본은 8986억원이 전부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은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단행 이후 부채비율을 400.2%로 낮췄다”면서도 “그러나 차입 만기가 대부분 단기에 몰려 있어 차환 시 고금리 부담에 노출되기 쉽다”고 우려했다.   
 
그동안 방산 위주로 사업 재편을 추진해온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정체성이 희석될 것이란 지적도 있다.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대우조선해양 지분의 24.7%를 확보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조선 사업까지 챙겨야 하는 상황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방산 부문의 시너지는 예상된다”면서도 “방산 전문 업체로서 정체성 희석과 상선 부문의 실적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는 내년 3월 이후부터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연결 실적에 대우조선해양의 실적까지 더해진다. 내년 LNG 선박의 호황이 예상되지만, 경기 침체 국면에 경영 정상화가 지연되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소액주주 “주주가치 제고보다 경영승계에 혈안” 주장

한화의 소액주주들도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대해 경영 승계와 관련있는 것 아니냐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사측이 내세운 사업구조 재편은 핑계일 뿐, 부실 기업을 인수하는 건 명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소액주주들은 앞서 약속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구체적으로 발표하라며 사측을 강하게 압박하는 중이다. 
 
박판서 한화 소액주주 대표는 “대우조선해양의 막대한 부채비율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며 “방산 부문과 에너지 부문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한화 측의 사업 구상은 구체적이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어 "사측이 주가 하락을 방치하고 있다는 점으로 미뤄볼 때 이번 인수는 경영 승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며 "사측은 지난 6월 약속했던 주주가치 제고방안을 구체적으로 발표하고 주주와도 원활히 소통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편 한화그룹이 이번 인수를 통해 방산 부문과 에너지 부문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는 시각도 있다. 방산과 친환경 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사업구조 재편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통해 해양에서 우주까지 종합 방산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 특히 LNG·그린 수소·해상풍력 등을 포함한 그린 에너지 밸류 체인도 보유하게 됐다는 평가다.   
 
또한 이번 인수는 기지개를 켜는 조선업계의 경쟁력 강화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24년 이후부터는 2000년대 중반 발주된 선박들의 대규모 교체 사이클이 본격 시작될 전망이다. 올해 저점을 찍은 국내 조선업계는 연간 2000억달러 이상을 발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그룹의 방산 부문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부족했던 해양 플랫폼 등의 해양 체계를 확보해 기존 함정전투체계 등과 시너지를 창출하게 될 것”이라며 “특히 한화 방산 부문은 타 업체 대비 양호한 해외수주 성과를 바탕으로 대우조선해양의 수출 지역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송재민 기자 so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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