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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에 계속 불 꺼라”…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 반대하는 이유[이코노Y]

[‘규제의 덫’ 셈법은 제각각②] 출발선 자체가 잘못
대형마트 의무휴업 평일 전환, 새벽·주말 배송 추진
소공연 “지역 상권 누락된 논의구조 개선돼야”


 
서울 한 대형마트의 휴일 안내문. [연합뉴스]
최근 대형마트 의무휴업 평일 전환을 비롯해 새벽시간·의무휴업일 온라인 배송 허용 추진이 거론되면서 다시금 규제 완화 움직임이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소상공인의 반발은 여전히 거센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소상공인단체 등은 의무휴업 의무를 규정한 유통산업발전법이 실효성을 가진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이하 소공연) 측은 대형마트 규제가 전통시장 활성화라는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채 소비자 불편만 가중한다는 비판에 대해 ‘통계 분석의 출발선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한국유통학회가 지난 2020년 발표한 ‘대형 유통시설이 주변 상권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는 폐점한 대형마트 반경 3㎞ 이내 중소형 슈퍼마켓과 편의점, 음식점의 매출이 떨어졌다는 통계치가 제시된 바 있다. 해당 보고서는 그동안 대형마트 규제 철폐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자주 활용돼왔다.
 
소공연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대형마트는 이미 상권이 활발하거나 재개발 등의 이슈로 호재가 예상되는 곳에 둥지를 틀고, 하락세를 보이면 철수한다”며 “통계 분석에 있어서 원인과 결과의 관계 규정이 잘못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해당 통계로 대형마트가 주변 상권에 오히려 낙수효과를 부여한다는 해석을 내놓는 것은 논리의 비약이라는 주장이다.
 
이어 “소비자 후생의 관점도 물론 고려해야 하지만 그와 더불어 지역 경제 상생도 고려돼야 한다”며 규제의 효과를 뒷받침하는 통계치에 대형마트 반경 일정 거리 내 시장 매출 추이 등 주변 상권을 대상으로 이뤄진 조사가 극히 드물다고 덧붙였다.
 

지역경제 활성화 취지 되새겨…“제대로 된 소통 촉진해야”

소공연은 온라인 배송 허용이 지역경제에 미칠 영향에 관해선 시장 활성화에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정부와 대형마트·중소유통 업계는 지난 2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중소유통 상생발전을 위한 협약’을 체결해, 대형마트 등의 영업 제한 시간이나 의무 휴업일에도 온라인 배송이 허용될 수 있도록 공동 노력하기로 협의했다. 협약 내용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한 정례협의체를 구성해 상생 방안을 구체화하는 등 논의를 지속해나갈 예정이다.
 
현재 대형마트는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월 2회 일요일 의무 휴업’과 ‘새벽 시간(자정∼오전 10시) 영업금지’ 제한을 받는다. 법에는 대형마트 온라인 배송에 관한 규정이 없지만, 법제처는 의무휴업과 영업제한 시간이 규정이 사실상 점포 운영과 같은 효과를 가진다는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  
 
소공연 측은 “온라인 배송의 영업시간 외 허용은 전통시장 골목 혹은 주변 상가, 상점을 경험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기존 제도의 취지를 반감시키거나 무력화한다”며 “물류 센터가 수도권 중심으로 몰려 있어, 새벽배송을 이용하기 어려웠던 지방지역의 경우 (온라인 배송 허용의) 파급력이 더 막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지난 20일 대구광역시가 광역시 최초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일요일에서 평일로 바꾸기로 한 점에 대해서는 규제 완화 논의에 제대로 된 소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공연 측 관계자는 “평일 전환 자체는 전라도 지역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다”며 “실제로 주변 상권 변화에 어떤 변화를 끌어낼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른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대구 지역의 대형마트 휴업일 평일 전환 논란이 전라도 때와 다른 점은 실질적인 이해관계자인 대형마트 주변 상권에 대한 파악 및 소통이 일절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판매 주체가 아닌 유통에만 대화 주체가 국한된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서현 기자 ssn359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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