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넥슨의 카트라이더 ‘세대교체’는 성공할 수 있을까 [서대문 오락실]

“카트라이더 서비스 종료는 END 아닌 AND”
세대교체 통한 신규 유입 효과 기대…‘후속작 징크스’는 극복해야

카트라이더:드리프트 대표 이미지 [사진 넥슨]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넥슨은 최근 ‘국민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의 서비스 종료를 공식화했습니다. 서비스 종료 예정일은 오는 3월 31일입니다. 카트라이더 서비스 종료 소식을 듣고 많은 유저들이 아쉬워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학생 시절 카트라이더를 한번쯤은 다들 접해봤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넥슨은 현역 인기 게임인 카트라이더 서비스를 왜 종료하기로 마음먹었을까요? 그 해답은 지난 5일 진행된 온라인 간담회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조재윤 니트로스튜디오 디렉터는 ‘Dear 카트라이더’ 온라인 간담회를 통해 카트라이더 서비스 종료 계획을 밝혔습니다. 조 디렉터는 “카트라이더 IP의 미래에 대해 굉장히 오랜 시간 고민해왔다”며 “그 중에는 PC 카트라이더에 대한 노후화가 포함돼 있었다. 최신 게임에 비해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고자 많은 노력을 해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하지만 많은 노력에도 불구, 우리의 노력이 100% 성공했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히 신규 유저와 기존 유저의 격차를 해결하지 못했다”며 “이후에도 수많은 노력을 했고 어떻게 하면 카트라이더 IP를 빛나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은 논의를 했다. 그 결과 나온 것이 바로 ‘한국 카트라이더 서비스 종료’ 결정이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조재윤 디렉터는 이번 카트라이더의 서비스 종료가 ‘END’가 아닌 ‘AND’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오는 12일 출시 예정인 카트라이더 IP 신작 ‘카트라이더:드리프트’를 통해 세대교체를 진행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그렇다면 넥슨이 원작 PC 카트라이더까지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카트라이더:드리프트에 힘을 싣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먼저 앞서 조재윤 디렉터가 밝힌 것과 같이 PC 카트라이더의 노후화를 들 수 있습니다. 우선 카트라이더:드리프트는 모바일·PC·콘솔 등에서 모두 플레이 가능한 멀티플랫폼 게임입니다. 아울러 4K 해상도와 HDR 기술을 통해 수준 높은 그래픽을 자랑합니다.

문제는 게임 방식에 있어 PC 카트라이더와 신작 카트라이더:드리프트 간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입니다. 원작 팬 입장에서는 차이가 크다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많지만, 일반적인 유저 입장에서는 그 차이점을 크게 느끼기 어렵습니다. 아울러 18년 넘는 세월 동안 벌어진 유저들간 실력 격차 문제도 존재하죠. 결국 넥슨 입장에서는 ‘선택과 집중’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앞으로 등장할 고화질 그래픽의 최신 게임과의 경쟁도 무시할 수 없었을 거고요.
카트라이더:드리프트 플레이 모습 [원태영 기자]

하지만 넥슨의 이같은 결정이 무조건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아직 어렵습니다. 넥슨은 과거에도 여러차례 인기 IP의 후속작 출시를 시도한 적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서든어택2’와 ‘메이플스토리2’가 있습니다. 하지만 두 게임의 결과는 좋지 못했습니다. 원작의 2D와 달리 3D 캐릭터를 시도했던 메이플스토리2는 결국 원작을 넘어서지 못했으며, 서든어택2는 각종 버그와 선정성 이슈 등으로 인해 출시 한달 만에 서비스 종료가 결정됐습니다.

다만 원작인 ‘메이플스토리’와 ‘서든어택’은 여전히 넥슨에게 높은 매출을 안겨다 주고 있습니다. 비슷한 사례는 ‘라그나로크’로 유명한 그라비티에도 존재합니다.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의 엄청난 인기로 성장한 게임사입니다. 하지만 후속작 ‘라그나로크2’는 여러 차례 개편에도 불구, 결국 서비스 종료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당시 라그나로크2는 원작의 2D 캐릭터에서 벗어나 3D 캐릭터로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사례에서 보듯이, 그래픽 개선 등이 꼭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오래된 게임 특유의 그래픽을 좋아하는 유저들도 많습니다. 원작 카트라이더 유저들 역시 넥슨에게 ‘트럭 시위’를 하며 자신들의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유저들은 성명문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넥슨의 일방적 통보는 카트라이더와 18년간 함께 한 이용자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서비스 종료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호소했습니다.

물론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세대교체로 인한 장점도 많습니다. 일단 멀티플랫폼 게임 특성상 신규 유저 유입이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PC 카트라이더의 경우, PC 유저에 한정되기에 신규 유저를 받기가 어려웠습니다. 지금은 모바일 시대니까요. 하지만 카트라이더:드리프트는 모바일기기에서도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밖에서는 모바일로 집에서는 PC나 콘솔로 즐기는 것이 가능합니다. 

아울러 게임 출시와 함께 진행될 대대적인 홍보·마케팅 등을 통해 국내 및 글로벌 시장에 카트라이더를 적극적으로 알릴 수 있습니다. 이미 이번 서비스 종료 간담회를 통해 카트라이더에 대한 대중들의 주목도가 올라간 상황입니다. 조재윤 디렉터는 간담회에서 카트라이더 서비스 종료와 관련해 “넥슨의 누구도 이 이야기를 쉽게 하지 못했다. 하지만 보다 나은 카트라이더 IP의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 힘겹고 어려운 결론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결정이 카트라이더 IP의 미래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길 기대해 봅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검은 반도체’ 김 수출 역대 최고기록 달성…10억달러 수출 청신호

2이복현 "상법 개정보다 자본시장법 개정이 합리적"

3롯데, 해외 부실면세점 철수 검토…케미칼, 자산매각 추진

411월 기록적 폭설에 車사고 60% 급증…보험료 인상 조짐

5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4년만에 승인…통합 LCC도 출범

6이재명 “‘국장’ 떠나는 현실...PER 개선하면 ‘코스피 4000’ 무난”

7롯데바이오로직스 설립 2년 만 수장 교체…신임 대표는 아직

8상법 개정 되지 않는다면 “국장 탈출·내수 침체 악순환 반복될 것”

9열매컴퍼니, 미술품 최초 투자계약증권 합산발행

실시간 뉴스

1‘검은 반도체’ 김 수출 역대 최고기록 달성…10억달러 수출 청신호

2이복현 "상법 개정보다 자본시장법 개정이 합리적"

3롯데, 해외 부실면세점 철수 검토…케미칼, 자산매각 추진

411월 기록적 폭설에 車사고 60% 급증…보험료 인상 조짐

5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4년만에 승인…통합 LCC도 출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