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업계, 친환경·SUV 순풍 타고 쑥쑥 성장했지만…올해는 ‘가시밭길’
지난해 완성차 판매량 739만6674대…전년비 3.9%↑
내수보단 수출 세단보단 SUV…전동화 모델도 인기
현대자동차와 기아, 한국GM, 르노코리아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친환경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호조에 힘입어 판매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내수 시장에서는 기아와 쌍용차를 제외하고는 판매량이 줄었지만 수출이 크게 늘며 전체적인 판매량은 늘었다.
3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 한국GM, 르노코리아, 쌍용차 등 국내 5대 완성차업체의 지난해 누계기준 판매량은 총 739만6674대로 전년(712만1394대) 대비 3.9% 증가했다. 이중 국내 판매량은 138만8476대로 같은 기간(143만3605대) 대비 3.1% 줄었고, 수출은 600만8198대로 5.1% 증가했다. 반도체 공급난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완화되면서 해외 판매를 중심으로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맏형 현대차 394만4579대 판매
업체별로 보면 국내 완성차업계 맏형인 현대차는 국내 시장에서 68만8884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실적이 5.2% 감소했다. 친환경차 판매 확대에 힘입어 전동화 모델의 판매가 늘었지만 내연기관 판매 실적이 소폭 감소했다. 실제 전기차는 지난해 7만372대가 팔리며 전년 대비 65.8% 성장했다.
내연기관 차량의 경우 SUV가 세단보다 더 많은 선택을 받으며 판매 실적을 이끌었다. 세단은 그랜저가 ▶6만7030대 ▶아이오닉6 1만1289대 ▶쏘나타 4만8308대 ▶아반떼 5만 8743대 등 총 18만5553대가 팔렸다. 반면 SUV는 ▶팰리세이드 4만9737대 ▶싼타페 2만8705대 ▶아이오닉5 ▶2만7399대 ▶투싼 3만2890대 ▶캐스퍼 4만8002대 등 총 21만3710대가 팔렸다.
반면 현대차의 수출 실적은 개선됐다. 현대차는 2022년 해외 시장에서 지난 2021년 대비 2.9% 증가한 325만5695대를 판매했다. 미국, 유럽 및 신흥시장 등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수요가 전반적으로 회복됐고 현대차의 주력 차종 및 신차를 중심으로 판매 호조가 이어졌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G90 2만3229대 ▶G80 4만7154대 ▶GV80 2만3439대 ▶GV70 2만9497대 ▶GV60 5639대 등 총 13만5045대가 팔렸다. 현대차는 올해 국내 78만1000대, 해외 354만대 등 총 432만1000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 차량 공급이 제약되는 여건 속에서 판매 믹스, 인센티브를 개선하고 재고를 최소화하는 등 사업의 체질을 개선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는 코나, 싼타페 완전변경 모델과 최초의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 N 모델 등 경쟁력 있는 신차를 출시하는 한편 아세안을 미래 핵심 시장으로 적극 육성할 것”이라며 “권역별 시장 상황에 적합한 상품 개발 및 현지 생산 체계 강화를 통해 고객이 신뢰하는 친환경 톱 티어 브랜드가 되도록 지속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아, 쏘렌토·스포티지 질주에 ‘함박웃음’
해외에서는 스포티지가 기아 판매 실적을 견인했다. 차종별 해외 실적의 경우 스포티지가 39만6674대 팔리며 해외 최다 판매 모델이 됐고 셀토스 26만7323대, K3 20만1037대로 뒤를 이었다.
기아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재확산, 반도체 부품 수급 차질, 물류 대란 등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유연한 반도체 배분과 차량 생산 일정 조정, 2세대 니로와 더 뉴 셀토스 등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 등으로 글로벌 판매가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는 브랜드 가치 제고, 고객 중심 조직문화 내재화, PBV 사업 실행체계 구축, EV 플래그십 모델(EV9) 출시 등 변화와 혁신을 위한 도전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GM, ‘소년가장’ 트레일블레이저 판매 견인
한국GM의 효자 모델은 소형 SUV인 트레일블레이저로 내수와 수출 모두 판매를 주도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1만4561대, 수출 15만5376대 등 총 16만9937대가 판매돼 2022년 쉐보레 브랜드의 베스트셀링 차량에 이름을 올렸다.
카를로스 미네르트(Carlos Meinert) 한국GM 영업·서비스 부문 부사장은 “GM은 2023년 새해, 쉐보레 브랜드와 또 하나의 글로벌 GMC 브랜드를 통해 보다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다양한 수입 프리미엄 신차 출시 등 보다 차별화된 제품 라인업과 향상된 고객 경험을 기반으로 질적, 양적 성장을 통해 아메리칸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한층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르노코리아, XM3 하이브리드 앞세워 고삐
르노코리아 판매 실적을 견인한 것은 XM3다. XM3(수출명 르노 아르카나)는 반도체 부품 공급난과 수출 선박 확보 어려움 등의 난관 속에서도 하이브리드 모델을 중심으로 수출이 전년보다 74.8% 늘어나 9만9166대를 기록했다. XM3 수출물량 중 하이브리드 모델은 59%인 58,778대를 차지했다. 내수 시장도 QM6 2만7440대(52%), XM3 1만9425대(37%), SM6 4218대(8%) 등 SUV 모델들이 주도했다.
쌍용차, 토레스 돌풍 올해도 이어질까
쌍용자차 관계자는 “내수 시장에서 토레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고 지난해 11월에는 글로벌 론칭을 시작하는 등 내수와 수출 모두 판매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올해는 원활한 부품 수급을 위한 부품 업체와의 긴밀한 협력과 안정적인 생산체제 구축은 물론 토레스 글로벌 론칭 확대 등 해외시장 공략 강화와 신차인 U100 그리고 상품성 개선 모델의 성공적인 출시를 통해 판매 증가세를 이어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완성차업계는 올해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등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판매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올해 국내 자동차 생산이 올해보다 3% 줄어든 349만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이 올해보다 4.2% 감소할 것이란 전망에서 비롯된 수치다.
이건엄 기자 Leek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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