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발상 믿다 뼈아픈 56% 손실" 두번째 반성문 쓴 머스트운용
2009년 운용 개시 이후 작년 첫 마이너스 수익률
美 씨·파페치·카바나…해외 성장주 몰빵했다 반토막
"리서치에 과몰입, 변동성 고려 못해"
포트폴리오 3분의 2 조정…분산투자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권소현 기자] “역발상이라는 이름으로 시장을 이겨내는 투자를 위해 리서치에 과한 몰입을 했고 이는 투자 자체의 안정성을 놓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됐다”
한때 미국 밈(Meme) 주식으로 꼽히며 급등했던 ‘게임스톱’에 투자해 대박을 터뜨렸던 머스트자산운용이 이번엔 반성문을 썼다. 지난 6월에 이어 두 번째다.
리서치를 기반으로 장기성장기업이라고 판단한 종목에 투자했지만, 변동성에 제때 대처하지 못해 연간 수익률 -50%에 달하는 뼈아픈 성적표를 받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머스트자산운용은 포트폴리오의 3분의 2 이상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머스트자산운용은 지난 6일자로 투자레터를 발송해 작년 한해 -5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6년 설립해 2009년 투자일임업을 시작한 이후 2020년까지 12년간 연평균 약 27%의 수익률을 올릴 정도로 승승장구했지만, 2021년에 2%대 수익률에 그쳤고 작년엔 급기야 마이너스로 전환한 것이다.
머스트자산운용은 서울대 주식투자 동아리인 스믹(SMIC) 출신의 김두용 대표가 설립한 곳으로 철저한 리서치에 기반해 성장기업을 매수하는 전략을 고수해왔다.
김 대표는 투자레터에서 “해외 크로스 체크를 통해 국내 투자를 실수없이 더 잘하고 국내 투자보다 더 좋은 아이디어를 찾고자 2017년부터 시작한 해외 상장 주식 투자 중 일부 장기성장기업에 대한 투자에서 많은 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손실을 낸 구체적인 이유로 4가지를 꼽았다. 우선 금리상승과 경기침체 등 매크로 경제상황이 생각 이상으로 악화했다는 점과 금리상승으로 인해 장기성장기업의 주가 하방 변동성이 심해졌다는 점을 들었다. 또 단단할 것이라 생각했던 기업들조차 매크로에 의해 펀더멘털 영향을 받았고, 일부 리서치상 잘못된 해석을 한 점도 있다고 인정했다.
저금리로 유동성이 넘칠 때에는 ‘주가꿈비율’(PDR)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성장기업에 대한 밸류에이션 평가는 후했다. 그러나 미국이 작년부터 급격한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성장주 수난시대가 시작됐다. 이 가운데 머스트자산운용은 작년에도 해외 성장주 중심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갔다.
지난 6월 보낸 투자레터에서 김 대표는 “짧게는 1년, 길게는 2~3년 이상의 시선에서 볼 때 투자 포트폴리오의 단단함과 내재된 잠재 기대 수익률은 부족하지 않다”며 “매크로가 좋아져야 성장할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지 않고 있고, 오로지 독립적으로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그 소수의 기업에 대한 투자자로서의 선별성에 몰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 헤지펀드 투자동향(13F)에 따르면 작년 9월 말 기준 머스트자산운용의 포트폴리오에는 동남아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씨(Sea Ltd)가 28.15%로 가장 많았고 럭셔리 쇼핑몰 운영사인 파페치(FTCH)가 25.94%, 온라인 중고차 플랫폼인 카바나(CVNA)가 24.54%로 뒤를 이었다. 이 세 종목으로만 79%를 채운 것이다.
하지만 작년 한해 이들 성장주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큰 폭의 손실을 입었다. 씨만 해도 머스트자산운용의 평균 매수단가는 주당 119.48달러로 추산되는데 작년 3분기 말 이미 56.05달러로 떨어졌고 같은 기간 파페치 역시 평균 매수단가 13.2달러의 반토막 수준인 7.45달러로 떨어졌다. 카바나는 평균 78.47달러에 매수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3분기 말 20.3달러로 급락했다.
이에 따라 순자산총액도 급격하게 쪼그라들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머스트자산운용의 순자산총액은 지난 5일 기준 2361억원으로 작년 초 6123억원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작년 초 6000억원대 초반으로 머스트자산운용과 비슷했던 씨비알이인베스트먼트와 페블스톤자산운용은 8000억원대로 늘었고 그로쓰힐자산운용 역시 6500억원대로 불린 것과 대조적이다. 1년 전 몸집이 비슷했던 수성자산운용과 피데스자산운용의 순자산총액은 줄었지만 그래도 5000억원대에 머물렀다.
