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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수요자 ‘동상이몽’“…문의 많아도 거래는 안돼요”

‘헐값 매도’ 안 된다는 집주인, 실수요자는 더 저렴한 ‘줍줍’ 노려

2023년 1월 사진 속 3단지를 비롯한 목동신시가지아파트 6개 단지가 양천구로부터 안전진단 '재건축 등급' 통지를 받았다. [민보름 기자]

[이코노미스트 민보름 기자] “매수 문의는 많이 오는데 문의가 거래로 이어지는 경우가 없습니다. 다들 가격이 더 떨어지면 사겠다고 해요.” 서울 양천구 목동 소재 S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의 말이다.

16일 [이코노미스트] 취재 결과 최근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택 보유자와 수요자 간 ‘가격 미스매치’로 인해 부동산 거래가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선 부동산 관계자들에 따르면 주택 수요자들은 대세 하락기에 접어들었다는 기대감에 현재 가격이 더 떨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는 상황다. 그러나 주택 소유주들은 “집을 헐값에 내놓지 않겠다”는 생각에 수요자들 기대만큼 집값을 크게 낮추지 않아 매매 거래가 성사되지 않는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5일 정부의 안전진단 규제완화 정책이 시행되면서 6개 단지가 무더기로 양천구로부터 재건축 확정 통지를 받았던 목동 역시 마찬가지다. 목동은 서울 내 대표적인 학군지라 투자수요 외에 실거주 수요 역시 풍부한 편이다.

목동아파트 상가에 자리한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여전히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상태라 투자수요는 진입이 어렵지만 목동으로 진입하려는 젊은 실수요자들이 있어 문의는 꾸준한 편”이라면서도 “금리도 높고 집주인들이 매수인들 눈높이까지 집값을 낮추려고 하지 않아 거래가 성사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잘나가던 신축도 시세보다 싸야 거래, 전세가 동반하락

실제로 16일 기준 ‘서울 부동산 정보광장’ 통계를 보면, 올해 1월 서울 아파트 거래는 80건에 그쳤다. 부동산 거래신고기간이 30일인 점을 감안하면 이달 거래량이 더 높아질 수는 있지만 현재로선 지난해 같은 기간 1090건에 비하면 10%도 안 되는 수치다.

지난해 11월과 12월 수치를 전년 동월과 비교해도 1년 만에 나타난 거래 급감 현상이 확연하다. 지난해 11월과 1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각각 731건, 698건이었다. 2021년 11월에 1360건, 12월 1125건을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반토막난 셈이다.

영등포에선 시세보다 저렴한 매물이 드물게 거래되고 있다. 신길뉴타운 소재 신길센트럴아이파크 전용면적 59㎡타입은 이달 9억원에 손바뀜이 됐다. 해당 타입은 2020년 이후 한 번도 10억원 아래로 거래된 적이 없었다. 한국부동산원, KB부동산 시세 역시 여전히 10억원을 웃돌고 있다. 지난 몇 년간 교통이 편리하고 새 아파트가 밀집해 신길뉴타운 내 아파트 실거래가가 가파르게 올랐던 점을 감안하면 급격한 변화다.

특히 이 같은 신축 주택은 그동안 급등했던 전세가 역시 빠른 속도로 하락하며 집값에 영향을 주고 있다. 2020년 7억원 대까지 올랐던 신길뉴타운 59㎡타입 전세의 최근 시세는 5억원대로 떨어진 상태다.

신길동 소재 H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도 매수 문의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라 매도 의사가 있는 집주인들에게 일단 ‘싸면 팔린다’고 말해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요즘 전세가가 떨어져 보증금 반환 문제가 있는 집주인들 매물이 더 저렴하게 나오지 않을까 한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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