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도 2차전지株는 저가매수 기회 [이종우 증시 맥짚기]
고금리에 적응할 2023년, 부동산 침체 지속 전망
테슬라 하락에도 전기차 시장 성장세 계속할 것
[이종우 칼럼니스트] 2023년은 고금리에 적응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금리가 크게 하락하거나 인위적으로 낮아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부동산 시장은 올해도 침체기를 겪을 전망이다. 다만 작년부터 크게 하락한 2차전지 관련주는 올해 성장세가 기대되면서 현 주가를 저가매수 기회로 삼을 만 하다.
‘뉴노멀’ 금리는 3.5~4.0% 수준
앞으로 국내외 금리는 상당기간 3.5~4.0% 사이에 머물러 있을 것이다. 2001년부터 2022년까지 20년 넘는 기간 동안 우리나라 3년물 국채수익률 평균은 3.7% 였다. 작년 말 해당 수치가 3.7%로 20년 평균치와 같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지난 20년간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 평균도 지금과 비슷한 3.4%였다.
국내외 금리 수준이 장기 평균과 비슷하다는 건 금리가 균형점에 도달했다는 의미가 된다. 그런데도 금리가 높다고 생각하는 건 지난 10년간 금리가 너무 낮았기 때문이다. 또 2022년에 금리가 가장 낮은 곳에서 갑자기 올라오다 보니 아직은 금리에 대해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금리가 크게 하락하거나 인위적으로 낮아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2022년에 중앙은행들은 금리를 올리느라 곤욕을 치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가장 심해서 ‘무능’과 ‘판단 미스’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닐 정도였다. 이렇게 어렵게 금리를 인상했는데, 특별한 상황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금리를 내리긴 힘들다.
작년에 금리가 올라 고통을 받는 와중에도 사람들이 기대하는 게 하나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금리를 인하할 거고, 그러면 다시 저금리 상황이 될 거란 기대였다. 그래서 작년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당분간 높은 금리를 유지하겠다고 얘기하자 주가가 요동을 쳤다. 당분간 현재 금리가 유지된다는 건 다시 저금리 세상이 될 거란 기대가 현실이 되지 못한다는 의미다. 이제는 금리가 다시 낮아지기를 기대하기보다 높아진 금리에 적응하는 게 필요하다.
국내외 부동산시장 침체 지속할 것
고금리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곳은 부동산 시장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아시아태평양지역 선진국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크게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 중 특히 뉴질랜드와 우리나라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뉴질랜드는 2022년 11월 기준으로 주택가격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6% 하락했다. 공격적인 금리인상이 뉴질랜드의 주택시장을 냉각시키고 있는 요인이다. 팬데믹 당시 0.25%까지 떨어졌던 뉴질랜드 정책금리가 작년에는 3.5%p 인상을 거쳐 4.25%가 됐다.
우리나라도 각종 주택 관련 지표가 악화되고 있다. 주택거래가 잘 되지 않는 상태에서 가격 하락이 커지고 있는데, 2022년 12월 한 달간 전국 주택가격이 3% 떨어졌다. 정부가 주택가격 하락과 거래 절벽을 막기 위해 가격안정대책을 내놓았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대책 발표 이후 처음 나온 작년 12월 넷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가 이전 주보다 0.74% 떨어져 통계작성 이후 최대 하락을 기록했다.
주택시장 한파는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에 따르면 2022년 11월 서울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79.1로 10월(83.3)보다 4.2포인트 하락했다.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1 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국내 주택경기 침체 리스크는 시간이 갈수록 더 커질 것이다. 2023년에 한두 차례 추가 정책금리 인상이 예상되고 있어서다. 최근 하락에도 불구하고 팬데믹 이전보다 가격이 높아 주택시장 소비심리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지방을 중심으로 증가하기 시작한 미분양물량 역시 주택가격 하락폭을 확대시키는 위험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2차전지의 미래는 양호
작년 말 급락한 테슬라 주가는 올해 반등할 수 있을까. 테슬라 주가 하락 여파로 2022년 12월 한 달간 국내 2차전지 기업들의 주가도 20% 넘게 떨어졌다.
