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스가 10만원”…‘4조 매출’ 노리는 ‘폰케이스계 샤넬’ [브랜도피아]
글로벌 테크 액세서리 브랜드 ‘케이스티파이’
취향 맞춤 커스터마이징…셀럽들 애착템으로
2025년까지 전 세계 매장 100개, 4조 매출 목표
BRANDOPIA(브랜드+유토피아). 누구나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 수 있는 이상세계, ‘유토피아(Utopia)’를 꿈꾼다. 나만의 현실에서 꿈꾸는 삶을 그대로 살아갈 수 있는 그런 세상. 브랜드 역시 마찬가지다. 브랜드를 운영하는 이들도 그들만의 유토피아를 꿈꾸며 업계의 최고가 되기 위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브랜드가 지향하는 유토피아, 브랜도피아 세계를 다뤄본다. [편집자주]
[이코노미스트 김채영 기자] ‘줄 서서 들어가는’, ‘셀럽들이 애정하는’, ‘연매출 4조’ 브랜드. 글로벌 테크 액세서리 브랜드 ‘케이스티파이(CASETiFY)’의 이야기다. 최소 5만원에서 최대 10만원까지 육박하는 초고가에도 평일 낮까지 매장 앞에 대기 줄이 이어지며 인기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케이스티파이는 ‘폰케이스계의 샤넬’이라 불리며 테크 액세서리 시장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재질·색깔, 문구까지 내 맘대로”…셀럽들 애착 폰케이스
케이스티파이는 2011년 ‘웨슬리 응(Wesley Ng)’이 그의 친구 ‘로널드 영(Ronald Yeung)’과 함께 ‘케이스타그램(Casetagram)’이라는 이름으로 설립한 스마트폰 액세서리 전문 브랜드다. 웨슬리 응은 애플 아이폰의 열렬한 팬으로, 아이폰이 쉽게 깨져버리는 것을 막고자 강력한 보호력의 케이스를 만들기 위해 케이스 브랜드를 설립했다고 전해진다.
‘케이스타그램’이라는 초기 브랜드명에서 알 수 있듯이 웨슬리 응은 당시 인스타그램의 피드 사진을 커스텀해 케이스로 만들어준다는 마케팅 전략을 내세웠다. 이후 케이스티파이(CASETiFY)로 브랜드 이름을 변경하며 브랜딩 초기부터 강조한 커스텀을 통한 ‘자기표현’과 ‘창의성의 확장’으로 다양한 텍스트, 포토 커스텀 기능을 선보였고 여러 브랜드와의 협업을 진행하며 테크 액세서리 업계를 선도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케이스티파이가 특별한 이유는 고객이 자신의 취향에 맞게 케이스의 재질부터 색깔, 문구까지 원하는 대로 주문제작 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개성이 강하고 트렌드에 민감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의 소비 성향을 반영한 방식이라고 케이스티파이 측은 설명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가장 판매가 많이 되는 제품 라인은 ‘콜라보 한정판 케이스’고, 케이스티파이가 디자인한 ‘프린트 케이스’, ‘커스터마이징 케이스’ 순으로 인기가 많다. 최근 SNS상에서 연예인들이 착용하는 케이스로 유명해진 케이스티파이 제품은 대부분 프린트 케이스 제품이라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케이스티파이 케이스를 착용한 대표 연예인은 걸그룹 레드벨벳의 조이, 블랙핑크의 로제·제니, 소녀시대의 태연, 전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 등이 있다.
K-콘텐츠 콜라보도 활발…폰케이스는 ‘개성’ 표현 수단
업계 최고 수준의 가격에도 케이스티파이가 사랑받고 있는 이유는 변화한 소비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케이스티파이가 등장하기 전 스마트폰 케이스 시장에서는 대부분 1만~2만원대의 제품이 가장 많이 판매됐고, 폰케이스는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기 위한 수단보단 휴대폰을 보호하는 용도로 쓰였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기점으로 소비문화가 급격히 변화하면서 소비 주도권이 40·60대에서 20·30대로 넘어가며 ‘나만의 것’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에 맞춰 폰케이스의 개념도 변화했다는 설명이다.
케이스티파이는 이날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총 24곳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에는 지난해 1월에 처음 진출해 신사역 가로수길에 국내 첫 번째 오프라인 매장을 연 것에 이어 더현대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판교 현대백화점까지 매장을 확대해 총 4곳을 운영 중이다.
케이스티파이는 홍콩, 일본에 이은 세 번째 진출국으로 한국을 택해 국내 진출 당시 화제를 모았던 바 있다. 한국에 대한 케이스티파이의 관심은 최근 몇 년간 선보인 K-콘텐츠와의 협업 프로젝트를 통해서도 확인해볼 수 있다. 특히 2021년은 오징어 게임부터 방탄소년단까지 K-콘텐츠의 위력이 빛을 발했던 해로 관련 협업 프로젝트만 11번 진행됐다.
국내 아이돌 그룹과의 협업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방탄소년단(BTS)과의 콜라보 케이스를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최근엔 블랙핑크와 에스파 콜라보 케이스도 출시했다. K팝 그룹들과의 협업 제품은 출시되기 무섭게 품절대란을 일으키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케이스티파이 관계자는 “K-콘텐츠 콜라보 제품은 출시할 때마다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고 있어 본사에서 가장 공들이고 있는 라인 중 하나”라며 “협업 프로젝트도 한국에서 주도해서 시작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고 밝혔다.
전 세계 24곳 매장 운영…5년간 70% 연평균 성장률
케이스티파이는 브랜드 아이덴티티 정립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케이스티파이는 케이스 브랜드인만큼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고민도 꾸준히 해왔으며 브랜드 정체성을 살리는 방식으로 이를 해결해나가고 있다. 매장 한켠에 ‘리케이스티파이 상자’를 설치해 브랜드와 상관없이 사용하던 케이스를 해당 상자에 넣어 반납할 시 5000원 할인 쿠폰을 지급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식이다.
케이스티파이 관계자는 “전자기기 케이스는 MZ세대 사이에서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며 “특히 휴대폰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물건이 됐고 케이스로 개성을 드러내는 젊은 소비자가 점점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케이스티파이는 2020년 총매출액 1억2500만 달러라는 기록을 세웠고, 지난 5년간 70%라는 연평균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케이스티파이는 오는 2025년까지 전 세계에 100개의 리테일 매장 오픈, 연 매출 30억 달러(4조1520억 원)로 글로벌 테크 액세서리 시장에서 약 15%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한다는 핵심 성장 전략을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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