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일요일에 문 연다”…대구 ‘첫 신호탄’에 전국 들썩
대구 대형마트, 2월부터 의무휴업 평일로 변경
경기·대전·광주 등 각 지자체 평일 지정 본격화
“매출 타격 심각” vs “배부른 놀부” 반대 목소리
[이코노미스트 김설아 기자] 대형마트가 일요일에 문을 열 수 있을까. 대구시가 다음달부터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주말에서 평일로 변경하면서 첫 신호탄을 쐈다. 대구시를 시작으로 각 지자체의 ‘의무휴업일 평일 지정’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대구시는 8개 구·군과 20일 간 행정예고와 의견수렴 등 행정절차를 거쳐 다음달 10일부터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한다. 현재 대구에서 의무휴업 대상은 대형마트 17곳을 포함해 기업형슈퍼마켓(SSM) 43곳 등 60곳이다.
행정절차가 마무리 되면 60곳의 대형마트와 SSM 등은 다음달 13일 월요일부터 둘째, 넷째 주 월요일에 쉬게 된다. 주말영업 금지가 대구에서 10년 만에 폐지되는 셈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대구시가 특·광역시 최초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하게 된 것은 의미가 크다”며 “유통환경의 변화에 대응해 지역 유통업 발전의 새로운 방향을 도모하고 시민에게도 공휴일 쇼핑의 편익이 제공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구의 변화에 따라 경기도와 대전 등지에서도 의무휴업일 평일 변경을 검토 중이다. 현재 경기도에선 14개 시군이 평일 휴업 중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공휴일 휴무를 원칙으로 하지만 이해당사자간 합의가 이뤄지면 의무휴업일 평일 지정이 가능하다. 전국적으로 보면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한 지자체는 전국 177곳 중 51곳에 달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전국 대형마트 3사 점포 382개 중 24%인 93곳만 평일에 쉬고 있다. 업계에선 대구시가 광역시 차원에서 결단을 내려준 만큼 지자체 차원의 지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주말 의무휴업으로 인한 일요일 매출 감소분 추정치는 1개 점포당 약 3억5000만원으로, 주말 매출이 평일보다 더 크기 때문에 타격이 상당하다”면서 “대형마트만의 손해 뿐만아니라 마트에 입점해 있는 개인사업자와 소상공인도 함께 피해를 보는 만큼 개정이 시급해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소상공인들은 휴업일 평일 전환 움직임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국 전통시장 상인회 측은 대형마트를 운영하는 유통 대기업은 ‘이미 배부른 놀부’라고 못 박았다.
상인회 관계자는 “대형마트를 운영하는 대기업들은 대부분 온라인 쇼핑몰을 함께 운영하면서 주요 유통채널을 모두 장악하고 있다”면서 “구군 조례로 규정된 휴무일을 바꾸면서 골목상권과 전통시장 소상공인을 쥐어짜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의무휴업일 규제는 2012년 유통법 개정으로 도입됐다. 이 규정에 따라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은 월 2일의 공휴일에 의무휴업해야 하고 심야시간대 영업도 할 수 없게 됐다.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등 지역 상권과의 상생 의무를 강제한다는 취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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