테슬라 주가가 하락한 건 세 가지 요인의 영향이 컸다. 그동안 테슬라는 ‘호랑이 없는 굴에 여우’같은 상태였다. 홀로 전기차 시장의 성장을 향유하던 과거와 달리 현대차, 폭스바겐, 도요타 등 핵심 경쟁자들이 전기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영업상황도 좋지 않다. 판매 부진으로 생산이 수요보다 2만대 이상 많은 상태가 되자 중국 공장이 춘절 가동 중단을 예년보다 길게 가질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그동안 주가 상승도 부담이 되고 있다. 코로나 발생 전 테슬라 주가는 15달러 부근에 머물고 있었다. 2021년 11월에 410달러까지 상승했으니, 2년만에 27배 오른 셈이 된다. 테슬라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지만, 작년에 금리 상승으로 성장성 둔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자 주가가 급락했다. 트위터 인수를 둘러싼 각종 논란도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테슬라 주가가 올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 이미 주가가 고점에서 72%나 내려왔기 때문이다. 테슬라 이전에 넷플릭스가 비슷한 하락을 경험했다. 2021년 11월 700달러였던 넷플릭스 주가가 성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작년 5월에 160달러까지 70% 가까이 하락했다. 이후 넷플릭스는 지금까지 50% 넘게 반등하고 있다. 성장에 대한 기대가 과거보다 낮아졌지만 주가 또한 하락해 더 이상 주가가 하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테슬라 주가가 안정되면 국내 2차전지 기업의 주가 하락도 진정될 것이다. 이번 테슬라의 주가 하락은 테슬라라는 회사의 주가 하락이지 전기차 시장의 위축을 의미하지 않는다. 앞으로 전기차 시장에 더 많은 경쟁자가 들어올 거고, 그러면 2차전지의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모든 산업은 성장 와중에 항상 기복을 겪었다. 좋을 때에는 세상이 전부 바뀔 것처럼 올라갔다가, 나쁠 때에는 산업이 사라질 것처럼 주가가 하락했다. 이번 2차전지 하락도 그 과정의 하나라고 보는 게 맞다. 2차전지의 미래를 좋게 보는 사람은 지금을 매수 기회로 삼아도 좋다.
※필자는 경제 및 주식시장 전문 칼럼니스트로, 오랜 기간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해당 분석 업무를 담당했다. 자본시장이 모두에게 유익한 곳이 될 수 있도록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주식분석 기본서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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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노멀’ 금리는 3.5~4.0% 수준
앞으로 국내외 금리는 상당기간 3.5~4.0% 사이에 머물러 있을 것이다. 2001년부터 2022년까지 20년 넘는 기간 동안 우리나라 3년물 국채수익률 평균은 3.7% 였다. 작년 말 해당 수치가 3.7%로 20년 평균치와 같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지난 20년간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 평균도 지금과 비슷한 3.4%였다.
국내외 금리 수준이 장기 평균과 비슷하다는 건 금리가 균형점에 도달했다는 의미가 된다. 그런데도 금리가 높다고 생각하는 건 지난 10년간 금리가 너무 낮았기 때문이다. 또 2022년에 금리가 가장 낮은 곳에서 갑자기 올라오다 보니 아직은 금리에 대해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금리가 크게 하락하거나 인위적으로 낮아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2022년에 중앙은행들은 금리를 올리느라 곤욕을 치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가장 심해서 ‘무능’과 ‘판단 미스’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닐 정도였다. 이렇게 어렵게 금리를 인상했는데, 특별한 상황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금리를 내리긴 힘들다.
작년에 금리가 올라 고통을 받는 와중에도 사람들이 기대하는 게 하나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금리를 인하할 거고, 그러면 다시 저금리 상황이 될 거란 기대였다. 그래서 작년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당분간 높은 금리를 유지하겠다고 얘기하자 주가가 요동을 쳤다. 당분간 현재 금리가 유지된다는 건 다시 저금리 세상이 될 거란 기대가 현실이 되지 못한다는 의미다. 이제는 금리가 다시 낮아지기를 기대하기보다 높아진 금리에 적응하는 게 필요하다.