머스트자산운용은 8월까지도 해외 성장주 위주의 투자를 이어가다 3분기 말에서야 포트폴리오 조정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투자레터에서 한국 주식 비중을 약 70%, 미국 약 27%, 일본과 유럽 약 3%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단일 종목 비중이 10%를 넘지 않도록 하고, 대부분 2~5% 비중으로 분산투자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최소한의 회복이라고 생각되는 2배 수익을 빠르게 달성하는데 회사의 명운을 건 노력을 다하겠다”며 “이 과정에서 하방 변동성을 제한하는 안정적인 운용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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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미국 밈(Meme) 주식으로 꼽히며 급등했던 ‘게임스톱’에 투자해 대박을 터뜨렸던 머스트자산운용이 이번엔 반성문을 썼다. 지난 6월에 이어 두 번째다.
리서치를 기반으로 장기성장기업이라고 판단한 종목에 투자했지만, 변동성에 제때 대처하지 못해 연간 수익률 -50%에 달하는 뼈아픈 성적표를 받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머스트자산운용은 포트폴리오의 3분의 2 이상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머스트자산운용은 지난 6일자로 투자레터를 발송해 작년 한해 -5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6년 설립해 2009년 투자일임업을 시작한 이후 2020년까지 12년간 연평균 약 27%의 수익률을 올릴 정도로 승승장구했지만, 2021년에 2%대 수익률에 그쳤고 작년엔 급기야 마이너스로 전환한 것이다.
머스트자산운용은 서울대 주식투자 동아리인 스믹(SMIC) 출신의 김두용 대표가 설립한 곳으로 철저한 리서치에 기반해 성장기업을 매수하는 전략을 고수해왔다.
김 대표는 투자레터에서 “해외 크로스 체크를 통해 국내 투자를 실수없이 더 잘하고 국내 투자보다 더 좋은 아이디어를 찾고자 2017년부터 시작한 해외 상장 주식 투자 중 일부 장기성장기업에 대한 투자에서 많은 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손실을 낸 구체적인 이유로 4가지를 꼽았다. 우선 금리상승과 경기침체 등 매크로 경제상황이 생각 이상으로 악화했다는 점과 금리상승으로 인해 장기성장기업의 주가 하방 변동성이 심해졌다는 점을 들었다. 또 단단할 것이라 생각했던 기업들조차 매크로에 의해 펀더멘털 영향을 받았고, 일부 리서치상 잘못된 해석을 한 점도 있다고 인정했다.
저금리로 유동성이 넘칠 때에는 ‘주가꿈비율’(PDR)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성장기업에 대한 밸류에이션 평가는 후했다. 그러나 미국이 작년부터 급격한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성장주 수난시대가 시작됐다. 이 가운데 머스트자산운용은 작년에도 해외 성장주 중심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갔다.
지난 6월 보낸 투자레터에서 김 대표는 “짧게는 1년, 길게는 2~3년 이상의 시선에서 볼 때 투자 포트폴리오의 단단함과 내재된 잠재 기대 수익률은 부족하지 않다”며 “매크로가 좋아져야 성장할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지 않고 있고, 오로지 독립적으로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그 소수의 기업에 대한 투자자로서의 선별성에 몰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 헤지펀드 투자동향(13F)에 따르면 작년 9월 말 기준 머스트자산운용의 포트폴리오에는 동남아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씨(Sea Ltd)가 28.15%로 가장 많았고 럭셔리 쇼핑몰 운영사인 파페치(FTCH)가 25.94%, 온라인 중고차 플랫폼인 카바나(CVNA)가 24.54%로 뒤를 이었다. 이 세 종목으로만 79%를 채운 것이다.
하지만 작년 한해 이들 성장주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큰 폭의 손실을 입었다. 씨만 해도 머스트자산운용의 평균 매수단가는 주당 119.48달러로 추산되는데 작년 3분기 말 이미 56.05달러로 떨어졌고 같은 기간 파페치 역시 평균 매수단가 13.2달러의 반토막 수준인 7.45달러로 떨어졌다. 카바나는 평균 78.47달러에 매수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3분기 말 20.3달러로 급락했다.
이에 따라 순자산총액도 급격하게 쪼그라들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머스트자산운용의 순자산총액은 지난 5일 기준 2361억원으로 작년 초 6123억원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작년 초 6000억원대 초반으로 머스트자산운용과 비슷했던 씨비알이인베스트먼트와 페블스톤자산운용은 8000억원대로 늘었고 그로쓰힐자산운용 역시 6500억원대로 불린 것과 대조적이다. 1년 전 몸집이 비슷했던 수성자산운용과 피데스자산운용의 순자산총액은 줄었지만 그래도 5000억원대에 머물렀다.
머스트자산운용은 8월까지도 해외 성장주 위주의 투자를 이어가다 3분기 말에서야 포트폴리오 조정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투자레터에서 한국 주식 비중을 약 70%, 미국 약 27%, 일본과 유럽 약 3%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단일 종목 비중이 10%를 넘지 않도록 하고, 대부분 2~5% 비중으로 분산투자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최소한의 회복이라고 생각되는 2배 수익을 빠르게 달성하는데 회사의 명운을 건 노력을 다하겠다”며 “이 과정에서 하방 변동성을 제한하는 안정적인 운용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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