국내외 부동산시장 침체 지속할 것
고금리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곳은 부동산 시장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아시아태평양지역 선진국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크게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 중 특히 뉴질랜드와 우리나라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뉴질랜드는 2022년 11월 기준으로 주택가격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6% 하락했다. 공격적인 금리인상이 뉴질랜드의 주택시장을 냉각시키고 있는 요인이다. 팬데믹 당시 0.25%까지 떨어졌던 뉴질랜드 정책금리가 작년에는 3.5%p 인상을 거쳐 4.25%가 됐다.
우리나라도 각종 주택 관련 지표가 악화되고 있다. 주택거래가 잘 되지 않는 상태에서 가격 하락이 커지고 있는데, 2022년 12월 한 달간 전국 주택가격이 3% 떨어졌다. 정부가 주택가격 하락과 거래 절벽을 막기 위해 가격안정대책을 내놓았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대책 발표 이후 처음 나온 작년 12월 넷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가 이전 주보다 0.74% 떨어져 통계작성 이후 최대 하락을 기록했다.
주택시장 한파는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에 따르면 2022년 11월 서울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79.1로 10월(83.3)보다 4.2포인트 하락했다.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1 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국내 주택경기 침체 리스크는 시간이 갈수록 더 커질 것이다. 2023년에 한두 차례 추가 정책금리 인상이 예상되고 있어서다. 최근 하락에도 불구하고 팬데믹 이전보다 가격이 높아 주택시장 소비심리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지방을 중심으로 증가하기 시작한 미분양물량 역시 주택가격 하락폭을 확대시키는 위험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2차전지의 미래는 양호
작년 말 급락한 테슬라 주가는 올해 반등할 수 있을까. 테슬라 주가 하락 여파로 2022년 12월 한 달간 국내 2차전지 기업들의 주가도 20% 넘게 떨어졌다.
테슬라 주가가 하락한 건 세 가지 요인의 영향이 컸다. 그동안 테슬라는 ‘호랑이 없는 굴에 여우’같은 상태였다. 홀로 전기차 시장의 성장을 향유하던 과거와 달리 현대차, 폭스바겐, 도요타 등 핵심 경쟁자들이 전기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영업상황도 좋지 않다. 판매 부진으로 생산이 수요보다 2만대 이상 많은 상태가 되자 중국 공장이 춘절 가동 중단을 예년보다 길게 가질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그동안 주가 상승도 부담이 되고 있다. 코로나 발생 전 테슬라 주가는 15달러 부근에 머물고 있었다. 2021년 11월에 410달러까지 상승했으니, 2년만에 27배 오른 셈이 된다. 테슬라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지만, 작년에 금리 상승으로 성장성 둔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자 주가가 급락했다. 트위터 인수를 둘러싼 각종 논란도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테슬라 주가가 올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 이미 주가가 고점에서 72%나 내려왔기 때문이다. 테슬라 이전에 넷플릭스가 비슷한 하락을 경험했다. 2021년 11월 700달러였던 넷플릭스 주가가 성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작년 5월에 160달러까지 70% 가까이 하락했다. 이후 넷플릭스는 지금까지 50% 넘게 반등하고 있다. 성장에 대한 기대가 과거보다 낮아졌지만 주가 또한 하락해 더 이상 주가가 하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테슬라 주가가 안정되면 국내 2차전지 기업의 주가 하락도 진정될 것이다. 이번 테슬라의 주가 하락은 테슬라라는 회사의 주가 하락이지 전기차 시장의 위축을 의미하지 않는다. 앞으로 전기차 시장에 더 많은 경쟁자가 들어올 거고, 그러면 2차전지의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모든 산업은 성장 와중에 항상 기복을 겪었다. 좋을 때에는 세상이 전부 바뀔 것처럼 올라갔다가, 나쁠 때에는 산업이 사라질 것처럼 주가가 하락했다. 이번 2차전지 하락도 그 과정의 하나라고 보는 게 맞다. 2차전지의 미래를 좋게 보는 사람은 지금을 매수 기회로 삼아도 좋다.
※필자는 경제 및 주식시장 전문 칼럼니스트로, 오랜 기간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해당 분석 업무를 담당했다. 자본시장이 모두에게 유익한 곳이 될 수 있도록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주식분석 기본서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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